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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5 에세이

에프 살말

2023.08.30

아직도 에어프라이어(이하 에프)를 사지 않았다.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잦아서 이런 결정은 나에게 의외다. 각종 기능이 탑재된 에프뿐 아니라 에프로 만드는 맛있는 요리의 유행이 열두 번도 더 지나간 지금, 내 주변의 웬만한 1⁓2인 가구들은 에프를 장만한 것 같다.

큰맘 먹고 살까 하다가도 집에 있는 다른 가전들을 보면 그 생각이 희미해진다. 일단 이사 올 때 필수 주방 가전으로 구매한 전자레인지가 있다. 그 옆엔 커피 머신이 있는데 둘 다 각자의 역할이 분명하기에 어느 하나를 뺄 순 없다. 식탁(이라고 하지만 주방용품 놓는 용도)에 자리가 없기도 하다. 그렇다고 싱크대 위에 놓기도 힘든 게 식기세척기가 있다. 점점 관리할 물건이 많아지는 게 부담스럽다.

이렇게 내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에프에 관심이 생긴 건 대형 마트에서다. 오랜만에 들른 냉동식품 코너엔 엄청나게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가득했다. 전통적인(?) 에프 식품인 치킨너겟이나 돈가스, 치즈스틱뿐 아니라 다양한 빵이나 파이도 있었다. 검색을 해보니 두부구이부터 떡꼬치, 모닝빵까지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사는 게 이득일까? 게다가 폭염에 불 앞에서 요리할 자신도 없다.

고민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대형 마트 어플에서 밀키트, 간편식 카테고리를 탭했다. 대부분 술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안주류나 탄수화물과 지방이 대부분인 튀김류다. 한꺼번에 사두면 아주 마음이 든든할 것 같지만, 별것 없는데도 꽉 찬 냉동실 수납 용량을 보니 에프 구매는 아직 무리일 것 같다.


글.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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