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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05 컬쳐

곰PD의 플레이리스트

2019.07.19 | Soul to Seoul

1년에 한두 차례 해외에 나갈 일이 있는데, 어느 곳을 가던 그곳의 장점을 캐치해 ‘야, 이건 진짜 서울보다 훨씬 좋다’며 서울을 깎아 내리려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아… 역시 서울은 미세먼지 최악이야’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옷깃만 스쳐도 죄송하다고 인사하는 외국인들과 마주치면 ‘아… 역시 서울은 삭막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들은 서울로 돌아와 공항 밖으로 나설 때면 더 확실해 진다. 코를 찌르는 매연 냄새와 쌍라이트를 번쩍이며 난폭하게 차를 모는 운전자들을 마주할 때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리 게 되는 한 문장.

“웰컴 투 서울이네.”

하지만 정말 재밌는 점은 이런 생각은 길어야 이틀을 넘기지 못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 나가 있을 때는 분명 서울의 나쁜 점만 생각났는데, 일상으로 다시 돌아오면 도리어 ‘아… 역시 서울이 이런 건 좋네’ 하면서 마음 한구석으로 꽤나 서울을 미워했던 나 자신을 조금씩 지워나가는 걸 발견하곤 한다. 합리화라고 하기엔 다소 이성적이지 않은 감정. 맹목적인 애정이라고 하기엔 사실 다소 모자란 점이 많은 감정. 이런 감정은 아마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든다.

서울. 넌 대체 무엇이기에 이처럼 끔찍하게 미워하면서도, 지독 하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복잡 미묘한 서울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담아 이번 호에서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뮤직비디 오를 소개해볼까 한다.

RM - SEOUL(prod. Honne)

BTS의 RM이 노래를 부르고 세계적인 힙스터 뮤지션 Honne가 프로듀싱한 노래 ‘SEOUL’. 마음 한구석으로 서울을 미워하면서도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이 녹아 있는 서울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솔직 한 감정을 RM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풀어내고 있다. “사랑과 미움이 같은 말이면, I love you Seoul. 사랑과 미움이 같은 말이면, I hate you Seoul”이라니…. 서울만큼이나 영원하라, BTS여!

Prep - Cold Fire(feat. Dean)

두 번째 곡 역시 세계적으로 뜨고 있는 힙스터 뮤지션과 국내 뮤지션의 컬래버레이션으로 골라봤다. 다른 호에서도 한번 소개한적 있는 Prep의 노래에 Dean이 참여한 ‘Cold Fire’라는 곡. (Prep 은 개인적으로 요즘 가장 좋아하는 밴드입니다.) 앞서 소개한 ‘SEOUL’처럼 서울의 많은 모습이 나오진 않지만, 보기 드문 파란 하늘의 서울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것 같아서 즐겨 보는 영상 중 하나다. 가사 중간에는 ‘소주’가 등장하기도. 도대체 Prep의 한국 사랑은 어디까지?

Wooze - Party without ya

브릭스턴 출신의 2인조 밴드 Wooze. 한국인 테오 스파크와 영국인 제이미 씨로 이뤄진 이들은 2018년 5월 데뷔 싱글을 발표한 파릇파릇한 신예 밴드다. 한국어 ‘우주’를 변형시켜 만든 팀 이름답게 한국적인 요소를 곳곳에서 표출하고 있는데, 노량진 수산시장과 을지로 세운상가를 배경으로 촬영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 외에도 ‘Hello can you go’나 ‘I’ll have what she’s having’ 등 이들의 다른 뮤직비디오에서도 노래방, 나이트클럽 부킹 등 지극히 한국적인 요소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흥겨운 록 음악을 듣고 싶다면 이들을 강추!

Empire of the sun - Celebrate

몇 해 전 음악 팬들에게 크게 화제가 되었던 인터넷 짤 중 하나는 세계적인 메탈 그룹 ‘메탈리카’가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고사용 돼지 머리를 들고 그럴싸한 포즈로 찍은 사진이었다. (구글에서 ‘메탈 리카 남대문시장’으로 검색하세요.) 짝다리를 짚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멤버들의 포즈와 표정은 영락없는 록 그룹이었지만 배경으로 보이는 ‘떡 도매’, ‘도나스/튀김/만두’, ‘보신탕’ 등의 간판은 뭐랄까 우주 최고의 언밸런스였는데, 지금 소개할 뮤직비디오에서도 역시 메탈리카와 비슷한 기이한 느낌을 받았다. 호주 출신 그룹 ‘Empire of the sun’이 2015년 발표한 ‘Celebrate’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는 서울 곳곳의 풍경과 함께 알록달록한 고딕체로 보이는 한글 가사가 아주 인상적이다. 아예 웃기려 작정 하고 뮤직비디오를 찍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B급 정서가 가득한 재미있는 영상

Writer 곰PD

Editor 문지현

  • COVER STORY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지창욱 답게

  • 커버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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