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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9 커버스토리

<해치지않아> 배우 안재홍

2020.01.17 | 무해한 진심을 담아

대형 로펌의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는 언제 내쳐질지 모르는 자신의 위치가 불안하다. 로펌 대표의 눈에 띄게 된 태수에게 '망한 동물원을 살려내라'는 미션이 내려지고, 잘만 해내면 정식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이 기회를 태수는 어떻게든 붙잡고 싶다. <해치지않아>에서 안재홍이 연기하는 태수는 잘 차려입은 변호사로 등장해 갑자기 동물원장이 되고, 동물 없는 동물원에 손님을 모으기 위해 북극곰 탈까지 쓴다.
"동물이 없으면 우리가 동물이 됩시다!"라고 허무맹랑한 제안을 하는 태수가 우습지만 그럴싸하게 보이는 것은 그 말을 하는 배우 안재홍의 눈빛이 너무나 절실하기 때문이다. 변호사, 동물원장, 북극곰, 이 괴상한 1인 3역을 해내면서 스스로 우스워지지 않고 내내 절실한 안재홍은 이 코미디 영화에서 드라마의 중심을 잡는다. 세련된 유머가 설탕처럼 묻은 <해치지않아>는 안재홍을 만나 그냥 웃긴 코미디 영화가 아닌,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거기에 재미까지 있는 무공해 영화로 완성됐다.


<해치지않아>의 태수는 원작 웹툰에는 없는 인물이다. 원작은 사육사 철수가 주인공인데 각색 과정에서 변호사 출신의 태수로 인물이 바뀌었다. 시나리오에 태수는 어떤 인물이었고 안재홍을 만나서 어떻게 달라졌나.
개인적으로 감독님과 얘기했던 부분인데, 촬영 전에 웹툰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웹툰과 영화의 인물이 다른 사람이라서 이 영화 시나리오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굳이 참고하진 않았다. 태수라는 역할을 통해 이 이야기에 현실성을 더 부여하고 입체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이니까 뭔가 억지로 웃음을 자아내려 시도하기보다는 사실적이고 담백하게 그리고 싶었다. 그래야 태수라는 인물을 통해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느껴질 것 같았다.

"사람들은 동물원에 가짜 동물이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 해요! 우리는 동물 탈을 쓰고 동물이 됩시다!"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역할이다. 다소 어이없는 설정에 사실성을 부여하는 것은 어떤 과정이었나.
그래서 인물을 더 깊이 있게 그리고 싶었다. 태수라는 사람의 톤을 좀 자연스럽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감독님께서도 저에게 얘기한 게, 코미디 영화지만 코미디처럼 연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태수가 드라마에 중심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코미디는 곳곳에 잘 포진되어 있으니 태수가 웃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는 게 감독님 의견이었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 영화는 동물까지 코미디를 잘하고 있어서.(웃음) 오히려 태수가 가진 심정과 감정에 더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난해에 데뷔 후 처음으로 개봉작이 없었다. 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
2019년은 촬영을 열심히 한 해였다. 열심히 촬영했던 작품들이 올 초에 선을 보이게 됐다. <사냥의 시간>이라는 작품을 먼저 찍고, <해치지않아>를 찍고 이후에 <멜로가 체질>을 찍었다. 그래서 개봉작이 없었고 이런 인터뷰도 오랜만이라 재미있다.

<사냥의 시간> <해치지않아> <멜로가 체질> 순서로 촬영했지만, 대중들에게는 그 반대로 보여주게 됐다. <해치지않아>에 이어 <사냥의 시간>도 곧 개봉한다. 사실 배우 입장에서는 진즉에 촬영이 끝난 작품인데 시일이 걸려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 아닌가.
영화 개봉 시기는 배우가 의도할 수 없는 부분인데, 우연찮게 촬영과 반대 순서로 대중들이 보게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완전히 다른 결의 작품으로 인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한번 생각을 해봤다. 이게 좋은 건가. 내가 1년 동안 공을 들인 영화가 1, 2월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게 괜찮나. 생각을 해봤는데, 지금 느끼기에는 좋은 것 같다. 워낙 결들이 다른 영화라.

같은 시기에 다른 작품을 촬영한 건데, 캐릭터 성격이 다 다르다. 어렵지 않았나.
그래서 재밌었다. 성향이나 캐릭터 성격이 비슷했으면 스스로 전 작품의 어떤 면들을 이용해서 쉽게 연기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예 달랐기 때문에 어디에도 기댈 수가 없어서 더 고민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선택하는 데 손재곤 감독의 역할이 컸을 것 같다.
다른 데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했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한 편이 <이층의 악당>이다. <달콤 살벌한 연인>도 워낙 좋아하고, 감독님 중편영화 중에 <너무 많이 본 사나이>라는 작품도 좋아했다. 근데 감독님 차기작 시나리오가 나에게 오게 돼서 신기하고도 정말 좋았다. 감독님 이름만 봐도 좋은데, 시나리오를 보니까 너무 재밌는 거다. 의미 있고, 새롭고, 신박하고, 기발하고. 너무너무 좋았고 세련된 유머를 감독님과 함께 구현하고 싶었다.

