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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4 컬쳐

지금 주목할 만한 문화 콘텐츠

2019.11.06 | 영화, 음악, 드라마까지!

M O V I E

날씨의 아이

감독 신카이 마코토
목소리 출연 다이고 코타로, 모리 나나, 오구리 슌, 혼다 츠바사
배급·수입 (주)미디어캐슬
개봉 10월 30일
등급 15세 관람가

답답한 시골을 떠나 가출을 감행한 호다카(다이고 코타로)는 도쿄행 베에서 빗물에 미끄러지고, 그런 호다카를 스가(오구리 슌)가 구해준다. 미성년자에 신분증도 없어 도쿄에서 아르바이트를 찾지 못해 끼니를 대충 때우는 호다카에게 하나(모리나나)는 햄버거를 사준다. 호다카는 "태어나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 소녀로 히나를 기억한다. 한편, 수상한 사건을 취재하는 스가의 사무실에서 일하게 된 호다카는 우연히 길에서 히나를 구해주고, 둘은 급속도로 친해진다. 사실 도쿄는 언제부턴가 호우가 지속되는데, 히나는 비를 잠시 멈추게 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히나의 능력을 알아본 호다카는 "맑음 소녀"라는 명칭으로 의뢰를 받아 중요한 날에 맑은 날씨를 빌어주는 일을 권한다.

<너의 이름은.>이 도쿄에 사는 소년과 시골에 사는 소녀가 몸이 바뀌고, 혜성 충돌이라는 불가피한 재앙 속에서 서로를 구원하는 판타지라면 <날씨의 아이>는 '재앙 속에서도 사랑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묻는 로맨스 판타지다. 여자아이가 하늘과 인간 사이에서 무녀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 소년과 소녀가 서로를 돕는 관계 속에서 점차 가까워진다는 점, 래드윔프스가 부른 주제가가 적극적으로 영화에 개입한다는 점 등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과 닮아 있다. <날씨의 아이>는 전작과 비교해 좀 더 순정만화에 가까운 기법으로 마음을 간지럽힌다. 시종일관 비 내리는 차가운 도쿄에서 순수함을 간직한 10대 연인의 운명적 사랑은 래드윔프스의 가사처럼 '너를 응원하고' 싶게 만든다. "신기해, 날씨 하나에 사람들의 감정이 이렇게나 움직이다니." 날씨에 대해 말하는 호다카의 내래이션처럼 맑은 날씨와 흐린 날씨를 스크린에 옮긴 아름다운 작화는 관객의 망므도 움직이지만 오직 사랑만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10대의 감성에 선뜻 이입하기 어려울 관객도 있을 듯.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타무라 아츠시가 작화를, <언어의 정원>의 타키구치 히로시가 미술감독을 맡아 물기와 빛이 스며드는 도시의 풍경을 완성했다.

프레드 존감독 차야놉 분프라콥
출연 나팟 시앙솜분, 핌차녹 류위셋파이분
배급 (주)디스테이션
수입 (주)루믹스미디어, (주)엔케이컨텐츠
개봉 10월 30일
등급 12세 관람가

교복을 입은 소년, 소녀가 몰래 누군가의 뒤를 쫓는다. 소녀 깅(핌차녹 류위셋파이분)은 아버지의 불륜 현장을 잡기 위해 남자 사람 친구 팜(나팟 시앙솜분)을 강제 동원하고 비행기까지 타고 방콕에서 치앙마이까지 아빠를 미행한다. 아빠가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확신한 깅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런 깅을 오랜 친구 팜이 위로한다. "우리는 무슨 사이야?"라고 묻는 깅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 사이지."라고 답한 팜. 그리고 그때의 대답 때문에 팜은 10년을 깅의 '프렌드 존'에 머무르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 관계를 유지하며 깅의 곁을 맴돌지만 팜은 깅에게 '부르면 언제나 달려와주는 손쉬운 친구'일 뿐이다. 매번 나쁜 남자를 만나고 실연하고 상대를 의심하는 깅의 옆에서 눈물을 닦아주고 함께 여행을 가주고, 위험에서 그녀를 구해주는 팜. 두사람은 '프렌드 존'을 벗어나서 연인이 될 수 있을까.

