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드라마
‘제목이 너무 솔직한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촌스럽다고도 느꼈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었다. 욕망의 덩어리를 천천히 풀어놓은 드라마. JTBC 은 희대의 캐릭터, 김서형이 연기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을 창조해냈다. 드라마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들도 많이 남았는데, 결정적인 장면마다 ‘we all lie’로 시작되는 사운드트랙이나, 등장인물 차민혁이 애지중지하는 ‘피라미드’를 깨버리는 모습, “감당할 수 있겠냐”고 끝없이 상대의 욕망을 담금질하는 김주영의 대사들이 그렇다.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두고 수많은 밈(meme)이 창조되었지만, 가장 큰 소득은 역시 여성 캐릭터들의 재발견일 것이다. 김서형은 인터뷰를 통해 <아내의 유혹> 이후 악역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또 한 번, 악역을 멋지게 감당해냈다. (황소연)

올해의 프로그램 <캠핑클럽>
‘약속해줘~’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원조 국민 걸그룹 ‘핑클’이 예능으로 돌아왔다. 올해로 데뷔 21주년을 맞은 이들을 맞이한 건 바로 캠핑. 단순히 과거의 추억을 소환하는 방식이 아닌, 오랜 동료이자 친구인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때 그 시절 10대 소녀들처럼 울고 웃는 이들의 TV 속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와 재미를 주었다. <캠핑클럽>을 통해 숨은 여행 명소 소개는 물론 캠핑 문화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정규환)
올해의 캐릭터 펭수
펭-하! 펭수는 ‘남극 펭’ 씨에 빼어날 수 秀 자를 이름으로 쓰는 펭귄이다. 지난봄, 최고의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고향인 남극에서부터 한국까지 헤엄쳐 왔다. 현재 EBS의 연습생 신분이지만, 데뷔한 지 약 7개월 만에, 방송 3사와 각종 매체의 쏟아지는 러브콜을 받으며, 목표인 우주 대스타에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다. 펭수는 ‘펭수는 펭수다’라는 좌우명처럼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특별한 매력으로 방송가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국민대통합을 이뤄내고 있다. (조은식)
올해의 재발견 곽철용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이 개봉하면서 오히려 <타짜>(2006)의 곽철용 김응수 분 이 재평가받고 있다. <타짜> 시리즈의 첫 편은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는데, 시리즈의 신작 개봉과 맞물려 다시 관심이 쏠렸고 특히 곽철용의 일명 ‘순정 마초’ 캐릭터와 그의 명대사들이 화제가 된 것이다. 왜냐고 묻는다면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대사도 찰져, 연기도 잘해, 분명 캐릭터 안에 매력이 있다, 이게 우리의 결론이다. (조은식)
올해의 아이돌 방탄소년단
작년에도 BTS, 올해도 BTS다. 방탄소년단은 더 이상 한국만의 아이돌로 소개할 수 없는 글로벌 아티스트다. 아시아권뿐 아니라 유럽, 중남미 등 글로벌 투어에서 수만의 관객을 동원하고, 한국에서 여는 콘서트는 티켓 구하기가 워낙 어려워 팬들 사이에서는 티켓팅을 둘러싼 랜선 전쟁이 벌어진다. 도대체 이 인기의 요인이 무엇인지, BTS의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지를 분석하는 세미나와 논문, 책이 발간되고 해외에서 BTS 덕분에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한국인으로서 살기가 더 좋아졌다는 이민자들의 증언까지 뒤따른다. 기존의 미디어 채널을 이용하지 않고 유튜브를 이용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팬들과 직접 소통함은 물론이고 가공할 만한 퍼포먼스와 그 퍼포먼스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신들의 ‘피,땀,눈물’을 증명한 아이돌, BTS의 역사는 매해 새로 쓰이고 있다. (김선화)
올해의 반전 <퀸덤>
음악 채널 엠넷의 <퀸덤>은 시작부터 우려가 많았다. <프로듀스> 시리즈의 조작 여파로 서바이벌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에 걸그룹 컴백 전쟁이라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을 통해 여성 출연자끼리 디스하는 모습만 조명한 엠넷.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멤버들 간의 협업과 선후배 간 선의의 경쟁이 시종일관 도드라졌다. 우려를 불식시킨 레전드 무대들이 매 방송 탄생했다. 5인조로 컴백한 AOA는 마마무의 ‘너나 해’를 보깅 댄스팀과 매니시한 매력으로 재해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정규환)
