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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2 커버스토리

설현

2020.03.09 | 지금의 설현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어요" 단단한 말을 이어가는 설현과 "그냥 우리 멤버들은…다 착해요. 하하하" 장난기 어린 설현은 같은 사람이다.
보호를 받던 여동생(<강남 1970>)과 딸(<살인자의 기억법>)을 거쳐 수노기(활의 일종)를 들고 싸우는 부대의 리더(<안시성>)가 되고, 슈트를 입고 고정관념을 깬 강렬한 무대를 완성하는 AOA가 되기까지.
김설현이 설현으로 살았던 시간들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것 같았다. 현재를 직시하되 주변을 다정하게 아우르는 것이, 지금의 설현이다.


대기실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더라.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돈독한 것 같다.
위층에 잠시 다녀오는데도 우리 팀 웃음소리가 들려서 놀랐다.(웃음) 대부분 오래 일해와서 친한 사이다. 이왕 일하는 거 즐겁게 하려고 서로 힘도 불어넣어주고 재밌는 이야기도 자주 나누는 편이다.

얼마 전엔 뉴욕 패션위크에 다녀왔다. 그 후로 어떻게 지냈나.
차기작을 고르고 있고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다음에 보여드릴 새로운 모습을 위해 자기계발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지낸다.

책도 많이 읽더라. 최근 재밌게 읽은 책이 있나.
최근에 <개인주의자 선언>을 인상 깊게 읽었다. 소설 <깊은 슬픔>은 중반까지 읽다가 좀 우울해져서 진도가 느리게 나갔다. 다른 책과 번갈아 펼치다가 얼마 전에 다 읽었다.

읽을 책은 어떻게 고르는 편인가.
끌리는 책을 고른다. 책을 펼쳐서 쓱쓱 읽어보고 꽂히는 문장이 있으면 읽기 시작한다. 요즘은 출판사 쪽에서 선물로 보내주기도 하신다. 편지랑 책을 함께 보내주셔서 잘 읽고 있다. 주변 사람들도 책 선물을 많이 해주는 편이고.

연초에 AOA 지민, 혜정과 발리로 여행을 떠났더라.
작년엔 지민 언니랑 여행을 다녀왔고 이번엔 지민 언니, 혜정 언니랑 셋이 다녀왔다. 연말에 여행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는데 둘 다 '그럼 나도 갈래'해서 갑자기 떠났다. 정말 즉흥적으로 표 끊고 예약하고…여행 가서도 다 좋았다. 우리 멤버들이 성격이 정말 좋다. 서로 맞춰주려고 하는 편이고 성격이 모나지 않고 다 착하다.(웃음)


여행의 리더 역할은 주로 누가 맡나.
내가 한다. 여행지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항공편과 호텔 예약도 내가 한다. 각자 나눠서 하기로 했어도 언니들이 어차피 나중에 나에게 물어보더라. 설현아, 여기 괜찮아? 하면서.(웃음) 내가 그런 계획 짜는 걸 재미있어 하고 잘하는 편이다. 지민 언니와 둘이 여행 갔을 때도 숙박과 항공 예약을 하나씩 맡기로 했는데 결국 내가 하고 있더라.(웃음) 그게 편하다.

AOA 데뷔 초창기에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설현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르다. 최근 출연한 <전지적 참견 시점>을 보면 전보다 카메라 앞에서 편하고 자유로워 보인다.
데뷔 초에는 모든 면에서 경직돼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여유가 생기더라. 언제부터인가 차근차근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면서 나를 사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여유란 게 생겼다. 또 요샌 멘탈이 강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사실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건강한 편인 거 같다. 슬프고 아플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그냥 '그럴 때도 있지.'하고 넘기려 한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누구나 힘든 날이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괜찮아질 거라고 다독이면서 중요하게 생각지 않으려 한다. 모든 사람에겐 각자의 짐이 있는 것 같다. 나만 힘든 것도 아니고 또 그런 날만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도 자주 올리는데 최근에는 "먹스타그램 지겹죠"라고 올렸더라.
텔레비전을 통해 보이는 내 모습은 매체가 한 겹 걸쳐져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본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인스타그램은 팬분들과 자연스러운 일상을 소통하기 위한 창구로 사용한다. 내 사진뿐 아니라 뭘 먹는지, 어딜 가는지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어느 날 문득 봤더니 음식 사진이나 뭔가를 먹는 사진밖에 없더라.(웃음) 사람들이 지겨워할 거 같아서 그렇게 썼다. 원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먹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한다. 친구들을 약 올리거나 자랑하려고 사진을 찍어둔다.


