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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8 빅이슈

길 위에 서 있는 남자들을 뮤지션으로

2020.11.27 | 빅이슈 10주년 기념 앨범 <Seat> 프로듀서 Maalib(고재경) 인터뷰

빅이슈는 매년 다양한 프로젝트와 협업하지만 올해는 특히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10주년을 맞은 빅이슈에 DJ 겸 프로듀서로 활발히 활동 중인 고재경 PD가 음반 발매 프로젝트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고 PD에게 이번 프로젝트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오늘 참여한 분들 모두 고 PD가 잘해줘서 녹음이 쉽게 끝났다고 칭찬하더라.
아니다. 빅판 선생님들이 잘해주신 덕분이다.(웃음)

어떻게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나.
10년 전 빅이슈가 우리나라에 처음 생겼을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중간중간 빅돔 활동도 했고 홈리스 월드컵 때도 축구를 워낙 좋아해서 자원봉사를 했다. 올해 10주년이라는 소식을 듣고 돕는다기보다 무언가를 같이 하고 싶어서 제안하게 됐다. 처음엔 한두 곡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욕심이 점점 커져서 일곱 곡이 되어버렸다.

일곱 곡의 구성은 어떻게 되나.
선생님들의 가창이 들어가는 곡이 다섯 곡이고, 하나는 연주곡이다. 나머지 한 곡은 피처링으로 영화음악 하는 이민희 씨가 도와줬다.

가창이 들어가는 다섯 곡에 대해 설명해달라.
빅판 선생님들이 주신 글을 바탕으로 가사를 만들었다. 이 앨범은 기획할 때부터 빅이슈의 10주년을 있게 한 선생님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담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러웠지만 개인적인 일화나 노숙 생활 경험을 충분히 들으려 애썼고, 그러면서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오늘은 ‘러버’라는 곡을 녹음했는데, 서명진 선생님이 내년에 결혼하신다며 연인에게 바치는 가사를 써주셨다.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비롯해 여태껏 판매하면서 든 감정이나 생각도 노래에 담았다.

빅판에게 받은 글 중 특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
모든 곡의 가사를 이미 다 외운 상태이긴 한데(웃음), 아무래도 앨범의 실마리가 된 건 문영수 선생님의 글 <길 위의 남자>다. 실례가 될까 봐 개인적인 서사를 묻기에 조심스러웠는데 먼저 공개해주신 느낌이었다. 이 덕분에 그 후론 쉽게 풀렸다. 이 글이 ‘서 있는 남자’라는 곡으로 탄생했으니 기대해주기 바란다.(웃음)

이전에도 비전문가들과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나.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녹음을 시작하니 다들 금방 적응하셔서 작업자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아까 녹음이 끝난 후 빅판들에게 물어보니까 많이 긴장했다던데.
그런가?(웃음)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더 긴장했다. 녹음실에서 선생님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내가 어떻게 주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녹음을 시작하자 금방 해결됐다.

빅판들과 처음 만난 순간을 기억하나. 첫인상이 어땠나.
총 네 분이 참여하셨는데 오현석 선생님은 대략 10년 전쯤 임대주택으로 이사하실 때 내가 빅돔으로 활동하면서 도와드렸었다. 그때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니 금방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른 분들도 오가면서 많이 뵈어 익숙한 얼굴이었다.

문영수 빅판은 안연호 빅판의 목소리가 좋다고 칭찬하던데, PD로서 보기에 가장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누군가.
다들 잘하셔서 한 명만 꼽기는 어렵다. 그런데 안연호 선생님이 특별히 언급된 이유는 알 것 같다. 안 선생님은 노래방을 자주 다니신 모양이다.(웃음) 노래를 많이 불러보신 분 같다. 서명진 선생님은 밴드 활동을 하셔서 박자 감각이 좋으시고. 네 분 다 내 예상보다 훨씬 음정이 정확하고 노래를 수월하게 부르시더라.

작업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작업자로서 놀란 부분이 있다. 녹음을 시작하면 네 분이 하나같이 첫 음을 틀렸다. 첫 음을 잡는 건 가수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라 당연하다. 그런데 그 뒤에 바로 원래 멜로디를 따라가시더라.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평소에 음악을 많이 듣고 음악적 감각이 있는 분들이구나 싶어서 많이 놀랐다.

음악적 감각을 끄집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면서 기쁨이 컸을 것 같다.
맞다. 250님과 FRNK(프랭크)님을 비롯해 가창 녹음을 도와주는 협업자들이 20명 정도 있었다. 모두 많은 분들이 함께 힘써준 덕분이다.

이번 앨범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각인될까.
커다란 바람 하나를 이룬 것 같다. 10년 전부터 막연히 언젠가 빅이슈랑 작업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바람을 이뤄서 좋다. 나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드디어 꿈꾸던 프로젝트를 하게 된 걸 축하한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좋은 기회를 주신 빅이슈에 깊이 감사드린다. 앨범을 멋지게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주시는 많은 분들 앞에 선 책임감으로 끝까지 열심히 작업하겠다. 단순히 매거진을 홍보하기 위한 앨범이 아니라 좋은 음악을 담은 앨범으로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작업 중이니 많이 들어주시기 바란다.


양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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