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에 새로이 입단하며 화제를 모았던 밴드 실리카겔. 기타와 보컬을 도맡으며 그룹의 든든한 중추를 담당하는 멤버 김춘추는 ‘놀이도감’이라는 이름의 솔로 프로젝트 역시 전개 중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먹보와 털보> OST의 조감독으로 참여하며 남다른 음악 스펙트럼을 뽐내기도.
데뷔 풀렝스 <숨은 그림> 이후 약 1년 반 만에 선보이는 EP 는 놀이도감이라는 브랜드가 지닌 매력을 담뿍 담아낸 작품이다. 전반부의 차분한 악곡을 비웃기라도 하듯 강렬한 퍼즈 톤의 기타 솔로를 쏟아붓는 ‘악수’, 놀이도감의 장기라 할 수 있을 기묘한 스토리텔링이 빛나는 ‘무지개’ 등 개성 강한 다섯 트랙이 청자를 반긴다.
팝/발라드 듀오 ‘정윤 그리고 현서’, 포크 동아리 ‘작은평화’의 일원으로 활동 중인 박현서. 주로 무대 뒤에서 묵묵히 키보드를 연주하며 소리의 균형을 조율하던 그는 2021년 4월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로의 출발을 알렸다.
티 없이 맑은 미소 뒤에 감춰둔 솔직한 내면을 여지없이 풀어낸 작품 <갈대>로 근사한 데뷔를 이뤄낸 그가 약 8개월 만에 새 싱글 <내일로>를 발표했다. 어쩌면 모두가 불완전하기에 겪는 일상 속 후회에 머물지 않고 내일로 나아가자는 가슴 따뜻한 응원가.
지난해 9월, 싱글 <우리의 마지막이 이게 끝은 아닐 거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종연. 언뜻 보기에는 이제 갓 음악 시장에 발을 내디딘 신예로 보이는 그가 사실은 밴드 더 폴스(The Poles)의 기타리스트로 활약했다는 사실. 이러한 흥미로운 이력 덕분에 최근 더 폴스의 단독 공연 게스트로 종연이 깜짝 출연해 훈훈한 모습을 자아내기도 했다.
홀로서기에 성공한 종연의 두 번째 싱글 <사랑이 있었다면>은 수줍은 소년의 세레나데와 같다. 소년과도 같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예쁜 말을 읽으며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겠다는 노랫말이 귓가를 맴돌며 오랜 여운을 남긴다.
※ 더 많은 사진과 기사 전문은 매거진 '빅이슈'268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 키치킴 | 사진제공. 포크라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