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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5 인터뷰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작가 최현숙 (2)

2023.08.28

이 글은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작가 최현숙 (1)'에서 이어집니다.

ⓒ 최현숙 작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늙음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팽배한데, 죽음을 담담하게 바라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뭘까요?
안 죽으면 어떻게 해요? 가난한 노인들이 그래요. “야, 이병철도 죽고 정주영도 죽었는데, 나 죽는 게 뭐 억울하냐.” ‘그래, 그렇게 떵떵거리고 살았어도 다 죽는구나, 너희도 나랑 똑같네.’ 뭐 이런 마음이죠. 내 죽음은 내가 비천한 탓이 아니라는, 공정하고 평등한 방식의 관점이 만들어지는 거죠. 의학과 과학이 발달해 목숨은 연장시켰지만 모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지는 않잖아요.

한국 사회의 정상성과 상반된다고 느껴지는 얘기가 많아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정상성과 이상 부딪치는데, 지금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성과 싸우는 분들에게 해줄 말씀이 있을까요?
‘믿지 말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주변의 온갖 말들, 심지어 자기 자신도 믿지 말고 의심하기를 바라요. ‘정말 이게 맞나?’ 하고요.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해 확신하는 순간 자기중심의 오류에 빠질 수 있어요. 의심하면서 답을 찾아가되 내가 답이라고 생각한 것도 믿지 말고, 주저앉지 말고, 계속 의심하면서 정말 옳은 것이 무엇이고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라는 거죠.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자기답게 사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물질적, 신체적 조건을 가졌든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이 있으면 돼요. 자만심이 아니라 자긍심, 나를 수긍하는 거요. 난 장애인이다, 난 동성애자다 하고 수긍하면서 삶을 사는 거죠. 행복하기 위해서라도 질문은 늘 해야 해요.

요즘 20~30 사이에서 자존감이 화두예요.
그걸 띄운다는 게 웃기는 거죠. 자존감을 띄우려 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면 돼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어느 면에선 중요하지만, 이것이 정상성에 기반한 인정인지 아니면 나 자신이어서 나를 인정하는 것인지가 중요해요. 사회는 남들이 인정하고 칭찬하는 방식으로 살라고 계속 요구하는데, 속아 넘어가지 말고요. 이런 것을 거부하려고 할 때 두려움이 드는 거잖아요. 내 책 제목처럼요. 내가 저 정상성을 배반하고 거부할 때 끝까지 안심할 수 있을지 두려워하는 건데, 그게 다 소문이라는 거죠. 내 힘은 이제껏 살면서 겪은 고통과 상처, 어두움과 혼돈에서 나와요.

의심하는 데는 힘이 필요하잖아요. 작가님의 힘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듣는 활용될까요? 내일, 미래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미래는 관심 없어요. 나는 MBTI에도 관심이 없어.(웃음) 주변에서 MBTI에 기반해 내 성격을 알려준다는데, 그게 왜 궁금해? (MBTI 유형에 맞춰 성격을 구분하는 게 최근 유행이자 화젯거리예요.) 예를 들어 뭔가를 대표하던 누군가가 죽어서 추모제에 가면 난 그러거든요. “그럼 다음 회장 뽑아야겠네.” 주변에서 이런 성격이 ‘T’래요.(웃음) 내 안에는 여러 측면이 다 있어요. 누군가에겐 위로를 건네면서도, 잘나고 돈 있고 이런 사람한테는 절대로 다감하지 않거든요. 그 여러 가지 면모가 다 내 안에 있죠. 하여튼 그런 건 궁금하지 않아요. 다들 그걸 왜 그렇게 궁금해하는지, 원. 나는 정신장애인, 발달장애인, HIV 감염인, 중독자 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듣고 싶어요.


글. 황소연 | 사진. 김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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