올해의 유튜브 온라인 탑골공원
SBS <인기가요>, KBS <가요톱10> 등 추억의 음악 프로그램을 스트리밍으로 선보인 유튜브 채널은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며 성지가 됐다. 90년대를 보냈던 세대들은 실시간으로 영상을 감상하며 유머러스한 댓글로 소통했다. ‘와’, ‘바꿔’ 등 세기말 감성으로 무장한 테크노 여전사 이정현은 ‘탑골 레이디 가가’ 등의 별명을 얻었고, 당시 데뷔해 활동했지만 잊힌 가수들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가수’ 등의 수식어를 얻었다. (정규환)
올해의 망언 유니클로
“한국의 불매 운동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한국의 일본 기업 불매 운동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말은 지난 7월 11일 도쿄에서 진행된 유니클로 실적 발표 자리에서 최고 재무책임자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는 “부족한 표현으로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사과문을 냈지만,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여기서 멈추는가 싶더니, 지난 10월 20일에 한국에서 송출된 유니클로 광고가 다시 논란이 되었다. 후리스 플리스 20주년을 기념하는 광고에서, 90대 여성이 10대 여성으로부터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 고 답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 이 말이 한글 자막으로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번역되면서, 유니클로가 80년 전 1939년 일제강점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제기를 조롱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광고는 중단되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유니클로의 망언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어느 시민의 말처럼, “우리는 꼭 유니클로가 아니어도 된다.” (황소연)
올해의 결정 카카오의 댓글 폐지
카카오의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예 섹션 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한다’라는 결정을 알렸다. 비즈니스적인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댓글 서비스가 가진 사회적인 부작용을 인정하고 움직이겠다는 책임 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 반대 측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해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옳고 그름을 차치하고서라도 격론이 오가는 것을 보니,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결정이 시작부터 조금씩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조은식)
올해의 반품 임블리
1세대 인플루언서인 ‘임블리’에서 대량 리콜 사태가 발생했다. 인기 상품이었던 리얼 호박즙에선 곰팡이가 발견됐고 위생 문제와 미흡한 대처로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사건이었다. 이후 임지현 상무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닌 모두 제 탓”이라 밝히며 식품 사업을 중단했다. 하지만,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화장품 부작용, 디자인 카피 의혹도 제기된 것이다. 이에 임블리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피해 사례를 고발했다. (김선화)
올해의 기억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1919년 4월 11일, 3·1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은 독립운동가들이 상해의 프랑스 조계지에 모였다. 이들은 임시의정원을 구성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와 임시헌장을 제정했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애국지사와 순국선열의 피와 땀으로 쟁취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의 독립.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나라 안팎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정규환)
