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풍경을 어떤 방법으로 즐길 수 있을까? 타워 전망대나 케이블카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고, 높은 산에 올라 서울을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대중교통을 타고 창밖 도시를 바라보는 것이다. 정해진 노선과 배차를 그대로 따라야 하지만 걸어서 진입할 수 없는 곳을 버스나 지하철로는 지날 수 있다. 또 버스의 맨 앞이나 뒷자리에 앉아 키보다 높은 시선에서 보는 서울의 풍경에는 또 다른 낭만이 있다.
한강과 여의도의 스카이라인 1호선, 2호선
한강철교를 지나는 1호선 노량진↔용산 구간
당산철교를 지나는 2호선. 합정↔당산 구간
많은 버스와 지하철 노선이 한강을 건너 강북과 강남을 연결한다. 지하철보다 버스를 좋아하지만, 강을 건널 땐 더 안정적으로 풍경을 볼 수 있는 지하철을 타는 편이다. 한강을 건너는 여러 노선 중에서도 한강과 함께 여의도의 스카이라인이 잘 보이는 1호선과 2호선을 좋아한다. 맑은 날 탁 트인 한강은 2호선 합정↔당산 구간에서, 노을 지는 한강은 1호선 노량진↔용산 구간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북악산 자락 창의문로 7022번, 7212번, 1020번
윤동주문학관↔청운중학교 구간
부암동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갈 때, 자하문터널을 지나는 노선이 더 빠르지만 열 번 중 아홉 번은 자하문고개를 올랐다가 창의문로를 따라 내려오는 노선을 탄다. 윤동주문학관 앞을 지날 때 창밖에는 멀리 남산서울타워와 도심의 고층 빌딩, 북악산 자락의 동네가 펼쳐진다. 이 구간에서 버스를 타고 보는 풍경의 즐거움을 처음, 강력하게 느꼈었다.
이 글은 '대중교통을 타고, 찰나의 서울 (2)'에서 이어집니다.
소개
박선양
지도를 중심으로 도시를 관찰하고, 변화하는 풍경을 찾습니다. 매일 도시를 걷고, 씁니다.
인스타그램 @cityscape_360
글 | 사진. 박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