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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75 커버스토리

키미 작가 개인전 <그린, 댄스, 러브>

2022.05.30

ⓒ <청포도를 기다리는마음>, Acrylic on canvas, 91×72.7cm, 2022

알알이 맺힌 포도 알은 흰 접시에서 푸르게 자리를 지키고, 노랗고 붉은 갖가지 과일을 품어주는 넝쿨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강렬한 색이어도 어느 곳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여러 물상 속에 자연스럽게 흘러드는 공기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키미 작가의 개인전 <그린, 댄스, 러브>에선 다양한 색감이 자연물과 일상의 물건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그린(green)은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색, 댄스(dance)는 마음 깊이 흠모하는 활동, 러브(love)는 가장 좋아하는 단어다. 온 마음을 쏟아붓고 싶은 사랑스러운 존재가, 작가의 시각으로 재현된다.

부부인 김희은 작가와 김대일 작가는 함께 ‘키미앤일이 KIMI AND 12’로 활동하고 있다, 아티스트로서 그들의 관점과 경험은 환경보호와 비건을 지향하는 삶에 무게가 실려 있는데, 이러한 생활 방식과 사유가 작품에 녹아들어 키미 작가만의 특별한 시선을 완성한다.

<그린, 댄스, 러브>라는 전시 제목은 그 자체로 세 가지 테마가 되었다. 특유의 생동감 있는 붓질이 작품에 눈길이 머물게 하고, 청포도와 레몬과 오렌지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과일과 쟁반, 테이블, 책, 의자가 뚜렷하고 따뜻한 색감 위에 얹어지면서 발랄한 에너지를 품은 물건이 된다. 초록빛은 잔디밭으로, 노란빛은 햇살같이 느껴져 보는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마치 동화책을 보는 듯 천진난만한 기운도 놓칠 수 없다. 사람이 사랑으로 표현된 듯, 하트 문양이 사람으로 표현된 듯 오묘한 존재가 서로를 보듬고, 춤추는 모습은 너나없이 자신의 움직임에 집중하면서도 다 같이 춤추는 순간의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물상이 중심이 되는 작품, 동물이나 사람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 각각 존재하지만, 포근하고 발랄한 하나의 인상을 관람자에게 전달한다.

유럽 여행에서 마주친 과일이 가득한 시장, 쟁반에 반사되는 눈부신 빛, 춤출 때 서로에게 건네는 손길… 하나같이 여행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다가오는 엔데믹에 기대를 품게 만든다. 키미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좋아하는 색 물감을 꺼내놓고, 주인공이 될 색을 골라 쓴다고 한다. 여름의 초록빛과 개나리의 노란색, 먼지 없는 파랑에서 영감을 얻는 그의 작품에서 선명함과 순수함이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두 작가는 그림책 뿐 아니라 <우리는 초식동물과 닮아서>,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 보겠습니다> 등의 에세이를 펴내기도 했다. 키미의 세계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기간: 6 5일까지
장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8 26 알부스갤러리

ⓒ , Acrylic on canvas, 91×116.8cm, 2021

모든 것을 감싸는 사랑, 키미 작가 인터뷰

‘그린, 댄스, 러브’라는 주제가 키미 작가님의 마음에 자리 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풀밭과 숲, 그곳에서 느껴지는 무해한 공기와 기운을 좋아합니다. 싱그러움이 떠오르는 그린은 언제나 다루고 싶은 주제이지요. 그러다가도 버려지는 종이나 나무, 물감을 볼 때면 이 모든 게 필요 없는 활동을 하고 싶기도 해요. 생각을 오로지 몸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결국엔 다시 그림으로 그것을 표현하게 되네요. 사랑은 이 모든 생각을 감싸고 있는 커다란 주제예요. 세 단어가 자연스럽게 마음에 자리 잡아 여기까지 흘러온 것 같습니다.

작품에선 선명한 색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색 사용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게 있나요.

오래전부터 선명한 색들이 저의 어중간한 생각이나 삶을 보완해준다고, 늘 ‘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두운 주제도 밝은 톤의 색으로 완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부부가 팀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것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일을 하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하나의 큰 목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는 재미가 있죠. 내 마음을 가장 잘 알 것 같은 상대와 일을 하는 거라, 서로 의견이 다를 때면 타인과 일할 때보다 더 크게 서운하기도 하지만,(웃음) 반면에 좋은 일이 있으면 더 크게 좋으니까요. 여러모로 장점이 많아요.


두 분이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사랑은 어떤 모습인가요.

세상의 싫은 부분을 발견할 때면 미워하는 마음이 가득 찰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억지로라도 사랑을 끄집어내려 하고, 사랑이 어디에나 스며 있는 모습을 생각해요. 그럼 세상에는 미워할 것들보다 사랑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돼요. 오늘 인사를 나눈 누군가를, 매일 아침 찾아오는 고양이, 가족, 친구, 태양, 달, 나무를요. 곳곳에 있는 여러 가지 모습의 사랑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가만히 누워>, Fine Art Print on Hahnemuhle German Etching Paper, 54 x 54cm, 2022

글. 양수복·황소연

  • 더 좋은 관계를 상상할 권리 ―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기’ 워크숍

    지난 4월 28일 빅이슈코리아에서 특별한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서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기’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번 행사는 빅이슈 판매원을 대상으로 판매원들의 존중 의식과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하고자 개최됐으며, 빅이슈 직원들도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워크숍은 판매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 빅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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