근래 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무엇인가.
가장 문의를 많이 받았던 음식이 있다. '웃기는 해물 짜장'이라고 쟁반짜장에 특별한 소스를 더한 짜장면이다. 매콤해서 자극적이고 맛있었다.

인스타그램에 전시회나 영화에 대한 감상도 자주 담는다. 일상을 가꾸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예전과 달라진 점인데, 이제는 많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표현하고 쏟아내는 직업에 몸담고 있어서 많은 걸 보고 느껴야 표현의 깊이가 깊어진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보려고 한다.


사진에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자주 담는다. 가끔은 망가진 얼굴도 편하게 올리더라.
물론 예뻐 보이고 싶은 순간들은 있다. 그렇지만 예뻐 보이고 싶다는 부담을 덜면서부터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게 됐다. 이것 또한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면서 생긴 변화다. 처음엔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다. 팬분들이 싫어하시면 어떡할까, 걱정이 있었는데 이제는 여러 모습이 내 일부분이고 내 안에 있는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려는 시도가 나쁘지 않겠다고 믿게 됐다. 내가 날 좋아하니까 비판이 두렵지 않게 됐다. 어떻게 그 마음이 시작되었냐면 나라도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다짐에서부터였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딱 그 마음이다. 나라도 나를 사랑해야겠다는 마음.

2012년에 AOA로 데뷔해서 활동한 지도 벌써 9년째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왔기에 멤버들, 팬들과도 관계도 끈끈한 듯하다.
멤버들과는 전우애 같은 게 있다.(웃음) 같이 힘든 시간을 겪어냈기에 눈만 마주쳐도 다 안다. 팬들을 봐도 같은 마음을 느낀다. 힘든 시간을 보낼 때에도 팬들이 계속 응원해주고 우리 편에 서주었던 것을 알고 있다. 지금도 우리의 모든 모습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섹시 콘셉트로 주로 활동해오다가 지난해 출연했던 <퀸덤>에서의 '너나 해' 커버 무대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무대를 준비할 땐 걱정이 컸다. 전혀 보여드리지 않았던 모습이라서 너무 낯설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깜짝 놀랐다. 이런 모습도 받아들여주시는구나 기뻤다. 준비하는 과정도 재밌었다. 특히 무대에서 슈트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이 그랬다. 무대에서 처음 슈트를 입는 것이어서 팬분들이 좋아할 거라고 내심 기대했다.


<퀸덤> 무대에 대한 반응 중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을까.
아, <트렌드 코리아 2020>이라는 책에 우리 무대가 언급됐다고 들어서 뿌듯했다. (편집자주 - 나나랜더(자신이 주인공인 세상을 사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들의 예시와 2019년의 대표적인 트렌드를 꼽는 것 중 AOA의 <퀸덤> 무대가 꼽혔다. 책에서는 AOA의 무대가 성 고정관념을 깼다고 평가했다) 무대를 준비할 때에는 그렇게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무대 이후에 우리의 모습을 해석해주시고 좋게 받아들여주시고, 어떤 대표성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뿌듯하더라. 새로운 모습을 시도해서 귀감이 되었던 거 같다. 좋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그 무대 이후로 잘생겼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기분이 어떤가. 어디선가는 '잘생쁨'이라고도 하더라.
너무 좋다. 예쁘다는 말도 잘생겼다는 말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까마득한 후배들이 생긴 9년 차 아이돌로서 고민이 있나.
점점 새로움을 찾게 된다. 우리가 그동안 보여주지 못한 매력이 뭔지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멤버들과도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다음 앨범 콘셉트를 어떻게 잡으면 좋을까, 의상은 어떻게 할까 이야기한다. 다른 가수들의 무대를 보면서 참고도 하고.



