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소연 | 사진. Wavve
삼순이가 돌아왔다. 웨이브는 ‘뉴클래식 프로젝트’를 통해 〈내 이름은 김삼순〉 감독판을 공개했다. 하반기 〈미안하다 사랑한다〉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 예정이라고 하니, 레전드 드라마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큰 선물이다. 특히 16화였던 본편을 8화로 줄인 감독판에 대해, 김윤철 감독은 현시대에 맞지 않는 장면을 편집한 결과라고 밝혔다.
드라마가 처음 공개됐을 때, 〈내 이름은 김삼순〉의 마케팅은 삼순(김선아)이라는 이름의 촌스러움과 파티셰라는 직업적 특성, 그리고 여주인공의 체형과 ‘노처녀’에 맞춰졌다. 서른 살 여성이 노처녀라고 불리는 것뿐 아니라 당시 삼순이가 뚱뚱하다는 설정이었다는 것 역시 지금의 시청자들에게는 설득되지 않는 요소다. 이제 시청자들은 나이 서른에 파리 유학을 다녀와 파티셰로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가는 삼순이의 모습이 멋지다는 반응을 보인다. 감독판 코멘터리에서 김선아 배우 역시 서른 살이 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을 짚는다. 그래서 시대에 맞지 않는 장면을 덜어낸 이 드라마는 시대에 맞춰 관점이 변화한 시청자가 다시 보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드라마의 중심이 되는 로맨틱코미디 스토리는 진헌(현빈)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장난으로 시작된다. 이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찾아가는 삼순이와 진헌의 여정이 펼쳐진다. 씩씩하게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 삼순이에게 인생을 배운 진헌이 성숙해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 더불어 당시 백마 탄 왕자처럼 보였던 진헌이 아닌, 삼순이와 맞선을 봤던 남성이 더 멋지다는 의견도 다수다. 이런 발견도 시간이 흘러야만 보이는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다.
일과 사랑 앞에서 도도하고 굽히지 않는 태도가 매력있다는 ‘상식’과 삼순이는 반대로 움직인다. 진헌이 준 5천만 원 앞에서, 아버지가 지은 집 앞에서 자존심을 지키던 삼순이는 회가 거듭될수록 애정을 갈구하기보다 애정을 주는 방법을 배운 듯 보인다. 그녀는 “인생 별거 없다.”는 아버지의 말이 뭔지 결국 이해하는, 일상의 평범함과 지겨움의 소중함을 아는 캐릭터였기에 지금까지도 인기 있는 캐릭터로 남아 있다.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