코미디 리듬이 좋은 박영규, 박혁권, 김기천, 김성오 등의 배우들과 같이 연기했다. 이 배우들과의 작업은 어땠나.
김기천 선배님이랑 할 때 너무 재밌었다. 같은 말을 하는데도 다 다르게 표현해주셔서, 정말 든든했다. '우리 영화는 이렇게 코미디 대가들이 함께하고 있으니까 든든하고 내가 드라마를 잘 끌어가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박영규 선배님과 하는 것도 영광이었다. 어릴 때부터 <순풍산부인과> <주유소 습격사건>를 보면서 자랐는데, 이런 분과 같은 화면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게 기뻤다. 선배님들이 연기를 하시면 내가 거기에 잘 맞추기만 하면 되겠다 싶더라. 같이 한 연기들이 어떻게 완성이 될지 더 궁금했다.

촬영이 끝나고 어느 정도 시일을 두고 완성본을 보니까 어땠나.
작년 초에 촬영이 끝났는데, 정말 궁금하고 떨렸다. 최선을 다했던 작품일수록 끝나고 완성작을 볼 때 떨리더라. 객관화가 돼야 작품으로 볼 수 있는데, 내가 한 작품을 전체적인 완성도로 평가하는 건 힘들더라. 아무래도 내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내 연기는 보면서 '쟤가 왜 저렇게 했지?'부터 찾기 시작할 테니까. 그런데 <해치지않아>는 영화를 다 보고 감독님이 숨겨놓은 메시지를 봤을 때 보물찾기 쪽지를 본 것처럼 좋았다. 동물권, 동물원에 대한 메시지를 숨겨놓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봤을 때 잔상이 기분 좋게 오래 남았다. 많은 분들이 두 시간 동안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선물까지 가져갈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영화의 숨은 메시지를 대사로 언급하는 게 태수의 역할이기도 했다. 페이퍼컴퍼니의 이름을 길게 자주 언급한다던가. 대기업 자본주의나, 노동자의 이야기라던가.
강력하게 뭔가를 주장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더 좋았다. '우리 이렇게 해야 해요!' 이런 어투가 아니라 '요거 한번 생각해보는 거 어떨까요?' 이런 뉘앙스를 관객에게 전하는 영화다. 예를 들어 동물원에서 남은 동물들을 지키려 하는 소원(강소라)에게 "그게 걔네들한테 뭐가 좋은데요?"라고 말한다. 동물원이 정말 동물을위한 공간일까, 그런 고민이 들어 있는 말 같았다. 그리고 동물원에 오래 살다가 정형행동을 하게 된 북극곰 까만코를 가족처럼 돌보는 소원에게 "까만코가 한선생님 가족이라고 했죠? 까만코가 제정신 돌아오면한선생님 알아봅니까? 까만코는 한선생님 보면 잡아먹을 생각을 하고 있을 걸요?"라고 일부러 밉게 퍼붓는 장면이 있다. 이게 소원에게 상처를 주려고 한 말처럼 들리지만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는거 아닐까. 북극곰을 귀여운 우리 친구,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게 결국은 인간의 시선일 수도 있는 거다.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나 북극곰이? 북극곰은 북극에 살아야 하는 곰 아닌가? 그런 질문을 툭 던지는 표현들이 좋았다.

두번째 동물 연기이다. <걷기왕>에서 소순이의 목소리를 연기한 적이 있다.
아, 생각해보니 그렇다.(웃음)

고양이 레이첼을 키우는 집사이기도 하다. 반려묘와 함께 사는 사람이라 동물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느낌이 또 남달랐을 것 같다. 레이첼은 잘 지내나.
잘 지낸다.(웃음) 이 영화를 하면서 레이첼을 보는 시선도 좀 달라졌다. 레이첼에게 북극곰 인형도 선물로줬는데 별 감흥을 못 느끼는 것 같다.

인형에 캣닢을 뿌려주면 어떨까.
그럼 북극곰의 하얀색이 오염되니까 북극곰이 아니지 않나.(웃음) 레이첼은 그냥 제 친구다 친구. 아, 얼마 전에 병원에서 스케일링도 했다. (옆자리 고양이 키우는 사람을 바라보며) 스케일링 해주면 좋습니다.(웃음) 고양이들이 잇몸병이 많다고 하더라.