올해의 사건 1 버닝썬 게이트
시작은 CCTV 영상이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은 모두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의아해했다. 사장이라면, 손님을 저렇게 대할 수 있나? 경찰이라면, 시민을 저렇게 대할 수 있나?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았던 영상은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폭행 시비에서 시작해 남성 연예인들의 단톡방 성희롱과 불법 촬영물 공유를 거쳐 경찰청장 연루 의혹까지 번지며 ‘버닝썬’은 권력형 게이트의 상징이 되었다. 경찰과 유흥업소의 유착, 클럽 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여성에 대한 착취를 기반으로 발전해온 유흥업, 마약 문제를 비롯한 약물강간 등 한국 사회가 외면해왔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버닝썬은 분명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사건임에도 이후 뉴스 생산 방식에서도 흥미와 눈요깃거리로만 소비되었다. ‘단톡방’ 속 승리와 정준영이 여성을 대했던 태도처럼 말이다. 연결고리의 가운데에는 여성의 몸이 있다. 우리가 마주해야 할 문제들은 아직 더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황소연)

올해의 사건 2 화성연쇄 살인사건 범인 피의사실 확인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까지 경기도 화성시 시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화성연쇄 살인사건. 화성시 태안읍에선 5년 여간 10명의 여성이 성폭행 및 살해를 당했다. 지난 9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이춘재의 DNA가 화성 5, 7, 9차 현장에서 채취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뒤늦게 14건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제라도 범인의 윤곽이 뚜렷해져 다행이지만, 20여 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윤모 씨의 시간은 아무도 되돌려줄 수 없다. 그는 진범이 밝혀진 것을 통해 오직 자신의 명예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소연)
올해의 결정 낙태죄 헌법불합치
인공 임신중단을 한 여성과 그것을 도운 의사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낙태의 죄’는 여성들의 삶을 옭아매왔다. 국가가 아이를 원하지 않을 때는 ‘낙태버스’까지 운영하며 인구수를 조절하고, 다시 국가 경쟁력이 중요하다면서 핑크색 ‘가임기 여성지도’를 배포하는 등, 아이를 낳을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 모두 국가권력이 통제하려 든다. 지난 4월 11일, 자유를 향한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헌법재판소가 현행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한 것이다. 1953년 법이 제정된 이후 66년 만이다. 헌재 낙태죄 헌법불합치 의견에서 재판관들은, “임신한 여성이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완전한 폐지는 아니지만, 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결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회는 이제 2020년 말까지 낙태죄를 개정해야 한다. 여성들은 여전히 외친다. “낙태가 죄라면 범인은 국가다.” (황소연)

올해의 의지 김용균재단 초대대표 김미숙
아들의 장례식을 60여 일 넘겨 겨우 치렀다. 그럼에도 어머니 김미숙 씨는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다시는 아들처럼 일터에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 것. 2018년 12월 10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를 점검하는 일을 하던 도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올해 ‘김용균재단’을 세웠다. 장례식을 미루면서까지 주장해온 것은 아들이 사망할 수밖에 없었던 진상 규명과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당국의 단속 과정에서 숨진 이주 노동자의 가족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났다. 지난 4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었지만, 노동자들은 정작 김용균과 같은 비정규직이 빠져 있는 법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12월 6일은 김용균 씨가 살아 있었다면 맞이했을 25번째 생일이었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떠나갔다. 김용균 씨는 생전 ‘문재인 대통령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었다. 전태일이, 김용균이, KTX 해고 승무원들이, 구의역 김 군이 다시는 떠나가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더 이상 사회가 누군가의 죽음을 반성의 빌미로 삼을 수 없기를, 누구도 떠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김미숙 씨는 김용균재단이 사람을 기리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고 밝혔다. (황소연)
