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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29 커버스토리

강력한 펀치 한 방

2020.06.30 | 예능인, 운동 천재 김민경

<맛있는 녀석들>(이하 <맛녀들>)의 애청자라면 <오늘부터 운동뚱>(이하 <운동뚱>)으로 성장 만화의 주인공처럼 잠재력 발굴과 성과 달성을 무한 반복하는 김민경의 행보를 예측했을지도 모르겠다. <맛녀들>에서 “짜장면!!” 하는 기합과 함께 장작 패기에 연달아 성공해 나머지 남자 출연자들을 멋쩍게 만든 김민경은 <운동뚱> 프로젝트로 민경장군의 새로운 의미를 알렸다. 아니 민경장군이라는 기존의 별호에 ‘민경대장군’, ‘킹갓제너럴민경대장군’ 등 매회 닉네임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 게 맞겠다. 생전 안 해본 종목임에도 금방 안정감 있게 선배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그를 향해 운동 선생들은 국가대표로 키우고 싶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단순히 힘이 좋을 뿐 아니라 끈기와 기초체력, 평형 기능과 눈치까지 뛰어나 미래가 기대되는 운동 유망주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예능으로 시작한 방송에서 자기도 몰랐던 능력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발전시키며 성실하게 목표치를 깨부수는 그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에게 자기 몸을 돌아보게 하며 어떠한 카타르시스마저 선사한다. 자기 능력을 자기만 모르는 운동 천재 김민경은 ‘그걸 어떻게 해!’라며 상상 밖으로 밀쳐냈던 일들에 도전하고 싶게 만들고, 혹시 나에게도 그간 발견하지 못한 놀라운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닌지 뒤늦게 새로운 꿈을 꾸게 만든다.

오늘 아주 멋졌다. 화보 촬영을 마친 소감은.
무척 힘들었다. 항상 찍던 사진이 아니라서 어렵더라. 슈트 보고 스태프들이 김준현 씨 옷 뺏어 입고 왔느냐고 해서….(웃음)

<오늘부터 운동뚱>이 10회로 마무리되는 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했다. 운동하는 걸 무척 싫어했는데, 계속 하는 건 괜찮은가.
헬스를 시작할 땐 무척 힘들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관심을 많이 받고 기대 이상으로 잘한다는 칭찬을 들으니까 신나서 하게 됐다. 헬스 한 가지만 보여드리면 (시청자들이) 지루해하실까 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긴 한데, 헬스가 제일 쉬웠던 것 같다. 기대만큼 잘하지 못할까 봐 새로운 도전이 걱정된다. 뭐든 새로운 도전에는 부담과 걱정이 따라오는 것 같다.

성장 만화의 주인공 같다는 말들이 들린다. 다시금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그동안 방송에서 남자들이랑 허벅지 씨름을 많이 했다. 처음엔 한 명 한 명 이기는 데 별 마음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방송 섭외가 들어오면 그걸 장기처럼 하고 있더라. 패널이나 MC들과 허벅지 씨름을 하면서 지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 이제까지 쌓아온 공이 있는데 한번 지면 공이 무너져버릴 것 같아서 이를 갈면서 오기로 한다. 이기면 뿌듯하고 기분 좋다. 아, (김)준현 선배는 아무 방송국이나 가서 겨루고 이기고 나오면 멋있겠다고 도장 깨기 프로젝트를 해보라고 한다.(웃음)

정말 한 번도 진 적이 없나.
아직까진 없다. 그래서 나랑 한번 겨뤄보자고 도전하는 분들이 있다. 어설프게 지면 모든 게 거짓말처럼 될까 봐 가끔 겁이 난다. 그러면 “몸이 좋지 않아서….” 하면서 피한다.(웃음)

승부욕이 강한 편인 것 같다.
맞다. 다른 데는 욕심이 없고 져도 상관없는데, 왠지 힘을 겨루는 일에서는 지면 자존심이 상한다. 전에도 내가 힘이 세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지면 안 돼. 넌 센 사람이야.’ 하는 생각이 강해졌다.

본인이 힘이 세다는 걸 언제부터 알았나.
어릴 때부터 그랬다. 인정받는 게 좋아서 지는 게 더 싫었던 것 같다. 내가 사 남매 중 셋째인데, 중간에 끼어 있다 보니 사랑을 바라는 면이 있었다. “언니니까 그러면 안 돼, 동생이니까 그러면 안 돼.” 하는 말을 자주 들었고 힘처럼 내가 잘하는 것으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 했다.

어릴 땐 어떤 아이였나.
글쎄, 힘센 거 외엔 잘하는 게 없었다. 개구쟁이도 아니었고 진지하고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옛 친구들은 내가 코미디언이 된 걸 신기해한다.

어린 시절 꿈은 뭐였나.
연기자였다. 여러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다. ‘기자는 어떤 삶일까, 백수는?’ 하며 상상하길 좋아했다. 사춘기에는 내 삶이 못마땅했을 수도 있고. 어쩌다 보니 지금 배우가 아니라 코미디언이 됐고 운이 좋았다 생각한다. 물론 힘들지만 사람들이 친근감을 느낀다는 면에서 좋은 직업이다. 내가 원한 삶과 다르지 않다. 어떤 코미디언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으면 시장에 가서 어머니들 만나고 하는 프로그램이 좋다고 말하곤 한다. 매니저가 어떤 스케줄을 하고 싶으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건방져 보일 수 있지만 잘나가는 프로그램보다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좋다고 했다. 어르신들이든 누구든 부담 없이 다가와서 “아유, 잘 보고 있어. 화면보다 예쁘네!” 하고 말을 건네는 모습이 정감 있게 느껴진다.

