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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9 커버스토리

누군가의 주인공 (1): 나만의 MVP

2023.05.29

주목받지 못하는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가비지타임>은 주인공 팀이 아닌 상대 팀 선수들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인다. 농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슛 하나에 어떤 각오가 담겼는지. 그들이 흘리는 땀방울에 담긴 사연을 알고 나면 코트 위에 선 모두가 주인공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에겐 주인공만큼이나 사랑받은 각 시즌의 MVP를 사심을 담아 뽑아봤다.


1쿼터 MVP, 조형고 박병찬 (21번)

1쿼터 MVP, 조형고 박병찬 (21번)

"당연히 이길 때까지죠"
시즌 1 조형고전 2쿼터에 교체로 투입되며 처음 등장한 조형고 박병찬은 등장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교체되자마자 유로 스텝을 선보이며 득점에 성공한 것을 보면 스타팅 멤버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는데, 출전 시간이 12분으로 제한되어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어딘가에 약점이 있을 터. (희찬의 분석에 따르면) ‘약점이 없는 수준’인 병찬의 약점을 우리는 주인공 상호의 시선을 따라가며 깨닫게 된다. “21번… 다리가 아픈 것 같아요.” 이후 약점을 알아챈 상호의 유의미한 활약과 함께, 무릎을 혹사하는 플레이 스타일과 중학교 농구부 감독의 과도한 욕심으로 농구를 그만두었던 병찬의 사연이 밝혀진다. 병찬은 상호의 전략을 읽은 후 무의식적으로 아끼던 오른쪽 무릎을 써 지상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지만, 결국 부상을 입은 채 쓰러지고 만다.

주인공이지만 좀처럼 활약하지 못하던 상호가 뛰어난 분석력으로 병찬을 막아내며 각성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을 뿐 아니라 경쟁자이던 상호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주인공 팀의 입장에서 보면 반드시 약점이 있어야 하는데, 어쩐지 약점을 극복하기를 자꾸만 응원하게 되는 캐릭터.

2쿼터 MVP, 신유고 강인석과 조신우 (32번·12번)

2쿼터 MVP, 신유고 강인석과 조신우 (32번·12번)

인석아, 너라면 거기 서 있을 거지?
스포츠계에도 ‘업둥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대학에서 특급 유망주를 모셔오기 위해 덤으로 받아주는 선수가 바로 업둥이다. <가비지타임>에 수많은 콤비가 등장하지만, 유독 이 콤비가 눈에 밟히는 건 이 때문이다.

둘은 초등학교 때부터 농구를 같이 해온 절친한 사이지만, 지금 그들이 서 있는 위치는 다르다. 청소년 국가 대표 출신인 인석은 이미 여러 대학에서 노리고 있고, 신우는 그런 인석의 업둥이다. 하지만 신우는 대학을 넘어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 제 실력으로는 1부 대학에 들어가는 것조차 버겁지만 업둥이로 들어가 기회를 얻지 못하는 건 싫다. 오랜 친구인 인석이 자기 때문에 희생하는 것은 더욱 싫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1부 대학에 들어가고야 말겠다는 마음에 조급해진 신우는 시즌 2 신유고전 1쿼터부터 인석에게 패스를 하지 않으며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혼자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이후 감독과 대화하며 2부 대학에 가더라도 프로에 도전할 거라는 의지를 다진 뒤 3쿼터부터 인석과의 투 맨 게임으로 전세를 뒤집는다. 어릴 때부터 맞춰온 둘의 호흡으로 역전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전 시즌을 통틀어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다.(시즌 2, 29화)

이 글은 '누군가의 주인공 (2): 나만의 MVP'에서 이어집니다.


글. 김윤지 | 이미지제공. 2사장·네이버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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