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넷 방송화면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는 2021년 시작을 알린 <스트릿 우먼 파이터 1(이하 스우파1)>의 ‘스피릿’을 잇는다. 자신의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는 여성들이 등장해 대결하고 갈등한다. ‘악마의 편집’까진 아니더라도 약자 지목 배틀 같은 식의 포맷이 거칠게 다가올 수 있는데, 댄서들은 그 무대에서도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에이스 배틀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댄서이자 모두가 피하고 싶어 하는 강자, 베이비슬릭(울플러)과 대결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에이미(원밀리언)의 모습은 도전하는 사람의 멋짐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스우파2> 안엔 여전히 결투와 갈등이 있다. 배틀의 연속이고, 무대마다 저지들의 판정을 받아야 한다. 자신감이 충분하지 않다면 견디기 어려워 보이는 자리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댄서들이 자신이 가진 재능에 확신을 가지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모습도 보여준다는 점이다. 나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 기대되는 동시에 탈락하거나, 중심에서 밀려날까 걱정한다. 그러면서도 선배 격인 댄서와 대결하면서 영광을 표하는 건 ‘노 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이라는 포맷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존중이 댄서들의 태도에 배어 있음을 증명하고, <스우파2>를 특별하게 만든다.
스포츠맨십을 몸소 보여주는 <스우파2> 댄서들을 중심으로 큰 팬덤이 형성되는 중이다. <스우파1>의 댄서들이 각자 다른 매력으로 팬들을 이끌었듯 말이다. 출연진들은 댄서로서 춤을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링을 선보이는데, 그것이 미디어에서 보이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따르고 있지 않다는 점도 재미있다. 우리는 숏컷을 한 베이비슬릭도, 긴 머리의 바다(베베)도 모두 멋지다고 느낀다. 더불어 그들은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모두 ‘여성스럽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새롭게 던져지는 화두도 흥미롭다. 미들 계급 대결 후 모니카의 심사평을 들은 마네퀸의 윤지는 이렇게 말한다. “유튜브 댓글 보면 막 몸이 어떻다, 얼굴이 어떻다, 이런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 난 이런 것들에 한 번도 안 흔들렸는데 그동안 내가 이런 반응들을 너무 무시하고 살았나 의문이 들었다.” 몸을 움직이는 사람만이 경험하는 자신감과 씁쓸함, 고뇌와 갈등을 <스우파2>에서 볼 수 있다. 롤모델이 대거 등장하는 이 프로그램이 반갑다.
Mnet 화요일 밤 10시 방송
글. 황소연 | 사진. 엠넷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