<해치지않아> 촬영 전에는 로스쿨을 간 동창에게 연락해 변호사에 대해 묻고, <멜로가 체질> 때에는 피디 친구에게 전화해서 직업에 대해 물었다고 들었다. 어떤 직업에 접근할 때 실제 거기 종사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주로 무엇을 묻는가.
로스쿨 간 친구는 자주 연락하던 친구는 아니었다. 수소문 끝에 그 친구 연락처를 알아내서 연락했는데, 고등학교 동창이라서 그런지 오랜만에 연락했는데도 반갑더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가 이런 영화를 준비해" 이러니까 친구도 재밌어하면서 설명해주더라. 그 친구랑 이야기를 하고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법조계에서 수습 변호사의 위치라든지, 로스쿨을 나와서 대형 로펌에 들어가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수습 변호사의 갈망은 어느 정도일지 이해하게 됐다. 흔히들 변호사라고 하면 '우와 변호사님' 하는 인식이 있지만 그 세계에서 인정 받지 못한다면 그 인물에게는 갈증이 클 것 같았다. 그런 불안감, 갈망을 잘 느끼고 이해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게 크면 클수록 이 영화가 탈을 쓰고 동물 행세를 하는 장면에 힘이 생길 것 같았다. 태수가 "우리 동물 탈을 쓰고 동물원 한번 살려봐요!" 이렇게 말할 때 그게 허무맹랑해 보이지 않으려면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어야 하고, 강력한 태수의 동기가 있다는 걸 관객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했다. 태수에게 유일한 기회가 지금 주어진 거고, 동물원에 동물이 없으니까 방법이 없는 건데 그 탈을 쓰자는 주장에 힘이 생기려면 태수가 더 절망을 느껴야 한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 초반에 태수라는 인물이 가진 성격과 상황을 잘 묘사해서 쌓아갔다.

생각해보면 이런 '전문직' 역할은 처음이다.
아, 그러네.(웃음) 특별히 전문직이라고 의식하고 연기하진 않았다.

인스타그램에 '정말 좋은 맛은 반드시 담백한 것'이라는 냉면집 문구가 사진으로 있더라. 보는 순간 안재홍이 하고 싶은 연기란 저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요즘에 갑자기 인스타를 많이 한다. 영화 홍보봇이다.(웃음) <해치지않아> 포스터로 메인 사진을 바꿀까 싶다. '대미필담'이라고 제가자주 가는 냉면집에 걸려 있는 액자였는데. 정말 좋은 맛은 반드시 담백한 것이다. 라는 말을 보는 순간 제가 원하는 연기관과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면집에서 연기에 대한 해답을 찾은 느낌이었다. 정말 맛있는 냉면집이라 그게 더 와 닿았나 보다.(웃음)

예전에 작업한 단편영화 제목이 <좋은 연기>이다. 그 작품에 대해 "남들이 보는 사회적인 나와 진짜 나 사이의 가면에 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건 <해치지않아>가 아닌가, 싶더라.
맞다. 그 영화가 KT&G 상상마당 이 달의 단편영화로 선정돼서 상금도 받았었다.(웃음) 그게 20대의 저에게는 중요한 화두였다. 나라는 사람과 사회적 관계, 성인이 되면서 고등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수없이 넓어졌는데 거기서 정체성을 찾는 과정에서 질문이 많아졌다. 나는 뭐지? 나는 왜 이 사람 만날 때 다르고 저 사람 만날 때 다르고 혼자 있을 때 다르지? 가족이랑 있을 때 왜 다르지? 나는 솔직한 사람이 아닌가? 그런 질문들을 많이 했는데, 20대가 지나면서 그런 고민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그 과정조차 지극히 자연스러웠던 거고 저에게 필요했던 고민이었던 거고. 그때그때 고민의 화두들이 조금씩 달라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당시에는 저에게는 진지한 질문이었고, 그 질문을 계속 붙잡고 가고 싶어서 단편영화로까지 만들게 됐다.

지금 단편영화를 만든다면 화두는?
지금은 단편영화를 만들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화두는 '시간'인 것 같다. 시간을 잘 쓰고 싶다. 바쁘게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지, 그런 마음보다는 이 시간을 잘 느끼고 잘 보내려고 노력한다.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는 게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든다.

