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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8 커버스토리

얼굴이 곧 서사 2

2020.11.13 | 배우 이준혁 인터뷰

※ 이전 기사 <얼굴이 곧 서사 1>에서 이어집니다.

차기작은 김옥빈과 호흡을 맞추는 드라마 <다크홀>이다. 연기하게 된 캐릭터 유태한은 경찰 출신 레커차 기사라고 소개됐다.
지금 촬영 중이다. 태한의 과거는 그렇게 설정돼 있고, 현재는 더 껄렁껄렁한 인물이다. 동재와는 또 다른 껄렁한 인물일 것 같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드라마에 주로 출연했고, <신과함께>, <언니>, <야구소녀> 등 최근 1년에 한 작품씩은 영화도 하고 있다. 작품을 고를 때 주로 어디에 기준을 두나.
그때그때 최선의 기회를 잡는 편이고 그 와중에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고르기도 한다. 드라마나 영화라고 형식에 따라 선택에 차이를 두는 건 아니다. 한동안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 같으면 다음엔 다른 느낌의 인물을 찾는다. 내가 지루하지 않은 정도면 되는 거 같다. 나도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보는 시간이 있지 않나. 쉴 때 보는데 소비자로서 다른 작품이 더 재밌으면 시간 낭비다. 그러면 안 된다.(웃음)

까다로운 시청자 같다. 최근에 보고 만족한 작품이 있나.
영화 <테넷>을 봤다. 복잡하다는 평이 많던데, 나는 오히려 심플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멘토> 시절에 추구했던 바와 <인터스텔라>의 느낌이 잘 융합된 거 같다. 과학적인 이야기와 문학적인 장치가 굉장히 잘 섞인 거 같다. 과학적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문학과 철학에 더 가깝다.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영화 이야기를 자주 하더라. 작품을 챙겨 보고 찾아보는 감독이나 배우가 있나.
맞다. 영화 자체를 좋아한다. 예를 들어 배스킨라빈스 같은 데 가면 수십여 가지 맛이 다 괜찮다. 그중에 내 취향에 더 잘 맞는 게 있지만 실패하더라도 시간 낭비로 느껴지지 않는다. 보는 행위에서 오는 만족감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땐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유독 애정이 가는 특정 감독이 있기보다 다 좋다.

쉴 때는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집이 최고다. 특별히 뭘 하기보다 그저 멍하니 시간을 보낸다. 운동도 한다. 복싱이랑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데 어쩐지 취미가 아니라 일로 느껴진다. 일로 쓰일 수 있는 운동이라서 그런 것 같다.

예전에 실제 본인과 비슷한 역할을 만나지 못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 이준혁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없는 존재인 것 같다.(웃음) 생각해보면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다는 건 그 시간 동안 남의 얘기를 듣는 거고, 일할 땐 가상의 캐릭터로 사는 거니까. 나는 그냥 푹 퍼져 있는 존재 같다. 그게 딱 나답다. 가장 나다운 시간을 생각해보면,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다할 때나 일할 때의 동선을 배제하면 나는 그냥 퍼져 있는 존재다.

그러면 다른 작품에서 본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캐릭터도 없겠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워낙 극적이기 때문에 비슷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비슷하면 무척 피곤할 것 같다.

무사태평한 삶을 지향하는 건가.
그냥 퍼져 있고 싶다.(웃음) 사람마다 다른 건 안다. 외향적이라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친구가 있고 나도 가끔 그럴 때가 있지만, 평균적으로는 영화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올바르게 퍼져 있는 때가 나한테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닌가 싶다.

올바르게 퍼져 있다는 건 어떤 순간을 말하나.
이런 거다. 아주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내일은 일이 없지만 앞으로 쭉 없는 건 아닌 상태. 불안감 없이 퍼져 있는 상태다. 지금보다 나이가 적을 때는 앞으로도 일이 없는 ‘완전 퍼짐’이 가능했는데 나이를 먹은 지금은 불가능하다.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퍼짐을 추구하게 됐다.(웃음) 퍼져 있는데 불안하면 올바른 퍼짐이 아니다. 언젠가 인터뷰에서 ‘타협한 나무늘보’ 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주변에서 너무 한심하게 보지 않을 정도로만 퍼져 있으려고 한다.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이틀 정도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퍼져 있어도 괜찮다고 봐주는 시선을 얻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다.

외모 낭비가 아닌가! 지난 2012년에도 《빅이슈》 표지를 장식했었는데 기억하나. 표지 인물이 된 게 이번이 두 번째인데 소감이 어떤가.
당연히 기억난다. 8년이나 지났다니 너무하다. 세대교체가 다 됐을 텐데 나만 그대로인 것 같아서 끔찍하다.(웃음) (올해는 《빅이슈》 창간 10주년이다.) 그런가. 2012년이면 거의 초창기였겠다. 잡지의 태생을 함께했다는 사실이 더없이 신기하다. 그런데 그때 화보에서 나는 왜 꽃을 들고 있는 걸까.(웃음)

당시 인터뷰를 보면 ‘깊이 있는 배우’가 목표라고, 천천히 다듬어가겠다고 했다. 잘되고 있는 것 같은가.
모르겠다.(웃음) 옛날에는 야망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 깊이가 있는 건가. 천천히 가고 있기는 한데 깊이는 모르겠다.

어쩌면 10년 후에 《빅이슈》와 다시 만날 수도 있겠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언가.
일을 꽤 오래해왔으니까 현장에 누가 되지 않게 알맞은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모든 걸 책임질 수는 없지만 최대한 책임질 수 있는 범위만큼은 해내고, 그 범위가 더 넓어지면 좋겠다. 지금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성과를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낀다. 2012년 《빅이슈》 표지를 찍을 때가 드라마 <적도의 남자>에 출연할 때다. 처음엔 시청률이 낮아서 찬밥 신세였다가 나중에 올라서 1등을 했다. 같이 일하던 매니저랑 헤어 담당 스태프가 기뻐서 막 우는데 마음이 찡했다. 작품도 그렇고 오늘 찍은 화보도 절대 혼자서는 못 하지 않나. (촬영 스튜디오를 가리키며) 저기 선 순간 내가 아니다. 나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기뻤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니 욕심을 내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준혁 배우의 더 많은 고화질 화보와 인터뷰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 23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양수복
사진 김영배
비주얼 디렉터 박지현
스타일리스트 서나원·박현지
헤어 가희(정샘물)
메이크업 윤미(정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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