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여름이다. 쏟아붓던 비가 지나가니 끓어오르는 더위가 시작되었다. 매년 겪는 일인데도 매년 부대끼는 여름 날씨. 매년 찾던 공포 콘텐츠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공포는 마치 매운맛 같아서 점점 더 강한 것을 찾아 헤매는 중독 증상을 유발하곤 한다. 물론 매운맛에도 청양고추의 알싸함, 고춧가루의 묵직함 등의 종류가 있듯이 공포에도 다양한 결이 존재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맛깔나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튜버 4. 각기 다른 취향으로 준비했으니 입맛대로 골라 보시길….
랜선으로 둘러보는 사건 사고 현장 <안협소>

ⓒ <안협소> QR코드
주로 일본의 문화와 건축물을 다루는 유튜버. 다양한 협소주택 사례를 시작으로 ‘폭망’ 건축물, 은밀한 건축물, 만화 애니 영화에 나오는 건축물 등 다양한 건축물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중 ‘사고 건축물’은 일본의 사건 사고를 소개한 뒤 연관된 건축물이나 지역을 로드뷰로 살펴보는 시리즈. 아파트 안에서 훼손된 시신 아홉 구가 발견되었던 가나가와현 토막 살인사건이나 훗카이도 무로란 여고생 실종 사건, 나고야 임산부 살해 사건 등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된 사건 사고를 능숙한 말솜씨로 풀어나간다. 특히 범죄자의 얼굴을 모자이크 하지 않는 일본 언론의 특성상, 실제 사건의 범인이나 관련 사진이 자료로 등장하면 더욱 오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안협소> 유튜브 화면 캡처

ⓒ <안협소> 유튜브 화면 캡처
무엇보다 이 채널만의 특징이라면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말은 어떻게든 관련 건축물 찾아보기로 귀결된다는 점. 덕분에 끔찍한 사건 사고에 현실감이 부여되며 몰입감을 높인다. 말도 안 되는 이런 사건 사고가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구나, 라는 자각이 들 때 갑자기 섬뜩해지는 기분. 본래 진짜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을 <안협소> 채널에서 소개되는 엽기적이고 미스터리한 사건을 보며 느낀다.
개성 넘치는 그림체의 코믹 호러 <총몇명>

ⓒ <총몇명> QR코드
공포와 힐링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유튜버. 채널 안에서 다채로운 주제의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1998년생 직장인 김민정이라는 캐릭터가 비싼 호캉스나 요즘 유행하는 오마카세를 체험하는 등의 공감 특 시리즈, 먹방 ASMR 형태의 퇴근 후 혼밥러가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 <총몇명> 유튜브 화면 캡처
다소 어설퍼 보이는 그림체에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지만, <총몇명>의 애니를 한 편이라도 보고 나면 계속해서 또 다른 영상을 찾아보게 되는 이유는 스토리의 얼개가 단단해서 몰입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에서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법한 내용을 아주 사소한 디테일까지 섬세하게 짚어내며 공감대를 자아내는데, 이러한 특징은 공포나 미스터리를 다루는 ‘기묘함 속으로’ 시리즈에서도 잘 드러난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떠돌던 괴담이나 아이돌 팬, 인플루언서, 무료 나눔 사이트 등에서 시작된 공포 등 현실적인 소재 위에 비현실적인 상황과 인간의 욕망이 더해지며 오싹한 현실 공포를 만들어낸다.
이 글은 '여름밤이면 더 찾게 되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튜버 4 (2)'에서 이어집니다.
소개
김희진
글팔이 독거 젊은이.
글 | 사진제공.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