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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42 커버스토리

절대 밥을 잊지 못할 거야

2021.01.25 | 프로듀서 애덤 롤스턴의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2> 제작기

2016년 11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에세이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을 영화로 만든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 영국에서 개봉했다. 영화 개봉 전날, 런던 커즌 메이페어에서 열린 대규모 프리미어 시사회에서 밥은 스타답게 자신의 친구 제임스의 어깨에 올라탄 채로 한 시간 넘게 레드 카펫에 머물렀다.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고, 밥의 팬들은 환호했다. 수년 전, 둘이 집도 절도 없이 거리를 떠돌던 때와 모든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8년 11월, 원작의 대필 작가 게리 젠킨스가 내(편집자 주 : 프로듀서 애덤 롤스턴을 지칭함.)게 이메일로 링크를 하나 보내왔다. 영화가 뒤늦게 중국에서 개봉했고 의외로 좋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는 내용이었다. 중국 박스오피스 3위라는, 영국에서 만든 작은 독립영화로는 전례 없는 성적이었다. ‘과연 관객이 속편을 원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속편을 만들어야만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할 이야기가 남긴 했을까? 전편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은 이미 원작인 두 권의 책 <내 어깨 위 고양이, 밥(A Street Cat Named Bob)>과 <밥이 본 세상(The World According to Bob)>을 합쳐서 만든 것인데 말이다. 아동용으로 출간된 책을 바탕으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TV 시리즈 <내 이름은 밥(My Name is Bob)>, <밥, 구조하러 가다(Bob to the Rescue)>도 제작됐다. 아직 남은 자료는 하나뿐이었다. 바로 제임스 보웬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전 마지막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이자 세 번째로 출간한 책인 <밥의 선물(A Gift from Bob)>이었다. 후속작을 위한 계획이 시작되었다. 전편보다 더욱 크리스마스 색이 강하고, 가족적인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게리 젠킨스가 각본을 쓰기로 했다. 제임스와 밥의 이야기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사람보다 더 적합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의 중국 배급사인 DDDream에서 속편 제작 여부를 문의해왔다. 게리 젠킨스는 후원자와 대형 배급사를 등에 업고 각본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감독, 같은 배우로 시작된 영화 제작
속편을 만드는 가장 큰 장점은 제작비 규모와 그에 맞는 촬영 스케줄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전편의 스태프 중 몇 명이나 속편에 투입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가장 먼저 전편의 감독 로저 스포티스우드에게 연락했지만 아쉽게도 스케줄이 맞지 않았다. 따라서 영화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감독으로 누구를 새로 기용할지 신중히 고민해야 했다. 그때 동료 중 한 명이 찰스 마틴 스미스라는 배우 출신 감독을 추천했다. 찰스는 가족영화와 동물영화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었다. 그가 연출한 <돌핀 테일>, <돌핀 테일 2>, <더 웨이 홈>은 예산도 충분했고 눈에 띄는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들이었다. 그런 영화를 만든 감독이 과연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2> 같은 저예산 독립영화에 관심이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보낸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찰스는 우리 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전편의 팬인 데다 영국에 대한 애정도 컸기 때문이다. 전편에서 ‘제임스 보웬’ 역을 맡은 영국 배우 루크 트레더웨이는 다행히 스케줄이 맞았을 뿐 아니라 제임스 역을 다시 맡는 데 의욕이 넘쳤다. 모든 배급사가 제임스 역을 루크가 다시 맡아주길 바랐고, 감독 또한 연속성이나 재능 면에서나 루크가 출연해주길 원했다. 그렇다면 밥은 어땠을까? 밥은 전편 때보다 네 살이나 더 먹은 상태였고 전보다 심술궂어졌지만 면밀한 건강검진을 거친 끝에 영화에 출연해도 좋다는 수의사의 소견을 받았다. 물론 전편에서도 밥의 대역을 맡아준 ‘레오’, ‘자파’ 등 다른 공동 출연 고양이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촬영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런던의 트위커넘 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최초 기획부터 촬영까지 제작은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프리 프로덕션이 2019년 9월 트위커넘 스튜디오에서 시작됐고, 촬영은 11월 초에 시작해 12월 6일에 끝났다. 촬영은 대부분 웨스트 런던에 있는 세트와 야외 촬영장, 트위커넘 스튜디오 3번 세트장에서 진행됐다. 원작 책과 영화 전편에서 중요하게 다룬 로케이션인 코번트 가든과 이슬링턴 지구의 엔젤 역시 이번에도 주요 로케이션이 되었다. 촬영을 진행한 시기는 때마침 영화 속 시기와 일치했다. 2015년 전편을 제작할 때 배웠듯이 연말에 촬영하다 보니 런던의 겨울을 제대로 포착할 수 있었다. 게다가 길거리와 상점들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춰 꾸며놓은 덕분에 영화에 필요한 느낌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밥, 너를 잊지 않을게
촬영 과정에서 백미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도 촬영장과 트위커넘 스튜디오를 전혀 잊지 않은 듯 행동하는 밥의 모습이었다. 모든 게 제 손바닥 안이라는 듯 익숙하게 행동했기 때문이다. 위풍당당하고 침착하게 앉아 있는 밥을 보며 모든 스태프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나 또한 그 모습을 보며 촬영 내내 피곤한 줄도 몰랐다.

하지만 슬프게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길고양이 밥은 2020년 6월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영원히 숨 쉬게 된 밥은 이번 크리스마스에 마지막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다. 밥이 세상을 떠난 후 제임스 보웬이 밝힌 심경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밥이 내 인생을 구원했다. 이 말이 딱 맞아요. 밥은 제 동반자가 되어줬을 뿐 아니라, 제가 인생에서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방향과 목적을 제시해줬거든요. 우리가 책과 영화를 통해 함께 이룩한 모든 것은 말 그대로 기적 같아요. 밥은 수천 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수백만 명에게 감동을 줬어요. 밥 같은 고양이는 세상 어디에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거예요. (밥이 세상을 떠난 뒤) 마치 인생의 불빛이 사라진 기분이 들어요. 전 절대 밥을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자료제공 (주)블루라벨픽쳐스
정리 양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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