이전 인터뷰에서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이야기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마음에 안 담아두기 위해, 표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반대되는 의견을 이야기할 때 꼭 대안을 제시한다. 대안이 생각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아닌 거 같은데 뭔지는 모르겠어'라고 이야기하진 않는다. 내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라 고민의 결과로 이해해준다. 멤버들과 스태프들 모두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다.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소아암 환우, 학교 밖 청소년 등에 기부를 해왔다.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회사 내부에 '러브FNC'라는 재단이 있다. 봉사활동도 다니고 배움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도 짓고 후원도 한다. 나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 재단을 통해 유기견 봉사를 가게 됐고, 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고 내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여러 방법으로 실천 중이다. 그중 하나가 기부다.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뿌듯하고 행복하다. 또 기부를 통해 좋은 영향력을 퍼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걸 보고 다른 사람이 참여할 수도 있고. 나뿐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분들도 기부를 많이 하신다. 그런 기사가 나면 팬들이 동참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또 하나의 선한 영향력이 아닐까 싶다.

'빅이슈'의 표지 모델로 선 것 또한 그 일환이겠다. 연예인이 아닌 20대의 자연인 설현이 그리는 삶의 방향은 어떤가.
일단 건강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이건 지금 잘 이루고 있다. 그리고 20대에는 많이 도전하고 싶다. 나중에는 안주하는 삶을 살게 될 거 같아서 조금이라도 젊고 어릴 때 다양하게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틀 안에 갇히기 싫다. 나는 지겨운 게 싫다. 미디어를 통해 보여지는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사람들이 나라는 사람을 하나의 이미지가 아니라 여럿으로 떠올렸으면 좋겠다. 한 가지에 국한되기 싫다.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연기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지난해엔 <나의 나라>에서 당찬 여장부 '한희재' 역으로 호평받았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최근에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관람했다. 전도연 선배님에게서 엄청난 내공이 느껴지더라. 나도 언젠간 저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고, 동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만큼 너무 멋있으셨다. 나도 임팩트가 있는 멋진 연기를 하고 싶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다가 좋아하는 문장이 있으면 기록을 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최근에 마음에 남았던 문장이 있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생기면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두거나 사진을 찍어둔다. (휴대폰을 한참을 뒤적이더니) 오글거려서 조금 민망한데. 이게 글로 읽으면 괜찮은데 말로 하면 오글거릴 때가 있더라.(웃음) 최근엔 드라마 <굿 플레이스>에 나온 대사가 인상 깊었다. "변화는 두렵기도 하지만 난 예술가야. 즉 두려워하는 게 내 일이란 뜻이지"라는 대사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두려워하는 자체가 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대로도, 배역으로도 그렇고 항상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다. 항상 새로운 배역을 맡아서 새 사람을 연기한다고 생각한다. 매번 새 인생을 사는 건데 변화를 두려워하면 이 일을 할 수 없다.

일 말고 최근 가슴이 뛰었던 경험이 있나.
그저께 처음으로 볼링을 쳤다. 내가 되게 못 치더라.(웃음) 첫날 35점이 나와서 실망했다. 그래서 어제 또 갔다. 자세를 연습했더니 60점까지 올랐다. 내가 노력해서 조금씩 점수가 오른다는 게 두근두근 한 것 같다. 더 잘 치고 싶어서 오늘도 갈까 싶었는데 질릴까봐 조금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웃음)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어떤 말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어서 조심스럽다. 그냥 건강을 챙기시면 좋겠다. 모든 분들이 좀 더 건강히 편안하게 지내시길 바란다.


진행 김송희・양수복
사진 백상현
스타일리스트 강이슬
헤어 강미(라보드케미)
메이크업 주서영(라보드케미)
플라워 스타일링 여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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