올해의 보이콧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지난 7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반발하여,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었다. 일본 제품 불매 목록 사이트가 생겨나고, 사람들은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공유,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움직임이 부지런히 이루어졌다. 그 와중에 일본인 멤버가 있는 걸그룹은 그 멤버를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어지러운 상황인 만큼 주체적이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조은식)
올해의 인지부조화 황교안
“한국은 좀 더 일해야 하는 나라다.”, “일부 청년들이 수당을 생활비로 써버리거나 밥 먹는 데 쓴다.” 무슨 말로 반박해야 할지, 말문이 막혀버리는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의 발언은 늘 새롭다. 그가 올해엔 인생 궤적과 어울리지 않는 전략을 썼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기 위해 농성을 벌인 것이다. 같은당 나경원 의원은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황 대표는 보란 듯이 삭발과 단식, 텐트 농성을 이어갔다. 투쟁하는 이들이 선택하는 방법. 목소리의 크기로 싸우기 힘든 이들이 스스로를 해치는 방식으로 투쟁하는 이유는, 그것 외에는 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내고, 제1야당 대표이며, 오랜 시간 공안검사로 일한, 기득권인 그가 보여주는 행보는 그래서 부자연스럽다. 이들이 모방하는 것은 투사의 정신이 아닌 겉모습이다. 투사들의 단식과 삭발은 권력의 중심을 향하지만, 황 대표의 ‘기행’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아이들법’ 발의를 위해 노력한 약자들로 대표된다. (황소연)
올해의 동네 을지로 & 익선동
개성 있지만 간판 없는 가게들과 노가리 호프집들이 펼쳐진 을지로 골목은 ‘힙지로’라는 별명을 얻었다. 옛 한옥 건축물을 개조한 퓨전 맛집들과 ‘개화기’풍의 옷을 입고 인생샷을 건지는 이곳은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익선동. 이 두 곳은 2019년 ‘뉴트로’ 열풍를 가장 잘 반영하는 핫 플레이스로 몇 년 새 급속하게 성장하기 시작했고 현재까지 그 감성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규환)

올해의 풍경 월미바다열차
월미도를 순환하는 관광열차가 11년 만에 개통했다. 월미바다열차는 월미바다역에서 출발해 월미공원역-월미문화의거리역-박물관역을 운행한다. 국내 최장 도심형 관광 모노레일의 구간은 총 6.1km이다. 평균 시속은 10km로 한 바퀴를 도는 데 약 42~45분 정도가 소요된다. 주요 뷰포인트로 세계 최대 야외 벽화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사일로 벽화, 인천상륙작전의 주둔지였던 월미공원, 월미테마파크를 손꼽을 수 있다. (김선화)
올해의 여행지 대만
밀크티, 카스테라, 펑리수, 샌드위치 그리고 흑당까지. 대만에서 들어온 음식은 매년 대히트를 쳤다. 특히 올해는 일본 여행 불매 분위기를 타고 3박 4일 내외의 짧은 일정으로 가볍게 떠나는 여행족들이 새로운 여행지로 대만을 선택하며 더욱 정보 교류가 활발했다. 무엇보다 가까운 거리와 저렴한 물가, 미식 여행이 가능해 삼박자를 고루 갖춘 여행지로 사랑받을 조건은 충분하다. (정규환)
올해의 가랑비 OTT
OTT (Over The Top) 은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 방송 프로그램 같은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뿐만 아니라, 지상파 3사의 ‘푹’과 SK텔레콤의 ‘옥수수’가 합쳐진 ‘웨이브’, KT의 ‘시즌’이 있고, 곧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와 애플의 ‘애플 TV’ 그리고 CJ ENM과 JTBC가 합작한 신규 플랫폼이 찾아온다. 이게 끝이 아니다. OTT 춘추전국 시대에 조금만 욕심을 내도 구독비에 옷 찢어지는 줄 모르게 된다. (조은식)
올해의 음식 마라탕, 흑당