이 영화 속 동물 탈은 앞이 보이지 않아서 미리 동선을 다 짜고 연기를 해야 했다. 김흥래 모션디렉터에게 배우기도 했다고.
먼저 북극곰에 대해 많이 찾아보고 동작을 익혔다. 촬영에 들어가고 북극곰 슈트를 입고 동물의 움직임을 흉내내는 연기를 하려고 하니, 문득 더 중요한 건 탈 안에 들어 있는 태수라는 생각이 들더라. 탈을 쓰고 북극곰 행세까지 하는 이 심정. '얘는 지금 좋아서 콜라를 마실까?' 그런 마음들을 더 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단어가 '우리 동물원'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직업적으로만 일을 대해지 않고 동물원이 정말 내 것이라는 생각으로 고군분투한다. 배우 안재홍에게 '내 거'가 있다면 무엇일까.
그 말이 태수를 변하게 하는 가장 큰 힘이었다. 나에게 '내 것'은 내가 가진 연기관인 것 같다. 그것만큼은 소중하게 지키고 싶다. 그게 지금의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멜로가 체질>에서의 코미디 호흡과 이 영화의 호흡이 다르다. <멜로가 체질>의 범수는 대사량도 엄청나다. 그 드라마는 배우 안재홍에게 어떤 변화를 줬나.
대사량이 워낙 많았는데 이병헌 감독님께서 다 의도하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소중하게 쓰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좋은 대사들을 잘 소화해야겠다, 대사가 주는 재미, 아이러니, 감정들을 잘 소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해치지않아>도 전혀 다른 유머를 구사해야 했고, 이 영화에 맞게 적응해야 했다.

<멜로가 체질>은 남녀가 처음 만나고, 오해하고, 싫어했다가 서로의 어떤 말에 감응하고 두근거림을 느끼고 또 서로의 생활에 들어가는 과정을 빠른 대사 속에서 보여준다. 하지만 인물들이 사귀는 과정을 보면 또 굉장히 느리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더라. 대본을 보고 왜 그런 생각을 했나.
대본에 이미 범수라는 인물이 잘 구현되어 있어서, 이병헌 감독님이 만든 그 인물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범수의 매력이 대사에 잘 드러나 있었고, 범수의 감정 변화나 상대와 함께 있을 때의 변화 같은 것들도 대본에 잘 나와 있었다. 그래서 더 잘 표현하고 싶었다. 범수가 사랑에 빠지고 자신을 표현하는 과정이 중요했는데 제가 범수 안에 들어가서 그걸 잘 느끼려고 노력했다.

선배랑 주고받는 범수의 대사 중에 '니가 솔직히 웜마~ 웜마~' 이런 자연스러운 추임새 같은 것이 너무 좋았다. 배우의 말버릇이나 애드립이었나.
대본에 있었다. 저는 애드립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감독님이 주신 이 소중한 대사들을 잘 살리고 싶은 마음만 있었다. 대본에 그런 추임새들도 잘 표현되어 있었다. 잘 모를 때는 감독님에게 '이런 느낌인가요?' 물어보기도 했다.

해외봉사도 다니고, 요리도 하고, 스킨스쿠버를 하기도 하고, 또 미술관에 가거나 자전거 따릉이 애호가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아주 평범한 일상도 잘 가꾸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가 아닌 평범한 안재홍일 때에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스스로 시간을 잘 보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돼버리는 것 같다. 30대를 잘 가꾸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물론 40대가 되면 또 다른 감흥과 재미와 어떤 소중함이 있겠지만 지금은 제 나이와 제 상황과 시간 속에서 잘 보내고 싶다.

연기를 하면서 친해진 친구들이라든지, 광화문시네마 패밀리라든지, 같이 영화를 하면서 작품에 대해 고민하는 또래의 집단이 옆에 있다는 것은 안재홍에게 어떤 영향을 주나.
만나서 연기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 좋았던 영화나 배우들 이야기를 할 때는 있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좋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그 친구들이 과거의 저와 현재의 저에 대해 알고 있는 편안한 사람들이라는 게 참 감사한 일이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러네.(웃음) 1년전, 5년전의 나를 잘 알고 지금의 나에 대해서도 잘 아는 편안한 친구들이 곁에 있다는 게 고마운 일이다.

JTBC <트래블러-아르헨티나> 촬영 차 아르헨티나를 다녀왔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바로 든 생각이 뭐였나.
또 가고 싶다? 너무 좋았다. 기회가 된다면 여행으로 다시 가고 싶다. 같이 간 친구들과도 잘 맞았지만 그 나라가 주는 느낌이 개성 있고 좋았다.

영화도 많이 보고 음악도 많이 듣는다. 최근 가장 마음을 흔든 영화나 드라마는 무엇인가.
<해치지않아> (그것 빼고?) <해치지않아> 팀이 나온 <러닝맨>. <해치지않아> 팀이 나레이션 했던 <동물농장>.

왜 이렇게 홍보봇이 됐나.
영화 개봉 때에는 홍보봇이 될 수밖에 없다.(웃음)

새해 계획이 있다면.
<해치지않아>가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아직 다음에 하게 될 작품이 정해지지 않아서 저도 궁금한데, 재미 있는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김송희
사진제공 제이와이드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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