글. 황소연 | 사진. SNL 유튜브 캡처
SNL은 꾸준히 ‘MZ세대’로 표상되는 20대의 특징을 묘사해 콩트에 녹여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20대의 특징이라기보다, 20대의 속성이라고 믿고 싶은 특징을 만들어낸다고 해야겠다. 한국의 젊은이들, 특히 SNS에서 볼 수 있는 20대들의 특징을 극도로 압축한 콩트에서 ‘젠지’를 묘사하는 방식은 고정관념을 답습한다.
‘젠지 포차’ 코너에서 ‘기성세대’ 이소라는 20대들의 유행을 쫓아가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맘처럼 따라주지 않는 헌팅포차 컨설턴트를 연기한다. 그는 ‘추구미’를 ‘쭈꾸미’로, ‘진대중(진지한 대화 중)’을 ‘진대중학교’로 알아듣는데, 여기서 Z세대들은 분위기에 끼지 못하는 그를 우스꽝스럽게 비웃는 역할을 한다. 머릿속에서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독백으로 들린다는 설정을 갖고 있는 이 콩트에서 어리숙하고 철없는 Z세대를 이끄는 건 사장이나 컨설턴트, 연장자 등 사회의 ‘선배’들이다.
그렇게 보면, MZ세대로 통칭되는 20대들이 가장 캐릭터화하기 쉽기에 선택하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눈에 띄는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이 업무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는 사회 초년생의 특성과 연결된다. 챗지피티에 구글 폼 만드는 법을 물어보거나, 커피 타임에 음료 대신 혼자 탕후루를 사 먹는 일 등은 손해를 보지 않는 ‘효율충’, ‘또라이’로 간단하게 요약된다. ‘MZ는 그렇다’는 편견은 계속 재생산된다.
두 코너 속에서 MZ세대들은 한마디로 ‘현실감각을 잃은 이들’이다. 개성을 드러내서는 안 될 일터에서 정체성을 표출하는 사람들. 묻는 말에 대답을 안 하거나 줄임말로 대화하는 것, 일하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 텃세를 부리는 것. ‘젠지’의 특징이 이러한 ‘싸가지 없음’이라면, 다른 세대에서는 이런 특징이 관찰되지 않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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