식품업계가 매운맛과 단맛을 공략한 해였다. 중국 쓰촨성 지역에서 유래된 마라탕은 한국인의 취향을 저격하며 삽시간에 대중화를 이뤘다. 과자나 라면, 떡볶이 등 파생 상품이 줄줄이 출시됐다. 매운맛 열풍이 거세지면서 아이러니하게 단맛인 흑당의 인기도 높아졌다. 치명적인 달콤함은 소비자의 입맛을 접수했다. 정제하지 않은 흑당은 음료에서 인기가 시작돼 다양한 디저트로 변신을 꾀했다. 올해는 매운맛과 단맛이 소비자의 호주머니를 열게 했다. (김선화)
올해의 귀환 진로 소주, 델몬트 주스병
다시 돌아온 ‘진로’의 역습이 심상치 않다. 뉴트로 감성을 품은 진로 소주는 출시한 지 7개월 만에 1억 병을 달성했다. 기존 초록색 병과 달리 특유의 하늘색 병이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 또한, 지난 8월엔 롯데백화점과 롯데칠성음료의 협업으로 ‘델몬트 레트로 선물세트’가 출시된 적 있다. 옛날엔 1.5L의 큼직한 주스병을 물병으로 이용하는 가정이 많았고, 거기에 담긴 차가운 보리차를 마셔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터. 추억의 옛 상품이 새로 돌아오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김선화)
올해의 신문물 링피트
“닥쳐, 이XX야!” <링 피트 어드벤처>를 통해 몬스터를 물리치던 유튜버 햄튜브는 급기야 게임 속 ‘링’에게 이렇게 외친다. 게임 속 ‘링’은 사용자가 쥐고 움직이는 현실의 링과 동기화되어 있는데, 이미 링피트를 체험한 많은 유저들이 게임, 아니 운동을 하다가 욕을 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링’의 목소리를 맡은 남도형 성우도 “왜 욕먹는지 알겠다.”고 할 정도. 닌텐도에서 출시되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링피트 어드벤처’는 운동 부족 현대인들을 겨냥해 나온 피트니스 게임이다. 세상을 ‘어둠의 오라’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당신의 피트니스 열정으로 ‘드래고’를 쫓아가야 한다. 운동을 하면서 모니터 속 링과 싱크로되면서 게임 속 당신의 머리엔 불꽃이 타오른다. 모두 전문가의 감수로 구성된 60종류의 피트니스로 다양하게 몸을 쓸 수 있다. 각각의 자세가 어떤 부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물론, PT 선생님처럼 올바른 자세를 일러주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플레이어들과 실력을 비교하는 기능도 있다. 당신은 어떤 강도의 피트니스를 원하는가? 느긋하게, 그럭저럭, 확실하게, 아니면 정면 승부? 만남과 트레이닝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법! 그렇다면, 어서 결제를! (황소연)
올해의 펀딩 <달빛천사> 이용신 성우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줄 거야.” 2004년 투니버스에서 방영한 <달빛천사>에서 풀문의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 이용신이 텀블벅에 연 ‘국내 정식 OST 발매 프로젝트’는 4일 만에 10억 원을 돌파하고 최종 26억 원을 모으며 종료됐다. <달빛천사> 를 보고 자란 2030 ‘달천이’들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성공이었다.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상 최고 모금액을 기록한 이용신 성우의 감상은 어떨까. “투니버스 대신 출근버스 탄다.”고 말하는 달천이들을 보며, 이용신 성우는 노래가 가진 힘을 새롭게 알았다고 말한다. 그는 최근 자신의 공연에 ‘프리미엄’을
붙여 재판매하는 이들에게 직접 리플을 달기도 했다. 달천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획사에서 제시한 가격보다 티켓 가격을 더 낮춰서 책정했다고. “아이들이 제가 정한 가격에 정당하게 티켓을 사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협조 바랍니다.” 이용신 성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스타, 이미 풀문이다. (황소연)
올해의 용두사미 <왕좌의 게임>
‘Winter is Coming!’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드디어 겨울이 찾아왔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여준 이 시리즈는 초반부터 역대급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었다. 그러나 제작 과정에서 점점 원작 소설의 출간 일정을 앞서게 되었고, 그 부분은 드라마 오리지널로 채워졌는데 이것이 문제였을까. 드라마 각본가들은 결국 마지막 시즌에서도 꾸준히 지적받아온 이야기 개연성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고, 충격적인 전개와 결말은 팬들을 실망시켰다. (조은식)
올해의 면접관 AI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되면서 취업 시장에 새바람이 불었다. 올해엔 국내에서 AI를 활용한 면접이 채용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AI 면접은 컴퓨터 화상 카메라를 통해 이뤄지며 기본 질문, 상황 질문, 심층 질문으로 구성된다. 지원자가 60초 안에 대답하면 로봇은 표정을 분석해 합격 여부를 판결한다. 편견 없는 열린 채용으로 공정성이 있단 장점이 있으나 일각에선 진정성에 대한 우려를 보인다. 로봇이 사람을 고용하는 채용 방법은 점점 확대될 조짐이다. (김선화)