<프렌드 존>은 한국 극장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태국의 로맨스 영화다. 2011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성공 이후로 <나의 소녀시대>2015, <장난스런 키스>2018에 이르기까지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대만의 로맨스 영화의 뒤를 잇는 영화처럼도 보인다. 일단 남녀 주인공에게 '연애' 이외의 생활에 있어서의 모든 고민이 사라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가벼운 로맨스 코미디이고 10대 시절부터 시작된 관계라는 점에서는 대만의 '로코'들과 비슷해 보인다. 다만 <프렌드 존>은 사건과 무관한 여행과 비행이 지나치게 자주 등장한다. 타이항공의 협찬이 의심되는 잦은 공항 신과 이유 없이 치앙마이, 캄보디아, 홍콩,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5개국 7개 도시를 여러 번 오가는데 굳이 그 공간이어야 할 이유가 없는 관광 스팟을 활보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여행사의 홍보 영상을 보는 듯하다. 다소 헐거운 이야기를 로맨스로 시침질하는 것은 깅과 팜을 연기하는 두 청춘스타 나팟 시앙솜분, 핌차녹 류위셋파이분의 매력이다. 80년대 홍콩의 청춘스타들을 연상시키는 매력으로 영화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감독 팀 밀러
출연 맥켄지 데이비스, 린다 해밀턴, 나탈리아 레이즈, 아놀드 슈왈제네거
배급· 수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개봉 10월 30일
등급 15세 관람가

미래에서 온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는 가공할 만한 힘을 가졌지만 터미네이터가 아니라 인간이다. 터미네이터에 맞서 싸우기 위해 힘을 강화시킨 개조된 인간인 셈인데, 기계들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래에서 온 그레이스는 인류의 희망인 대니(나탈리아 레이즈)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 레브나인과 싸우고, 불사신 레브나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뛰고 또 뛴다. 그런 그들을 사라 코너(린타 해밀턴)가 돕는다. 27년 전 인류를 구했으나 아들은 구하지 못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사라는 등장하자마자 그레이스에게 "I'll be back."이라고 말한다. 명실공히 <터미네이터>1984와 <터미네이터 2>1991의 패러디이며 제임스 카메론이 인정한 속편다운 컴백이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여섯 번째 영화지만 이야기는 5편 격인 <터미네이터 제네시스>가 아닌 2편인 <터미네이터 2>로 부터 이어진다. 60대인 린다 해밀턴이 사라 코너를 다시 연기하면서, 적들을 향해 기관총을 사정없이 남발하는 짜릿한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충분하다. 사라 코너의 선택으로 인해 분명 인류의 미래는 부활했지만,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이벤에는 맥켄지 데이비스가 연기하는 그레이스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 다시 과거로 돌아왔다는 설정이다. 물론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아놀드 슈왈제네거 역시 노쇠했지만 여전한 근육질의 몸으로 영화를 지탱한다. <다크 페이트>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맥켄지 데이비스의 시원시원한 액션과 린다 해밀턴의 존재감이다. 두 여성이 또 다른 여성 대니를 구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최강의 터미네이터와 싸우고, 그들이 인류, 그중에서도 여성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너무도 시기적절하다. <데드풀>2016의 팀 밀러가 연출을 맡았으며 <터미네이터>의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에 참여했다.

김송희

M U S I C

Lim Kim
GENERASIAN
지난 5월, 로 우리를 놀라게 했던 림킴이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역시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림킴이 No Identity와 함께 모든 곡의 작사와 작곡을 맡았다.
림킴은 텀블벅을 통해 이번 앨범을 제작했는데, 펀딩 페이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크게 '동양과 여성'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앨범의 모든 곡들이 그를 옥죄는 동양 여성에 대한 편견을 비꼬고, 결국에는 깨기 위해 존재하는 듯 하다. 그는 이 앨범 전체로 세상에 외친다. "I'm unfuckable creature!"

