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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2 커버스토리

현재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사체

2019.10.04 | 티모시 샬라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곱슬머리다. 긴 머리가 항상 눈을 가려 시선은 늘 아래에서 위로 치켜뜨는 듯하다. 이마와 코는 거의 직선으로 떨어지고, 긴장한 듯 어금니에 힘을 주면 턱선 전체가 꿈틀거리며 움직인다. 모델같이 마른 몸에 날카로운 인상을 갖긴 했지만 뉴요커 특유의 빠른 말투와 말끝을 흐리는 버릇 때문에 금세 또래 친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뇌하는 햄릿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남주인공을 연기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잘생겼다’보다는 ‘아름답다’가 더 어울리는 티모시 샬라메의 매력은 그가 배우로서 스크린에서 움직일 때 배가 된다.


마지막 그 5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사실 티모시 샬라메가 배우로서 감정선을 전달하는 능력은 루카 구아다니노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이미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다 볼 시간이 없다면 마지막 5분만 봐도 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티모시 샬라메는 한여름에 첫사랑을 앓는 소년 엘리오를 연기한다. 그가 사랑한 남자는 미국으로 돌아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온다. 엘리오는 이 소식을 듣고 벽난로의 일렁이는 불 앞에서 그와 함께한 여름을 가만히 반추한다. 뒤에서 어머니가 ‘엘리오’ 하고 부르는 순간, 마치 지금껏 해준 이야기의 끝은 여기라고 말하는 것처럼 엘리오는 관객과 시선을 맞추고 떠난다. 카메라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견디고, 눈빛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 이 장면은 감독의 연출이 아닌 티모시 샬라메라는 배우 고유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다. 그 외 망설이는 몸짓, 허세로 가득한 춤사위, 그러면서도 연인을 좇는 불안한 시선 모두 그가 얼마나 감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에 능한 배우인지 증명한다.

[ⓒ Getty Images 게티이미지코리아]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를 공부하기 위해 예술고등학교에 다녔고 뉴욕에서 연극도 올리고 <레이디 버드> 같은 영화도 찍긴 했지만, 당시 스크린 경험이 얼마나 적었는지 생각하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로 티모시 샬라메는 오스카 남우조연상 수상후보에 오른 최연소 배우가 되었다. 아쉽게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전 세계 수많은 관객이 그의 이름을 기억하기에는 충분했다.

타고난 중독자의 아우라, <뷰티풀 보이>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2017년 2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이미 전국 비평계의 이목을 사로잡기 시작했을 때, 티모시 샬라메는 <뷰티풀 보이>에 공식 캐스팅되었다. 이 영화에서 티모시 샬라메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마약중독으로 고통받던 작가 닉 셰프를 연기한다. 제목 '뷰티풀 보이'는 아버지 데이비드 셰프가 어린 시절 닉에게 불러준 존 레논의 노래이자, 데이비드 셰프의 부모로서 자녀의 약물중독 경험을 담은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 Getty Images 게티이미지코리아]

Writer 문재연

*전문은 《빅이슈》 212호 신간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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