올해의 촌므파탈 <동백꽃 필 무렵> 황용식
사투리 쓰는 남자 주인공에게 이렇게 거하게 치일 줄은 몰랐다. 심지어 이름도 ‘용식’이다. 이름까지 촌스러운 이 남자는 시골의 경찰관이다. CSI적 수사를 지향하지만 늘 머리보다 몸이 먼저 나서는, 저돌적인 남자 용식이의 매력은 무엇인가. 용식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사로 나서기보다는 “동백 씨는 젤로 강한 사람이여유”라며 그녀를 믿고 응원해주는 남자다. 2019년 무해한 초식남들의 인기 이후 ‘치어리딩남’ 용식이 나타난 것은 한국 드라마 남자 주인공 세대교체의 신호다. (김송희)

올해의 음악 시티팝
2019년 대중문화계의 공통된 경향은 과거를 향한 향수였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바로 음악. 특히 ‘시티팝’은 소수의 마니아층이 즐기던 음악에서 주류로 떠올랐다. 도시의 불빛과 어울리는 세련된 멜로디는 홍대, 을지로, 상수동 등의 힙한 바에서 흘러나왔다.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등 시티팝 풍의 노래를 한 가수 백예린 등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김현철, 빛과 소금 등 90년대 원조 한국 시티팝 가수들도 재조명됐다. (정규환)
올해의 발견 씨름 선수
시작은 유튜브에 지난해 여름 올라온 한 영상이 뒤늦게 화제가 되면서였다. 바로 제15회 학산배 전국장사 씨름대회 단체전 결승 김원진, 황찬섭 선수의 경기 영상. ‘이 좋은 걸 어르신들만 보고 있었네’ 댓글처럼 입소문을 타고 200만 뷰를 돌파했다. 그 기세를 몰아 KBS2 <태백에서 금강까지 - 씨름의 희열> 이 제작에 들어갔다. 헤라클레스 같은 비주얼은 물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통해 황찬섭, 허선행 선수 등 씨름돌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정규환)
올해의 국내 여행지 강원도
시끌벅적한 도심을 떠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강원도는 비교적 조용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품고 있기에 힐링하기 제격이다. 특히 겨울에 찾아가면 낭만적이고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나뭇가지마다 피어난 눈꽃 상고대는 강원도 여행의 묘미. 자연이 만드는 순백의 설경은 장관이다. 무엇보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생긴 후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져 여행이 편리해졌다.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부담이 없어서 각광받는 중이다. (김선화)
올해의 굿즈 처돌이
“처갓집 치킨의 맛은 처 돌았지만 처돌이는 처돌지 않았다고 해요.” 모든 것이 이 리뷰 한 줄에서 시작되었다. 이 한 줄의 문장과 처돌이 사진을 올린 블로거는 처갓집양념치킨으로부터 ‘처돌이 공모전 명예심사위원 위촉’을 받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일으킨 처갓집양념치킨의 굿즈 ‘처돌이 인형’은 전국의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 전화기에 불이 나게 만들었다. 총 2만 개의 수량 중 1차 매장 출고분이 행사 첫째 날 품절되기도 했다. SNS 여기저기에선 “우리 동네 매장엔 처돌이 있다”는 처돌이 목격담이 등장했고, 옷 색깔이 각기 다른 처돌이 인형을 모으기 위해 치킨을 주문하는 이들도 있었을 정도. 공식 홈페이지의 홍보답지 않은 ‘허접한’ 문구와 어딘가 어설픈 인형의 만듦새는 마니아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했다. 처갓집양념치킨은 지금도 ‘처벤저스’, ‘서든어택x처돌이’ 등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다. (황소연)

올해의 흥부자 지병수 할아버지
가수 손담비를 좋아한다는 지병수 할아버지는 KBS1 <전국노래자랑> 서울 종로구 편에서 손담비의 ‘미쳤어’를 부르며 ‘무대를 뒤집어놓았’다. ‘할담비’라는 애칭을 얻은 그는 무대 위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노래와 춤에 몰입한다. 멋진 패션 센스는 물론, 올해로 76세인 그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선곡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쪽지를 꼭 쥔 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종로구 사회복지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지병수 할아버지는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으로 <전국노래자랑>의 관객들이 자신에게 앵콜 요청을 한 때를 꼽았다. 자신이 소화할 수 있기에 자신 있게 ‘미쳤어’를 선곡했다는 지병수 할아버지의 흥은 자신감 덕분인 것 같다. 그는 지금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젊은 시절의 모습이나 먹방 콘텐츠, 생애 처음으로 괌에 간 여행기 등을 소개하면서 자신의 흥을 펼치고 있다. (황소연)
