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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32 컬쳐

8월의 콘텐츠 - 뮤지컬 <제이미>

2020.08.21 | 남다른 아들과 더 남다른 엄마

[MUSICAL]
<제이미>

2017년부터 웨스트엔드에서 오픈런 공연 중인 뮤지컬 <제이미>가 발 빠르게 한국 무대에 라이선스 초연되고 있다. 열일곱 살 게이 소년 제이미의 장래희망은 드래그 퀸이고 그의 곁엔 여태 봐왔던 성소수자 가족과 사뭇 다른, 조금은 특별한 엄마 마가렛이 있다.

<제이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국 북부에 사는 열여섯 살 소년 제이미 캠벨은 다큐멘터리 제작사에 연락해 자신을 취재해달라고 했다. 이유는 고등학교 졸업 파티에 턱시도가 아닌 드레스를 입고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불러들인 제이미의 선택은 용기 있었다. 파티장 앞에서 입장을 제지당하자 다른 학생들이 그를 연호했고 제이미는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참석할 수 있었다. 뮤지컬은 이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한다. 실화라는 점 외에 뮤지컬에서 자주 다뤄지는 드래그 퀸 서사, 최근 아이돌 댄스 퍼포먼스에 등장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보깅 댄스는 익숙하다. 그보다 낯설게 느껴지는 건 제이미의 엄마 마가렛이다.

올해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담한 청소년 중 약 30%가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어하고, 약 35%는 탈가정을 꿈꾼다. 가족이 성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혹은 털어놓을 수조차 없는 청소년 서사가 더 익숙한 한국 사회에서, 아들의 생일에 빨간 하이힐을 선물하고 졸업 파티에서 드레스를 입으라고 지지해주는 마가렛은 ‘유니콘’ 같다. 마가렛 덕분에 제이미는 정체성과 꿈을 당당하게 펼쳐 보인다. 자신 없는 제이미에게 자신의 드래그 서사를 들려주며 힘을 실어주는 의상숍 사장 겸 전설적인 드래그 퀸 ‘휴고’, 제이미의 기를 하늘 끝까지 살려주는 이모 ‘레이’도 있다. 특히 학급 안의 또 다른 소수자인 무슬림 소녀 ‘프리티’는 제이미의 꿈을 응원하는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며 함께 성장해나간다.

극 중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공포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제이미의 아빠가 등장하는 장면들이다. 엄마 몰래 드레스를 입어보던 어린 제이미를 ‘남자답지’ 않다고 모욕하고 트라우마를 안겨준 그는 이혼하고도 끝까지 가족을 상처 입힌다. 노골적으로 혐오감을 드러내는 그가 등장하면 무대에는 찬바람이 불지만, 1인 2역으로 동 배우가 드래그 퀸 ‘산드라’로도 분해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간다면 덜 트라우마틱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스트릿, 로킹,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는 생동감 넘치고, 커튼콜까지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주조연 캐스트의 실력도 좋지만 특히 앙상블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는 뮤지컬이다.

기간 9월 11일까지
장소 서울 LG아트센터


양수복
사진제공 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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