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상단으로이동
신간 · 과월호 홈 / 매거진 / 신간 · 과월호
링크복사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No.325 에세이

여행자의 시선 - 순간을 붙잡아

2024.07.25

글 | 사진. 주희

‘여행’이라는 두 글자는, ‘여행자’에게 그 순간을 특별하게 바라볼 능력을 부여한다. 이 능력은 여행자가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일상일 장면과 시간을 새로운 무엇인가‒예를 들어 견문, 추억, 원동력 등 긍정적인 뉘앙스인 것‒로 내재화하게 한다. 해외여행 중 겪었던, 아무리 힘들고 벅찬 일도 돌이켜 보면 추억이 되는 것도 그러한 힘에서 비롯한다.

여행은 장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추억 여행’이라는 말처럼 여행은 ‘시간’이라는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어릴 적 살던 동네, 매일 가야만 했던 학교와 같이 당시에는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한 일상도 여행자‒이 경우 추억 여행이다‒의 시선에서 애틋하고 그리운 특별한 순간들이 된다. 때로는 새로운 장소에서의 견문보다도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리운 날이 연속되기도 한다.

사진과 글이라는 매개는 그 순간을 특별하게 바라볼 힘을 부여하고, 비록 당시에는 특별하게 보지 못한 순간일지라도 기록으로 남아 미래의 나에게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도록 한다. 그래서 나는 의식적으로 여행자의 시각으로 오늘도 기록한다. 이토록 지루한 순간일지라도 돌아올 수 없는, 언젠가 그리워할, 오늘날의 일상을 붙잡아둔다.


주희

사진학도였던 삼촌이 대학 시절 사용하던 필름카메라를 물려받으며 사진에 입문했다. 저마다의 순간과 장면을 사진과 글로 기록한다. 무용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인스타그램 @filmphotographee


1 2 3 4 5 6 

다른 매거진

No.328B

2027.05.02 발매


사주 보는 사람들, 셀프 캐릭터 해석의 시대

《빅이슈》 328호 사주 보는 사람들, 셀프 캐릭터 해석의 시대

No.328A

2022.12.02 발매


사주 보는 사람들, 셀프 캐릭터 해석의 시대

《빅이슈》328호 사주 보는 사람들, 셀프 캐릭터 해석의 시대

No.327

2024.09.02 발매


결심했다, 소비와 멀어지기로

빅이슈 327호 결심했다, 소비와 멀어지기로

No.326

2024.08.01 발매


다시 책으로: 텍스트힙의 흐름

빅이슈 326호 다시 책으로: 텍스트힙의 흐름

< 이전 다음 >
빅이슈의 뉴스레터를 구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