올해의 운동 러닝
2030 직장인을 중심으로 ‘러닝 크루’는 핫한 취미 중 하나였다. 주로 인스타그램과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러닝 크루 운영진들이 달리기 모임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알리면, 여기에 참여 신청을 하는 방식이다. 러닝의 장점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덜 받는다는 점으로, 바쁜 직장인들에게 제격인 스포츠다. 퇴근 후 혹은 주말에 한강이나 크고 작은 공원에서, 나 홀로 혹은 러닝 크루들과 함께 자유로운 스타일로 달리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10km 마라톤을 첫 목표로 도전하는 것이 정석. (정규환)
올해의 대학생 승헌쓰
소위 ‘핵인싸’ 이미지로 통하는 대학생 승헌쓰는 이 세상 텐션이 아닌 콘텐츠로 사람들을 홀린다. 드라마 속 인물을 성대모사하거나 걸그룹 노래를 혼자 소화하며 웃긴 춤을 추기도 하며 1020세대 사이에서 여느 크리에이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그는 학창 시절 홍대입구역 안내방송 3개 국어 성대모사로 유명세를 치렀으며 특유의 디테일과 언어유희가 특징이다. 추임새 ‘Come on’을 ‘구모온~!’으로 애용하다가 실제로 학습지 CF까지 찍는 이색 커리어를 쓰고 있다. (정규환)
올해의 여성 경기대 이수정 교수
이수정 교수가 방송이나 언론을 통해 언급하는 것들은 주로 성폭력이나 살인 같은 강력범죄 사건과 그 범인에 대한 분석이다. 전혀 반가운 소식이 아님에도, 그의 말을 들으면 언제나 든든해지는 것은 왜일까?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음에도 이수정 교수의 말에 공감이 되고 때로는 위로가 되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아주 오랫동안 스토킹 방지법 및 전자발찌 도입에 기여하는 등 범죄 예방과 처벌을 위해 노력한 덕분일 것이다. 냉철한 표정으로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고, 동선을 예측하고, 사회가 범죄 예방을 위해 해야 할 것에 대해 청사진을 제시하는 이수정 교수. 그는 영국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들었다. 그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오늘도 <그것이 알고 싶다>를 켠다. (황소연)
올해의 스포츠맨 박항서
베트남의 축구 응원 열기를 볼 때마다 2002년의 한일 월드컵과 한국의 4강 신화가 연상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 중심에 박항서 감독이 있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불린다. 2017년, 내셔널리그 소속 창원시청 감독직을 내려놓고 한국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그는 이런 흐름을 예상했을까? 대한민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부터 K리그챌린지 상주 상무, 경남FC 등을 거쳐 자신의 커리어가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지난 11월부터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3년 더 이끌게 되었다. 그의 선전은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황소연)

올해의 안녕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이언맨>, <헐크>, <토르>, <캡틴 아메리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앤트맨과 와스프>, <닥터 스트레인지>, <스파이더맨>, <블랙 팬서> 등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아이언맨> 2008 을 시작으로 약 10년 째 이어져온 ‘인피니티 사가’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2019 의 개봉과 함께 막을 내렸다. 영화 개봉 주간에는 스포일러 방지 캠페인이 열리기도 했는데, 정 들었던 캐릭터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무겁다. 아, 이별은 언제나 아쉽다. (조은식)
올해의 원조 핑클
1999년 걸그룹 최초 가요대상 수상 이후 명실상부 톱스타가 된 이효리, 옥주현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기 충분했다. 연기자로 변신한 이진, 성유리까지 각자의 색깔로 ‘따로 또 같이’ 활동의 원조 격인 핑클은 데뷔 올해 21년 차에도 건재한 모습을 보여줬다. 원조 요정답게 ‘배란일’을 주제로 야한 농담을 하는 핑클은 2019년에도 명불허전이었다. 14년 만에 발표한 신곡 ‘남아있는 노래처럼’은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정규환)
