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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71

해양과학자가 말하는 쓰나미의 파괴력

2022.03.29

[© Pexels]


지난 115일 훙가통가-훙가 하파이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태평양 전역을 가로지르는 쓰나미가 발생했다. 화산 폭발로 인해, 주위 섬들의 정부 관계기관은 물론 뉴질랜드, 일본, 심지어 미국 서부 해안에서도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첫 폭발 이후 겨우 12시간 만에, 몇 피트나 되는 쓰나미 파도가 캘리포니아 해안에 닿았다. 폭발 지점에서 5천 마일 이상 떨어진 곳이었다.
쓰나미 이동의 물리학은 신기하게도 매우 단순하고 명쾌하다. 겨우 몇 피트 높이의 파도가 해변에 닿았다는 것이 그다지 파괴적인 움직임으로 들리지 않을 수 있고, 과거 비극적인 쓰나미 영상에서 보았던 것과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쓰나미는 그 규모와 무관하게 보통의 파도와는 다르다. 그렇다면 쓰나미는 다른 파도와 어떻게 다르고, 무엇이 쓰나미를 일으키며, 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는 것일까?

큰 변위*
대부분의 파도는 바다 표면에 부는 바람에 의해 만들어지면서 에너지를 전달하고 물을 이동시킨다. 매일 해변에서 볼 수 있는 파도는 이 프로세스에 의해 만들어진다. 쓰나미는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형성된다. 수중 지진, 화산 폭발 또는 산사태가 대량의 물을 이동시키고 그 에너지는 어딘가로 흡수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파도를 생성한다.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의 에너지가 해양의 상층부에 국한되는 반면, 연속적인 쓰나미 파도의 에너지는 해양 전체 깊이에 걸쳐 확대된다. 당연하게도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에 대비해 훨씬 더 많은 물의 이동이 발생하게 된다. 수영장 물 표면에 숨을 불었을 때의 파도와, 누군가가 점프로 다이빙했을 때 생기는 파도를 상상해보면 그 차이를 알게 될 것이다. 숨을 불었을 때와 비교해보면 점프 다이빙 경우 더 많은 물이 자리 이동을 하게 되고 이것이 더 큰 파도를 여러 차례 일으킨다.
지진은 엄청난 양의 물을 이동시키고 위험한 쓰나미를 불러온다. 큰 해저 산사태도 마찬가지이다. 통가 쓰나미의 경우 화산의 엄청난 폭발이 물의 변위를 가져왔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번 폭발이 해저 산사태를 유발했고 이 산사태가 엄청난 물의 이동에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여부는 추가 연구를 통해 밝혀지게 될 것이다.

* 순이동이라 불리는 변위는 단층면에서 원래 인접하였다가 분리된 두 개의 점들 사이의 거리를 말한다. 변위는 변위벡터로 정의되며, 경사이동과 주향이동 성분으로 이루어진다. 변위는 벡터량으로서 크기와 방향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출처: 지질학백과. 대한지질학회 제공)

쓰나미 파도의 빠른 속도
쓰나미의 원인이 무엇이건 물의 이동이 발생된 이후, 파도는 모든 바깥 방면으로 전파력을 가진다.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와 같은 효과이다. 쓰나미 파도의 에너지는 해양의 하층부까지 닿기 때문에 바다의 깊이는 쓰나미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를 결정하는 주요 인자가 된다. 쓰나미의 속도를 계산하는 것은 사실 꽤나 단순하다. 해양 깊이, 평균 1만 3천 피트(4천 미터)에 중력을 곱하고 제곱근을 구하는 것이다. 이 계산을 통해, 시간당 440마일(시간당 700킬로미터)라는 평균 속도를 구할 수 있다. 전형적인 파도 속도가 시간당 10에서 30마일(시간당 15에서 50킬로미터)인 것을 고려해보면, 쓰나미의 속도는 훨씬 빠른 것이다.
이 공식은 해양학자들이 쓰나미가 먼 해안에 닿게 되는 시점을 추측할 때에 사용한다. 1월 15일 있었던 쓰나미는 통가에서 최초 분출 발생 후 12시간 12분 만에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까지 다다랐다. 산타크루즈는 통가에서 5280마일(8528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니, 이는 쓰나미가 시간당 433마일(시간당 697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해양의 평균 깊이로 계산해본 추정값에 거의 일치한다.

육지에서의 파괴력
쓰나미는 바람이 일으키는 파도와 같이 보편적인 경우와 비교했을 때에는 매우 드문 현상이지만 그 파괴력은 엄청나다. 2004년 인도양 쓰나미는 22만 5천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2011년 일본 쓰나미에서는 2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개방된 상태의 해양에서 쓰나미 파도는 작은 규모이거나 또는 바다 표면에서는 감지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나 쓰나미가 육지로 접근하면서 바다는 점진적으로 얕아지고, 깊은 바다의 하층부까지 수천 피트로 확장되었던 파도 에너지가 압축되게 된다. 이동된 바닷물은 어딘가로 움직여야 하고 유일하게 이동 가능한 공간이 위쪽이기 때문에 해안에 닿으면서 파도는 점점 더 높아지게 된다.
쓰나미가 해안에 닿으면, 정상으로 솟았다가 부서지는 보통의 파도와 같은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 대신 물로 된 큰 장벽을 만들고 해안 근처에 있는 육지를 침수시킨다. 이는 마치 해수면이 갑작스럽게 몇 피트 또는 그 이상 상승하는 것과 같다. 이 현상이 홍수와 매우 강한 해류를 일으키고 사람들과 차량 그리고 건물을 휩쓸어버린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쓰나미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고 한때 기습적인 현상으로만 보였던 상황이 현재는 달라졌다. 지금은 DART라고 불리는 광범위한 하부압력센서가 있어서 쓰나미 파도를 감지하고 쓰나미가 오기 전에 정부 관계기관에서 경고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만약 해안 근처에 살고 있다면, 특히 쓰나미가 주로 많이 발생하는 태평양에 살고 있다면, 높은 지대로 올라갈 수 있는 쓰나미 대피 경로를 숙지하고 쓰나미 경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훙가통가-훙가 하파이 화산 폭발로 통가의 주요 통신 케이블이 절단되었다. 과학적으로 신기한 점은 제쳐두고 쓰나미는 심각한 자연재해이다. 통가에서 보도되는 사망자 수가 현재까지 크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종 상태이고 쓰나미의 실제 피해 규모는 여전히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샐리 워너는 브랜다이스 대학교의 기후학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빅이슈코리아는 INSP(International Network of Street Papers)의 회원으로서 전 세계의 뉴스를 전합니다.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71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샐리 워너(Sally Warner) | 번역.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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