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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1 컬쳐

BOOK - <고통 구경하는 사회>, <날마다, 영화>

2023.11.19

<고통 구경하는 사회> 김인정 지음, 웨일북 펴냄

ⓒ <고통 구경하는 사회> 책 표지

‘칼부림’, ‘살인 예고’, ‘묻지 마 폭행’ 이런 말들이 너무나 자주 뉴스를 뒤덮는다. 인터넷 뉴스를 클릭하면 충격적인 현장을 담은 영상과 이미지가 보인다. 뉴스와 소셜 미디어가 힘을 합쳐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충격적이고 폭력적인 일들을 생중계하듯 보도하는 시대다. 요즘의 저널은 고통을 판다. 고통으로 눈길을 끌어 돈을 벌어들인다. 이제 고통은 콘텐츠가 되었다.

광주MBC 보도국에서 10년간 사회부 기자로 일하며 사건 사고, 범죄, 재해 등을 취재한 저자는 이 책에서 언론이 어떻게 고통을 “착즙기처럼 한 방울까지 쥐어짜고 있”는지를 다룬다. CCTV 화면에 찍힌 범죄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 이태원의 한 골목에서 수십 명이 심폐 소생술을 받는 모습, 드론 카메라가 찍은 물이 들어찬 지하 차도에 시내버스가 잠겨 있는 모습, 손바닥만 한 쪽방에서 선풍기도 없이 힘겹게 여름을 나는 독거노인의 모습…. 저자는 묻는다. “이러한 장면들의 효용은 무엇”이냐고. 하지만 이것이 사회적 고통을 응시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통 구경하는 사회>는 고통을 구경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아니라 그것을 목격한 뒤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초점을 둔다. 결국 우리의 ‘응시’가 어떻게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날마다, 영화> 류동현 지음, 싱긋 펴냄

ⓒ <날마다, 영화> 책 표지

한 영화 애호가의 영화 연대기이면서 영화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영화광이 된 계기부터 삶과 영화를 분리하기 어려워지기까지, 그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영화에 대한 비평이나 평론이 아니기에 걸작부터 졸작까지, 블록버스터부터 예술영화, 코믹물에서 공포물까지 세상의 수많은 영화를 ‘생활 밀착’ 시점에서 편안하게 담아낸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영화를 보고 온 수다스러운 친구에게 이야기를 듣듯 <인디아나 존스>를, <스타워즈>를, <화양연화>를, <영웅본색>을, <라붐>을, <잉글리쉬 페이션트>를 느끼고, 한때 3대 ‘책받침 여신’이던 소피 마르소와 피비 케이츠, 브룩 실즈를 추억하며, 2021년에 폐관한 종로3가의 서울극장과 우리나라 최초의 멀티플렉스 극장이던 씨네하우스를 떠올리게 된다.

1980년대 말부터 현재까지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시네마 키드의 삶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뀐 영화와 극장의 풍경을 들려준다. 그럼으로써 우리 삶에서 영화가 가진 힘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글. 안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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