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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18 컬쳐

YOUTUBE - 숏폼 시대의 출산 장려 유튜버 ‘해쭈’의 육아 브이로그

2024.05.08

글.황소연 | 사진. 해쭈 유튜브 캡처

지난 2월, 통계청이 2023년 합계출산율을 발표했다. 0.72명. 엄청난 국가 예산을 쏟아부어도 사람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 그런 와중 ‘출산장려’, ‘결혼장려’라는 해시태그로 홍보되는 콘텐츠들이 눈에 띄었다. 유튜브에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면 아예 이를 콘셉트로 내세운 채널도 여럿 있다. 주로 가족 사이에 생긴 재미있고 유쾌한 에피소드나 영유아, 어린이들의 귀여운 모습이 시청자들을 ‘좋아요’ 버튼으로 유인한다.

사실 이 기준으로 보면 유튜버 해쭈의 임신, 출산, 육아 브이로그는 출산 장려 콘텐츠에 속하지 않는다. 오히려 댓글을 보면 “‘임출육’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 줄 몰랐다.”는 의견이 많다. 해쭈의 콘텐츠 중 ‘임신 후 몸에 생긴 날것의 변화를 보여드리겠다.’라는 영상에 붙은 ‘노란딱지’는 이 영상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상식을 담은 영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유튜브는 이 영상을 ‘성인용 콘텐츠’로 분류했는데, 이 영상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변화하는 여성의 몸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어 유익하다는 평이 다수다. 더불어 피곤하고 번거로운 일상, 출산 전과는 다른 몸에 적응하는 한 여성과 그의 가족을 통해, 구독자들은 행복과 화목함, 안정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밤샘 수유, 오로, 호르몬으로 인한 감정 기복, 내내 착용하고 있는 손목 보호대 등은 임출육을 하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다. 시청자들은 배우지 못했던 임신, 출산, 육아의 고통을 접한다. 그 노력이 작은 인간 한 사람을 위한 일이라는 것에 감동하면서. MBN에서 새롭게 시작한 예능 <위대한 탄생>은 난임 부부의 사연을 소개하는 한편, 싱글 여성인 방송인 서동주가 난자 냉동을 위해 난임센터를 찾는 과정을 그린다. 어쩌면 출산 장려는 임출육의 어려움을 숨기고 기쁨을 강조하는 데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그것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실현되는 일이 아닐까. 자연스럽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드러날 테니 말이다. 임출육의 어려움은 혼자 이겨낼 수 없음을 확인해주는 콘텐츠를 보고, 오히려 희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 고통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피어난다. 합계출산율 상승이라는 ‘결과’가 공동체의 지향점이라고 말하려면, 그 ‘과정’ 역시 국가가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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