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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31 스페셜

SPECIAL - 어디까지 느려지는 거예요?

2025.03.07

식습관 개선과 뇌 활성화로 저속노화를

시간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 그래도 느린 늙음을 추구할 수는 있다. 안티에이징 스킨케어와 자외선 차단만으로 뭔가 부족하다 느꼈다면, 새해엔 내·외면의 노화 시계 속도를 늦춰줄 방법을 실천하는 건 어떨까.


저속노화에 관심이 생긴 뒤 깨달은 게 있다. 느리게 나이 들기 위한 실천에 필요한 건 뭔가를 더하는 게 아니라 빼는 것이란 점이다. 잡곡밥과 푸른 잎 채소 섭취를 늘리기 위해선 이에 달라붙는 끈적한 간식이나 액상과당을 줄이는 게 먼저였다. 영양제를 먹기보다 계단을 이용하는 게 나았다. 책을 자주 펼치기 전에 일단 릴스와 쇼츠를 덜 봐야 했다. 내장도 뇌도 과부하되지 않도록 필요한 일이었다.

노화는 선택할 수 없는 필연적인 일이지만, 느리고 좀 더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선택은 가능하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의사의 조언을 중심으로 ‘저속노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실천과 다짐은 더욱 확산하는 중이다. 건강을 위해 고기와 술을 줄이고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속노화의 세계는 그보다 더 다채로웠다.

어떤 방식이든 ‘중용’이 필요하다

‘저속노화러’들의 실천과 유튜브 채널 〈정희원의 저속노화〉를 보고 내린 작은 결론은, 저속노화는 건강한 몸 상태를 지향하기도 하지만 올바른 마음가짐과 뇌 상태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신체에 비해 마음의 평안을 뒤로 미루는 데에 너무 익숙하다. ‘번아웃 증후군’에 걸리기 딱 좋은 생활 습관이다. 그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 교수가 강조하는 ‘중용’이 필요하다. 렌틸콩을 넣은 잡곡밥을 먹는 게 좋긴 하지만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저속노화 밥’을 챙길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내가 먹던 식습관에서 지나치게 달고 짜고 매운 음식을 하나씩 빼고, 한 달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 횟수를 늘려나가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효율적일 것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밖에서 일한 날이나 유독 피곤할 때는 무리한 운동을 하기보다 스트레칭 정도로 마무리하고 저속노화의 다른 요소를 실천하는 게 더 좋았다. 야식 대신 샐러드나 과일로 먼저 배를 채워보거나 명상(꼭 정자세로 앉아 진지한 태도로 하지 않아도 된다)을 하는 등,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이다. ‘빡세게’ 저속노화 식단과 운동을 지키는 이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나름대로 매일의 중용을 찾으며 실천하는 중이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금주

큰 변화도 있었다. 혼자 마시는 술의 빈도가 1년에 1~2회로, 모임에서 마시는 술의 빈도도 몇 달에 한 번으로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술을 먹는 날이더라도 맥주 500㏄를 반 잔가량 마시는 정도다. 몇 년 전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고, 술을 마신 후 찾아오는 두통도 점점 심해지던 차였다. 술은 마실수록 늘어난다는 말도 있는데 나의 경우는 반대였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음주는 결국 전두엽을 면도칼로 긁어내는 행위라고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회적 이슈가 늘어나고, 봐야 할 드라마나 책, 들어야 할 음악도 많아지는데 집중력 유지를 위해 뇌 건강을 사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외국어 공부는 언제?

정 교수는 뇌를 움직이는 고품질 활동은 ‘외국어 공부’와 ‘글쓰기’라고 말한다. 업무적으로 하는 글쓰기도 포함이 될지 모르겠지만, 약간 안심이 된 것도 사실이다. 남은 건 외국어 공부인데, 언제쯤 실천하게 될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 〈정희원의 저속노화〉에서 알게 된 일 처리 방식을 소개하려고 한다. ‘Fire and forget’ 원칙이다. 협업자들 개인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마이크로 매니징을 멀리하는 게 핵심이다. 멀티태스킹이 아닌 순차처리도 업무 진행과 마인드컨트롤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메일을 확인하고 회신하는 시간, 업무 리스트를 중간 점검하는 시간 등 가벼운 형태의 시간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순차적 일을 처리해보는 건 어떨까. 외국어 공부는 아직이지만, 새해도 중용을 지키며 저속노화로 출발해보려 한다.


글.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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