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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0 커버스토리

배우 염혜란 인터뷰 (1)

2021.05.10 | 용기와 꿈의 조우

[© 원피스 아바몰리 / 벨트 알렉산더 맥퀸 / 이어링, 스카프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치유 능력을 지닌 히어로로 분한 염혜란에게 실제 초능력이 있다면 아마 변신술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증인>에서 살인 용의자로 지목돼 마지막에 소름 끼치는 반전을 선사한 ‘미란’, 그리고 당당한 전문직 여성인 동시에 속 썩이는 남편을 사랑하는 <동백꽃 필 무렵>의 ‘자영’. 그 사이 무수히 많은 염혜란의 얼굴들이 있다. 발을 들인 지는 20년, 연극과 영화만 하다가 <디어 마이 프렌즈>로 TV 드라마 연기에 도전하면서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던 그는 이제 시청자가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하반기 기대작 여러 편에 이름을 올려놓은 염혜란이 이 다음에 보여줄 얼굴은 무엇일까.

최근‘화보 천재’라는 별명이 생겼다. 오늘 촬영은 어땠나?
아유.(웃음) 예전에는 사진에 거부감과 공포가 좀 있어서 힘들었는데, 스태프들이 잘 도와주니까 (사진이) 잘 나오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카메라 앞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여전히 잘 모르지만 예전보다는 좀 편해졌다. 그동안은 걸 크러시를 보여주는 센 콘셉트로 많이 찍었는데 오늘 밝은 모습으로 찍으니까 리프레시 되고 좋다.



작년엔 <동백꽃 필 무렵>, <증인>, <야구소녀>, <걸캅스>에 출연했고, 올해 벌써 <경이로운 소문>, <아이>,<새해전야>, <빛과 철>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다작하는 배우가 된 소감은?
코로나19로 몹시 힘든 환경에서 일이 많이 들어오는건 아주 행복한 일이라고 느끼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더욱 그럴 것 같다. ‘아, 그때 참 행복했어요.’ 하고. 작품이 들어온다는 건 배우로서 무척 행복한 일이다. 그런데 우려되는 점도 있다. 너무 식상해하진 않을까, 내가 가진 모습을 너무 일찍 다 드러내 보이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 작품을 골라서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고(웃음) 지금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많았으니 이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다.

[© 선글라스 레이븐티얼스 / 슈즈 미우미우 / 이어링, 링 아쿠푸 / 재킷, 스커트, 장갑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출연작마다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소화하는 배우다. 최근작으로 말하면 <빛과 철>에서는 서늘하고 미스터리한 ‘영남’으로,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동료를 가족처럼 챙기는 따뜻한 히어로 ‘매옥’을 연기했다. 두 작품의 촬영 기간은 어땠나. 각각의 인물을 연기할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나?
촬영 기간은 완전히 달랐다. <빛과 철>은 거의 2년 전에 찍어놓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 개봉했고, <경이로운 소문>은 최근 촬영했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생겨서 영화 개봉 시기에 변화가 많다. 그래서 더 많은작품을 동시에 하는 배우처럼 보이는 것 같다.(웃음) 보자마자 어떤 이미지나 생각이 딱 떠오르는 인물이있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캐릭터마다 다르다. 그리고(캐릭터를)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찍는 과정에서 바뀌기도 한다. 나한테 온 캐릭터들은 사실은 엄청난 역사를 가진 인물이다. 인물 하나하나가 다 책 한 권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며 태어나 자란 성장 배경을 다 생각하면서 만들어간다.


드라마 연기에 어떤 두려움이 있었나?
연극배우들이 TV라는 매체에 적응하지 못해서 혼난다고 들었다.(웃음) 연결 맞추는 데서 ‘아까 거기서 오른손으로 하셨는데 왜 왼손으로 해요!’ 이럴까봐. 연극배우들만 아는 대표적인 실수들이 있다. 카메라 없는 데서 연기하면 왜 안 보이는 데서 연기하느냐고 할까 봐.(웃음) 그날도 기억이 난다. <동네의영웅>에서 어려운 장면은 아니었는데 빨래를 개면서 계속 대사를 해야 했다. 연결을 맞춰야 하니까 청바지 그다음은 뭐, 외우면서 연기했는데 너무 빨리 오케이가 난 거다. 그러고 바스트 숏을 찍는데 얼른 스크립터 분이 오셔서 먼저 이거 갰고 다음은 이거 갰다고 얘기해 줬다. 나는 맞춘다고 외웠는데 또 못 맞췄고. 그런 게 힘들었다.

[© 선글라스 레이븐티얼스 / 슈즈 미우미우 / 이어링, 링 아쿠푸 / 재킷, 스커트, 장갑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내가 염혜란과 촬영 현장에 같이 있다면 연기를 보고 놀랄 것 같다. 현장에서 들은 감독이나 동료 배우들의 인상적인 코멘트가 있나?
<경이로운 소문>의 연출님이랑 엊그저께 통화를 했다. (내가) 백상예술대상 조연 부문에 이름이 오른 걸축하한다면서 “나는 아무것도 안 하고 배우님이 다 했잖아요.”라고 하시는 거다. 워낙 나를 끝까지 믿어주셨거든. 나를 믿어주는 그런 말들이 되게 감사하다. <빛과 철> 감독님도 그랬고. 진심으로 서로의 연기, 연출을 믿고 가는 동료들을 만나면 참 행복하다.



※ 이번 기사는 <빅이슈 250호 배우 염혜란 인터뷰 (2)> 에서 이어집니다.


글. 양수복 | 사진. 신중혁
스타일리스트. 이진혁 | 헤어. 조은혜 | 메이크업.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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