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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25 에세이

MY BOOM - 편의점에서 생긴 일

2024.07.29

글 | 사진. 김윤지

최근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하는 말. “근처에 세븐일레븐 좀 찾아봐!” 널린 게 편의점인데 왜 하필 세븐일레븐인가 하면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엔 잘만 보이더니 막상 찾으려고 하면 안 보이는 건 왜일까. 어찌저찌 세븐일레븐을 발견하면 문을 열고 들어가 내부를 한 바퀴 쭉 둘러본 뒤 조심스레 계산대로 향한다. 그러곤 은밀하게 묻는다. “혹시… KBO 카드 있나요?” 비밀 거래라도 하는 것처럼 속삭이면 열에 일곱 정도는 이렇게 되묻는다. “KB… 뭐요?” 혹시 이걸 찾는 거냐며 K리그 카드를 꺼내 보여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KBO 오피셜 컬렉션 카드가 출시된 지 일주일 남짓. 세븐일레븐이 보일 때마다 들어가 카드를 구매하기를 일주일 정도 반복하자 자연스레 이런 의문이 드는 거다. 열 개 구단 총 140명의 선수로 구성된 포토카드 중 내가 응원하는 선수의 카드를 뽑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처음엔 가볍게 세 팩 정도로 시작했던 게 다섯 팩이 되고 열 팩이 되고… 이젠 책상에 쌓여가는 카드를 셀 수 없을 정도인데 아직 응원하는 선수의 카드는 구경도 못 했다. 심지어 노멀, 홀로그램, 오토 등 버전도 여러 개라 확률이 영 낮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터가 안 좋은가 싶어 바로 집 앞에 있는 편의점을 두고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까지 가는 등 이런저런 노력을 해보고 내린 결론은 그냥 내가 뽑기 운이 없다는 것. 요즘엔 만나는 사람마다 편의점으로 끌고 가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 ‘포카깡’을 시도해보는 중이다. 사실 SNS를 통해 얼마든지 원하는 선수의 카드를 양도받을 수 있지만 이쯤 되니 괜한 오기가 생긴달까. 저녁 약속이 있는 오늘도 세븐일레븐 투어는 계속될 예정. 유난히 뽑기 운이 좋은 친구의 두 손을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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