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데뷔 10년 차. 갓세븐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영재를 나타내는 단어는 ‘올라운더’다. 무대 위에서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열아홉 소년은 혼자서도 콘서트장을 가득 채우는 솔로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또래 남자애들과 달리 유행에도 무감하고 기본을 지키는 것을 중시하는 영재의 일상은 단출하다. 아이돌의 삶을 선택한 후 강박적이리만큼 검박하고 성실한, 연습광이었던 영재의 뛰어난 퍼포머이자 보컬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나의 색을 찾기 위해 고민해왔다는 영재는 이제 사람들에게 자신의 색깔을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싶다고 말한다.
글. 김윤지 | 사진. 김슬기 | 헤어. 하루 | 메이크업. 이은주 | 스타일리스트. 신혜연
지난 7월 싱글 앨범을 발매하고 8월부터 아시아 투어 중이죠?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투어와 드라마 촬영을 병행하는 중이라 정신이 없어요. 바쁜 와중에도 운동은 꼭 하려고 하는데, 하루 중 운동하는 시간이 가장 긴 것 같아요.(웃음) 공연 전에 몸을 만들려고 운동을 정말 많이 하거든요. 공연 전날, 공연 당일 아침, 심지어 공연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계속 아령을 들고 있어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아뇨. 너무 싫어요.(웃음) 싫어도 ‘어떡해? 그냥 해야지!’ 이런 느낌인 거죠. 나이가 들수록 몸 여기저기가 아파져서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조금씩 재미를 붙이고 있는 중이랄까?
화면으로 봤을 때와는 다르게 실물은 차갑고 샤프하게 생겼다는 얘기가 많아요. 팬들 사이에서도 ‘온퉤’(따뜻한 영재) vs ‘냉퉤’(차가운 영재)로 의견이 갈리기도 하고요. 오늘 촬영에서는 두 얼굴을 모두 담아보려고 했는데, 스스로는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평상시에 제가 안 웃고 가만히 있으면 무서워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내가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 스스로는 잘 모르잖아요. 그런 말을 자주 들으니까 남들 눈에는 내가 차가워 보이나? 생각은 하는데 둘 중 어느 쪽에 가깝냐 하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제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저를 그런 이미지로만 보게 될 수도 있잖아요. 어쨌든 상반된 이미지를 둘 다 가지고 있다는 건 좋은 거니까. 전 온퉤, 냉퉤 둘 다 좋은 걸로 하겠습니다.(웃음)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라디오 〈GOT7 영재의 친한 친구〉를 진행 중이죠? 라디오가 끝나면 새벽 2시인데, 새벽 6시에 수영을 배우러 가는 ‘프로 갓생러’라고 들었어요.
예전에는 그랬는데, 요즘은 못 가고 있어요. (바빠서요?) 아뇨. 수강 신청을 실패해서요.(웃음) 수영 수강 신청이 진짜 치열하더라고요. 사실 새벽 6시 수업도 진짜 어렵게 성공한 거예요. 저도 아침이나 낮 시간대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황금시간대다 보니까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쉬운 대로 새벽 수업을 들었죠. 제가 발이 땅에 닿으면 괜찮은데,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 맥주병이 되거든요. 그래서 수영을 꼭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때가 굉장히 바쁠 때였는데, 매일 라디오 끝나면 집에 가서 두 시간 정도 자고 나와서 수영하러 가는 생활을 두 달 정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라디오 진행도 어떻게 보면 청취자와의 약속인데 22년부터 지금까지 DJ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져요. 뭐든 꾸준히 하는 게 힘들잖아요. 레고나 〈포켓몬고〉 등의 취미도 꾸준한 것 같던데.
좀 그런 면이 있어요. 뭔가를 한번 시작하면 그게 뭐든 무조건 끝을 봐야 해요. 〈포켓몬고〉가 레벨 50이 끝이거든요? 일단 시작한 이상 레벨 50을 찍을 때까지는 계속하는 거예요.
집에 레고존도 따로 있던데, 정말 뭐든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나 봐요.
맞아요. 근데 레고 같은 경우는 조금 달라요. 어릴 때 레고를 너무 갖고 놀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서 그게 한이 됐나 봐요.(웃음) 당시 저한테 레고는 친구 집에 가야만 갖고 놀 수 있는 거였어요. 아버지가 장난감을 안 사주셨거든요. 제가 너무 갖고 싶어 하니까 한번 레고를 사주신 적이 있긴 한데, 제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하루 종일 그것만 갖고 노니까 아버지가 화가 나서 레고가 담겨 있는 박스를 통째로 버리셨어요. 그때 이후로는 레고를 못 가지고 놀아서 한이 됐는지 어른이 된 지금 레고를 끝도 없이 사들이고 있네요.(웃음)
이 글은 "COVER STORY - 온 마이 팔레트 on my palette <갓세븐 영재> (2)"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