오소영
난 알맹이가 없어
누군가 그에게 말했다. 왜 스케일이 큰 음악을 하지 않느냐고.
정규 3집을 앞두고 발표한 싱글 <난 알맹이가 없어>는 문득 뮤지션의 무력감을 노래하는 듯 보인다. 꼭 알맹이와 깊이가 있어야 하는지 되묻는 오소영의 목소리가 오히려 위안이 된다. 깊게 파고들기 위해서는 아픔을 견뎌야 하는 위험 부담. 그의 노래는 모든 존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명제에 대한 반항이기도 하다. 지금도 충분한 것 같은데, 꼭 더 나아져야 하나요?

Gallant
SWEET INSOMNIA
2집 공개를 앞두고 발표된 갈란트의 싱글. 차일디쉬 감비노의 혹은 라파엘 사딕의 을 즐겨 들었던 사람이라면 이 곡의 드럼을 환영할 만하다. 애틀랜타 출신의 래퍼 6lack(블랙)의 참여로 곡의 풍부함을 더한다. 그는 '깨어 있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이 꿈속을 걷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이 곡의 제작 배경을 밝혔다. 발매 예정인 그의 앨범 목록에 , , 등, 유난히 재미있는 곡 제목이 많이 보이는 것도 2집을 기대하게 만든다.

황소연

D R A M A
어쩌다 발견한 '자아'

대체로 돈이 많고, 대체로 인기가 많은 학창 시절 선망의 대상인 인물들. 우리에게 주인공이지만 드라마에선 엑스트라 역할인 (은단오)김혜윤는 <꽃보다 남자>를 떠올리게 하는 A3에 둘러싸인 것도 모자라 그들 중 한 명과 약혼을 했고, 선천적으로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 공부도 잘하고 유복한 집안까지, 몸이 약하다는 것 빼고는 모든 조건이 완벽한 소녀다. 단오는 너무나 당연하게 자신이 만화 속 주인공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주인공 오남주(김영대)와 여주다(이나은)의 로맨스를 위해 움직이는 엑스트라다. 우리가 숱한 로맨스 코미디에서 마주쳤던 여주인공을 돕는 친구,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서브 남자 주인공 같은 역할 말이다. 엑스트라들은 어느 날, 자신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됐는지 궁금해하면서 '자아'를 갖게 된다. 언제 어디서 눈을 뜰지 모르는 엑스트라의 운명을 체감하게 되는 것이다.

엑스트라들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위한 '스테이지'에서 작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말하지만, 단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생각'이다. 단오는 순정만화 공식을 그대로 갖다 쓴 작가의 이야기를 (비판이지만 사실은 욕에 가까운)할 수도 있고, 큰 줄거리를 위해 움직이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할 수도 있다. 작은 행동 하나마저 작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엑스트라의 운명이지만, 오히려 그 엑스트라들의 움직임을 드라마를 보는 우릳르에게는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들의 이름은 '오남주'와 '여주다'로, 누가 봐도 '대충 지은' 이름이지만, 엑스트라인 '단오'와 '하루'의 이름엔 무언가 숨겨진 의미가 있는 듯하다. 지금까지 방영된 회차를 보더라도,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과 엑스트라 할 것 없이 공통된 점은, 모두 첫사라에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 하이틴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풋풋함을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도 마주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청춘영화, 인터넷 소설, 순정만화의 공식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데, 이상하게 식상하지가 않다. 페이지를 넘기는 효과음과 함께 장면이 시시각각 바뀌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은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종종 정신없기도 하다. 시공간이 뒤바뀌는 혼란을 겪을수록 엑스트라들은 서로를 기억하고, 걱정하고, 회상한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느다.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하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장학생으로 스리고에 입학한 '여주다'를 괴롭히는 이들도 자아를 갖는 '각성'을 하면 좋겠다는 것. 지금도 어디선가 나처럼 해피엔딩에 집착하는 시청자가 있다면 단오의 쾌차와 주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드라마 속 만화책 <비밀> 작가님, 듣고 계시죠?

MBC, 매주 수, 목 저녁 8시 55분
극본 송하영, 인지혜
연출 김상협
출연 김혜윤, 로운, 이재욱, 이나은, 정건주
원작 무류,<어쩌다 발견한 7월>

황소연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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