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의 세계를 진실로 완성하며 사회의 불편한 문제를 논하는 감독, 봉준호. 그리고 시대상을 구현하며 진정성을 더하는 최고의 페르소나, 송강호. 총 네 편의 작품을 함께한 이 ‘호昊 브라더스’의 끈끈한 인연은 최근 칸 국제영화제에서 대한민국 영화 역사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을 통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수상 후 인터뷰에서도 서로를 ‘위대한 배우’, ‘훌륭한 감독’이라는 말로 일컬으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이 둘의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팔므도르 이즈 봉준호, <패러사이트>!”
봉준호 감독의 이름이 칸에 울려 퍼졌다. ‘제72회 칸 국제영화 제’가 열리는 현지 프레스룸은 한국 취재진의 환호성으로 들썩였다. 칸에서 앞다퉈 속보 전쟁을 치르던 기자들도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호명되기 전, 모두 노트북에서 손을 뗀 채 역사의 순간을 함께했다. 누군가는 눈물을 글썽였고, 또 누군가는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영화는 놀라웠다.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작품을 집대성해 완성의 경지에 이르렀다. 유연하고 탁월하며 ‘봉테일’다운 꼼꼼한 연출이 단연코 돋보였다. 백수 가족의 엉뚱한 희망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전개는 충격과 함께 공감을 전하며 가족 희비극을 완성했다. 시대적 모순과 기발한 상상력은 웃지 못할 상황과 만나 웃음을 유발했다. 봉준호 표 블랙코미디는 일품이다. 봉준호의 페르소나 송강호는 이번에도 빈틈없는 연기로 극을 이끌었고, 눈빛만으로 서로를 이해한다는 두 사람의 시너 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이는 한국 영화의 또 다른 가능성을 분명하게 드러낸 쾌거였다. 모두의 예상보다 더 양손이 무겁게 귀국하는 봉준호 감독의 금의환향을 기대한다.
Writer 이이슬
Editor 박현민 정지은 손유미
Photo Providing CJ엔터테인먼트
*전문은 《빅이슈》 잡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