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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0 인터뷰

‘불편한 소비’가 가져올 공생

2020.07.13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김인선

‘소비’가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순 없을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김인선 원장의 고민은 ‘산다는 것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바이소셜’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김 원장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한 번 더 고민하는 소비가, 지금 이 물건은 누구의 손에서 출발했을지 상상하는 것이, 결국엔 함께하는 공생을 이룬다고 믿는다.

‘사회적 가치를 구매한다’는 ‘바이소셜’ 캠페인에 대해 소개해주기 바란다.
소비 행위가 ‘내 필요의 충족’에 그치지 않고 사회 변화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국민 캠페인’이다. 매일 반복되는 소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취지다. 사회와 공존하기 위해 돈을 쓰는 방식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다.

소비의 새로운 의미를 일상에서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다들 아침에 세수를 하지 않나. 다양한 물건 중 나는 ‘동구밭’에서 만든 비누를 사용한다. 동구밭은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은 원료로 비누를 생산하는 회사로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한다. 이 회사의 비누를 사용하면 환경보호는 물론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물품 구매로 사회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연결점이 의외로 많다.

평소에 소비 방식에 대해 고민하기 쉽지 않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
물건의 출발점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예전에 아이들에게 “달걀이 어디서 나오지?”라고 물으면 “냉장고에서 나와요.”라고 답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요즘 전국 각지에 로컬 매장이 많아지고 있다. 거기 가보면 농부들이 실명을 밝힌 농작물을 판다. 같은 양배추여도 모양도 다르고 재배한 사람도 다르다. 이런 실명제를 통해 ‘누군가가 작물을 재배하고 물건을 생산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소비하는 감각을 키울 수 있다. 패스트 패션도 마찬가지다. 매일 새 상품이 나오지만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사회적경제 안에서도 공정무역을 통해 거래한 원료로 화장품과 옷이 만들어진다. 내가 산 물건이 익명성을 요구하는 ‘물건 더미’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에서 생산됐다는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해외에서도 ‘바이소셜’ 해시태그와 시민운동이 활발하다. 한국에서 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2018년에 영국 에든버러에서 사회적기업 월드포럼이 열렸다. 내가 원장으로 부임한 뒤 열린 첫 국제회의였다. 포럼 중 사회적기업의 판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세션에 참여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회적기업이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데, 다른 나라에선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궁금했다. 그때 ‘바이소셜’을 알게 되었고,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으로 키우고 싶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이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라고 봤다. 그래야 칭찬도 듣고 개선점도 찾을 수 있으니까.

소비자뿐 아니라 일반 기업도 사회적 소비와 생산에 기여할 방법이 있을 것 같다.
기후위기를 예로 들 수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이 핵심 과제인데, 사실 에너지 소비의 주범은 거대 산업이다. 산업에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생산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기후위기 해결은 어렵다. 바이소셜이 국민 캠페인이긴 하지만 기업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줄이면서 어떻게 물건을 생산할지, 장애인 고용을 어떻게 늘릴지, 투자나 구매 계약을 사회적기업과 어떻게 함께 할지 고민할 수 있다고 본다.

코로나19로 대면 소비 활동이 어려운 지금,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바이소셜 캠페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e-store 36.5+(사회적경제 판로 지원 통합 플랫폼)’는 사회적기업의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기능하고 있다. 어떤 물건이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 플랫폼을 참고해도 좋다.(웃음) 다만,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물건을 구매하는 것만이 바이소셜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보다 동네 식당을 찾는 것, 대형 마트보다는 작은 가게를 찾아가는 것도 바이소셜이라고 본다. 바이소셜이 지향하는 건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한 선택’이다. 청소년이나 직장인, 노년층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선택 가능한 것이 있을 수 있다. 그 다양성을 촉발하는 것이 바이소셜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사회적기업의 날을 맞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코로나19가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전 세계가 앓고 있는 이 위기는 너무 많이 생산하고, 경쟁하고, 빨리 성장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어쩌면 바이소셜은 “조금 불편해집시다.”라는 부탁일지도 모른다. 지금을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자산을 물려주기 위한 숙고가 필요한 시점으로 이해하면 어떨까.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바이소셜이 분명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웃과 자연과 공생해야 한다는 희망이 담긴 메시지를 바이소셜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지 않을까.


황소연
사진 이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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