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윤지 | 사진. 유튜브 〈빠더너스〉 캡쳐 화면
2주 전쯤이었나. “너 같다.”라는 한마디와 함께 친구가 대뜸 유튜브 영상 링크를 보내왔다. 그리고 영상을 끝까지 본 나의 감상 역시 ‘진짜 나 같다!’였다. 데이식스 원필과 문상훈이 배달 음식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이었는데, 영상을 보는 17분 내내 둘 사이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을 참기 힘들 정도였다.
좋아하는 계절, 좋아하는 눈물의 종류, 로망 MBTI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이라니! 좋아하는 계절을 묻자 봄도 좋은데 가을도 좋다며 한참을 고민하고, 얘기 중 계절 냄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계절 냄새를 아냐며 두 눈을 반짝이는 원필에게서 내 모습이 엿보였다. 계절 냄새를 아는 사람이 있다니, 심지어 나한테 그걸 물어봐주고 내 대답에 공감해주다니! 남들이 보기엔 별것도 아닌 걸(영상에서는 좋아하는 계절)로 한참을 고민하고, 서로가 서로의 말에 공감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그야말로 인프피(INFP)들의 대화 그 자체였다. 누군가 인프피에 대해 묻거든 고개를 들어 이 영상을 보게 하라는 댓글에는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계절 냄새를 좋아하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고민을 하게 된다면 당신은 인프피. “계절 냄새가 뭔데? 그런 게 있어?”라는 반응이 먼저 튀어나온다면 당신은 T 인간이다.(어디까지나 MBTI 맹신론자인 내 생각이다.) 역시 영상 댓글에서도 계절 냄새라는 게 있냐며 저 질문에 바로 답하는 원필이 신기하다는 반응을 찾아볼 수 있었다. 아니, 어떻게 계절 냄새를 모를 수가 있단 말인가!
영상을 보다 문득 궁금해져서 나와 MBTI가 정반대인 친구에게 좋아하는 눈물의 종류를 물었다가 “나는 잘 안 우는데?”라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들었다. 이럴 수가. 공감을 받지 못해 슬프다가도 ‘나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의 냄새를 느낄 수 있는 럭키 인프피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나아진다. 인프피 독자분들에게도 묻고 싶다. 좋아하는 계절 냄새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