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으로 남은 디즈니의 여러 애니메이션 중 <인어공주>를 인생작으로 꼽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주만 나와도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드는(이 곡은 1990년에 제62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했다)를 비롯해 <인어공주>의 OST는 모든 이를 세대불문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실사화의 프로젝트가 발표될 때마다 <인어공주>에 대한 기대치도 한층 높아졌는데, 팬들이 기다려온 실사 영화가 5월 24일 개봉한다. 스틸과 짧은 영상이 공개될 때마다 트렌드 검색창을 뜨겁게 달궜던 바로 그 영화다.

<인어공주>의 스토리를 모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이전에 동화책으로 어릴 때부터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그 이야기. 영화는 바다 너머의 세상을 꿈꾸던 모험심 가득한 인어공주 에리얼이 조난당한 ‘에릭 왕자’를 구해주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따라 인간 세상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그린다. 할리 베일리가 에리얼 역을, 조나 하우어 킹이 에릭 왕자 역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 외에도 멜리사 맥카시, 하비에르 바르뎀, 아콰피나 등이 출연한다.

<시카고>의 롭 마샬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의 음악을 전담하며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킨 작곡가 알란 멘켄 등 베테랑 뮤지컬 제작진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참여했다. 누가 뭐래도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에리얼을 연기한 할리 베일리다. 뛰어난 노래 솜씨로 주목받으며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은 영화의 개봉을 앞둔 그를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Halle is Here!”이라며 들뜬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며 모든 질문에 영화를 향한 애정을 담아 답하는 그였다. 그런 그에게서는 겸손함과 진심이 묻어났다. 그가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사랑과 꿈을 찾아 바다 너머, 2023년의 에리얼이 마주한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본다. 더불어 있는 모습 그대로 세상의 모든 에리얼에게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전해주기를 기대한다. 어렸을 때 우리 모두가 느꼈던 것처럼.

ⓒ 배우 할리 베일리

ⓒ 영화 <인어공주> 스틸

많은 팬들이 기다려온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하네요. <인어공주>의 에리얼을 연기한 소감이 궁금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역할을 맡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이번 영화에는 몇 가지 도전이 있었는데요. 특히 인어로서 수영하는 장면들과 물탱크에서 촬영하는 신체적 도전이 기억에 남아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오랫동안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 했던 것과 물속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것이었어요. 연기하는 데 좀 고생스러웠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배움의 경험이었습니다.

ⓒ 영화 <인어공주> 스틸

에리얼을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면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뛰어난 작품에 부응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 많았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에리얼의 의식으로 깊이 빠져들었어요. 인간이 되기 위해 마녀 울슐라를 찾아가 목소리를 희생하는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녀의 동기와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에리얼의 관점에서 행동하기 위해 제가 가진 모든 재능을 활용했어요.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인어공주>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Part of Your World’를 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는 팬이 아주 많은 작품이에요. 실사화한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인어공주>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음악이 아닐까요. 작곡가 알란 멘켄이 영화 <인어공주>의 놀라운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완성했습니다. 영화를 관통하는 음악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동화 그 자체이며, 동시에 관객들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합니다. 그런 노래들을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습니다.

이 글은 '영화 <인어공주> 할리 베일리 (2): 세상의 모든 에리얼에게'에서 이어집니다.

글. 정규환 |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