올해의 관측 블랙홀
<인터스텔라> 2014 와 같은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또는 이론적으로만 예측해왔던 블랙홀을 EHT (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 연구진이 인류 최초로 관측에 성공했다. 전 세계 과학자 200여 명으로 구성된 이 연구진은 관측에 6개 대륙에 위치한 8대의 전파 망원경을 동원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구로부터 약 5,500만 광년 떨어진, 시공간을 휘게 하는 도넛을 연구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조은식)
올해의 가수 송가인
“전라도에서 탑 찍어불고 서울에 탑 찍으러 온 송가인이어라!”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에서 우승한 가수 송가인은 오랜 무명 생활을 끝내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음악 활동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활발하게 하면서 대중에게 송가인의 목소리를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열린 그의 단독 콘서트 실황은 지상파 방송으로 송출되기도 했는데, 명곡 ‘남행열차’를 맛깔나게 소화하는 모습에선 가왕의 풍모가 느껴질 정도. 그의 팬덤은 팬카페 활동을 통해 독특한 덕질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데, 카페의 삼행시 게시판을 통해 넘치는 덕심을 뽐내는가 하면, 스트리밍 인증 열풍은 여느 아이돌 팬 못지않은 수준이다. 꼭 연령대가 높은 이들이 팬인 것만은 아니다. 젊은 세대와 중장년, 노년층까지 아우르는 것이 송가인의 매력 아닐까. 왜 이렇게 자세하게 알고 있냐고? 나도 가입했으니까. (황소연)

올해의 수다쟁이 이병헌 감독
지금까지 이런 입담은 없었다, 이것은 드라마 얘기인가, 영화 얘기인가? 네~ 이병헌 감독입니다. 설 연휴, 엄청난 흥행 속도로 천만 관객을 훌쩍 넘은 영화 <극한직업> 2019, 본격 수다 블록버스터를 자처하며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은 드라마 <멜로가 체질>.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엄청난 대사량과 재미 그리고 같은 감독의 연출작이라는 것이다. 구구절절 그러나 백발백중! 이병헌 감독과 브런치 먹으며 수다 한 번 떨어보고 싶다. (조은식)
올해의 제안 에코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문제를 향한 대안들이 구체적으로 눈에 띈 해였다. 카페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등 피부로 와닿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과포장을 줄이는 미니멀리즘,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문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또한 공장식 사육에 반대하거나 건강을 이유로 채식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정규환)
올해의 그리움 설리와 구하라
MBC Music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라 온앤오프>에서였다. 구하라는 거실에서 아델의 라이브를 감상하고 있었다. 제일 좋아하는 영상이라고 했다. 오랜 시간 아이돌로 활동하는 이의 고충을 고백하던 리얼리티 쇼에서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냈던 그의 모습. 한국 사람들이 전부 드나든다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자기 이름이 오르내리던 날, 구하라는 어떤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을까? 자신이 ‘노브라’라는 이유로, 공개 연애를 한다는 이유로 논란거리가 될 때 설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서로를 위로하며 버텨왔을까? 구하라도, 설리도 자신을 예뻐해달라고, 좋게 봐달라고 대중에게 부탁했었다. 두 사람은 성희롱과 불법 촬영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피해자다움’의 굴레에서 고통받아왔다. 세상은 아무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실시간 검색어도 그대로, 악플이 가득한 댓글창도 그대로, 성범죄 피해자를 ‘꽃뱀’으로 부르는 현실도 그대로다. 다만 확실한 것이 있다면, 여성들은 가해자들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끝없이 약한 존재들과 연대하고 여성들을 응원하고자 했던, 어려움 속에서도 인간에게서 희망을 찾고자 노력했던 두 여성의 삶에 존경을 표한다. 어디선가 같은 고통을 겪고 있을 여성들을 향해 조용히 되뇐다. 함께, 살아가자고. (황소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