<운동뚱> 시작할 때 “김민경이 운동을 한다고?” 하고 반신반의했다가 너무 잘해서 놀랐다는 시청자가 많다. 운동 능력이 화제가 되면서 시즌 2로 이어지게 됐고. 주변 사람들 혹은 시청자의 코멘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
음, 정말 하기 싫었던 건데….(웃음) <맛녀들> 출연자 넷 중 누가 했어도 대박 났을 거다. 그런데 감독님이 감사하게도 “네가 처음 탁자를 드는 순간으로 화제를 모았고 흐름을 탔다. 시작이 좋았고 네가 성실히 해서 잘된 거다.” 하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나를 보고 운동을 시작했다는 분이 많더라. 사람들이 나를 보며 힘을 얻어서 운동하고 건강해지는 선순환이 참 좋다. 내가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뿌듯하다.

운동 전후 몸과 마음의 변화가 있나.
사람들이 ‘얼굴 혈색이 좋아졌다, 예뻐졌다, 슬림해졌다’고 하더라. 사실 나도 사람이라 욕심이 나서 얼굴 경락 마사지를 받는다.(모두 웃음) 칭찬 듣고 기분이 좋으니까 경락도 받아보고 여러 가지를 해보고 있다. 이참에 겸사겸사 운동을 하면서 미용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프로그램이 아니었으면 운동은 절대 안 했을 거다. 일만 해도 벅차고 나머지는 다 귀찮아 집에 가서 쉬고만 싶었는데 운동을 하면서 얻는 에너지가 있더라. 활동적이 되고 밝아진다. 남들한테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나한테 계속 운동할 거냐고 물으면 싫다고 할 것 같다.(웃음) 사실 시즌 2가 결정되기 전엔 시즌 1이 끝나면 헬스를 꾸준히 다니려고 했다. 근데 시즌 2를 하게 되니 자신이 없더라. 우선 시즌 2부터 하고 나서 차근차근 다시 해볼까 한다.

학창 시절 체육 시간에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하다.
시키는 건 다 하는 아이였다. 책임감 때문에 시키는 건 다 했다. 그런데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없었다. 운동을 잘했는지는 모르겠다. 예를 들어 배구공 튕기기를 몇 개 하라고 하면 꼭 해내려고 했다. 누가 목표치를 정해주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아프면 병원에 스스로 잘 안 가고 매니저가 가라고 해야 간다. 손이 많이 가는 타입이다.

목표를 세워주면 달려가는 건 진짜 운동선수의 정신 아닌가.
그렇다고 하더라.(웃음) 영상에 달린 댓글 중에 “김민경이 국가대표 선수가 아니어서 태릉이 메달을 잃었다."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너무 웃겼다. 어떤 분은 “나이 마흔에 저걸 한다고?”라고도 하고. 댓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운동하면서 얻은 게 참 많다. 내가 이렇게 사랑받을지 몰랐다. <운동뚱>을 보면서 날 좋아하게 된 분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더 욕심이 생긴다.

김민경이라는 사람의 행보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남다른 40대의 시작인 것 같다.
이 나이에 나를 누군가가 응원하고 좋아해주는 게 신기하다. 이 직업은 악플이나 비판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게 상처가 되고 힘들었는데,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들으면서 치유되는 걸 보면서 아리송하다. 너무 좋다가 너무 힘들다가 한다.

재작년 5월부터 개인 유튜브 채널에 먹방과 쿡방 영상을 올리고 있다. 유튜버 김민경은 방송인 김민경과 어떤 점이 다른가.
많이 다르다. 방송에선 시선을 끌고 화제를 모으고 내가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지만, 내 유튜브 채널에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갑 휴지를 보며) 만약 방송에서 이걸 뽑으라고 하면 뽑는다. 그런데 유튜브 채널에선 “나 안 뽑을래.” 하고 진짜 안 뽑는다. 내 방송이니까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싶다. 코미디언 김민경이 아니라 인간 김민경을 보여주는 채널이다. 내 채널의 장점은 악플이 없다는 거다. 처음에는 내가 상처받고 이 채널마저 포기해버릴까 봐 관리해주시는 분이 몰래 조금씩 지웠다고 하더라. 내가 좋지 않은 내용의 댓글을 보면 금방 흔들린다. 분명 내가 (악플을) 봤으면 “이런 소리를 들어가면서 굳이 왜 해야 해. 안 할래.” 했을 거다. 일부를 지운 거긴 해도 어쨌든 지금은 청정 지대가 됐고 구독자들이 위안을 얻는 것 같아서 좋다. 여기만큼은 마냥 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때 타지 않게 이대로 끌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조회 수나 구독자가 많지 않아도 우리만의 아지트, 공감할 수 있는 방으로 생각한다.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 229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양수복
사진 백상현
스타일리스트 박지영
헤어 성익(코코미카)
메이크업 정민(코코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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