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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81 커버스토리

긴긴 여름밤에 보면 좋을 공포 시리즈 (2) ― 도허티 <크람푸스> / 드류 고다드 <캐빈 인 더 우즈> / 조엘 슈마허 <로스트 보이>

2022.08.17


이 글은 '긴긴 여름밤에 보면 좋을 공포 시리즈 (1)'에서 이어집니다.

<크람푸스>

ⓒ <크람푸스> 스틸컷

좀 더 현대적으로 꾸며진 괴수 영화를 보고 싶다면 마이클 도허티 감독의 <크람푸스>를 추천한다. 한 소년이 크리스마스에 자기를 못살게 구는 지긋지긋한 가족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자, ‘산타의 그림자’라 불리는 괴물 크람푸스가 나타나 소년 혼자만을 남겨둔 채 가족을 전부 몰살시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흔히 장르 영화 속 괴물은 공포를 몰고 오는 존재로서 여러 민담과 신화 속 캐릭터와 뒤섞여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크람푸스는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가는 형벌을 주는 존재로서, 바이에른 지역의 전설 속 알파인 괴물이다. 염소와 악마의 형상을 섞어 의인화했고 이 고대 괴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하수인들이 등장한다.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처키를 닮은 진저 브레드 쿠키 살인마, 사람의 경정맥을 물어뜯는 날개 달린 테디 베어 드라큘라, 보아 뱀처럼 사람들을 꾸역꾸역 삼켜버리는 엽기적인 식인 피에로 등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니 보는 내내 바짝 긴장해야 한다.

<캐빈 인 더 우즈>

ⓒ <캐빈 인 더 우즈> 스틸컷

괴물과 사투를 벌이는 학살극의 볼거리를 좋아한다면 <캐빈 인 더 우즈>도 함께 챙겨 보자. 외딴 숲속으로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친구들이 기괴한 괴수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하나 둘 목숨을 잃기 시작하는데 실은 이들의 운명을 쥐고 장난하듯 가지고 노는 세력이 존재한다. 젊은이들이 여름 휴가철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들다가 한 명씩 목숨을 잃는 플롯은 슬래셔 영화의 문법으로, 이를 ‘보디 카운트’ 플롯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 플롯을 특이한 관점에서 바라본다. 세계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대한 권력, 빅브라더의 존재가 있고 그들이 어떤 죽음과 공포를 관장한다는 것.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캐빈 인 더 우즈> 역시 앞서 소개했던 <피어 스트리트> 시리즈처럼 오래된 공포 영화의 관습과 특징을 한데 뒤섞어 비빔밥처럼 내놓은 작품이다. 후반부 결말이 충격적이니 꼭 끊지 말고 앉은자리에서 단번에 관람해야 한다. <캐빈 인 더 우즈>의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보디 카운트’ 플롯의 대표적인 작품인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데드>를 오마주해서 만들었다. <이블데드> 시리즈는 3부작으로 이뤄져 있고 외딴 오두막에 놀러 간 다섯 명의 젊은이들이 알 수 없는 저주로 인해 참변을 겪는 이야기다. 배우 브루스 캠벨이 연기하는 애쉬라는 인물이 3부작 내내 등장하는 주인공이고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쿠키 영상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샘 레이미 감독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호러 영화의 문법을 도입해서 만들면서 자신의 대표적인 걸작 <이블데드>의 특징을 영화 곳곳에 숨겨놓았다. 닥터 스트레인지와 완다 막시모프가 맞붙는 장면을 제대로 즐기려면 <이블데드> 시리즈는 반드시 봐야 하는 작품이다. 사실 <이블데드> 시리즈는 <캐빈 인 더 우즈>뿐만 아니라 <피어 스트리트> 시리즈 3부작의 플롯 전체에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도 하다. 공포 영화는 새롭지 않은 관습적인 재미 요소를 끊임없이 반복, 변주해가면서 신선한 매력을 만들어낸다. 죽지 않고 매번 살아 돌아오는 좀비와 같은 특징이 있다.

뱀파이어와의 대전쟁 <로스트 보이>

ⓒ <로스트 보이> 스틸컷

마지막으로 추천할 작품은 1990년대 <주말의 명화> 시절에 방영됐던 조엘 슈마허 감독의 <로스트 보이>다. 이제는 멸종 위기에 처한 뱀파이어가 소재다. 넷플릭스의 인기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가 시즌 4에 이르러서 호러 장르로 돌변했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작품이 바로 <로스트 보이>다. 날아다니는 뱀파이어 무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동네 젊은 건달이나 펑크족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밤만 되면 사람들을 잡아다 잔인하게 살해한다. 뱀파이어 무리와 맞서는 건 건장한 청년들이 아니라 유약한 10대 소년들이다. 뱀파이어에 맞서는 방법을 만화책을 통해 알고 있는 소년들이 성수와 마늘을 쥐고 한바탕 대전쟁을 치른다. 어릴 때는 해변가에 위치한 낡은 테마파크 상공을 보여주는 뱀파이어 시점의 부감숏이 너무나 충격적이서 소름이 돋곤 했다. 영화의 주제곡인 제라드 맥마흔이 부른 ‘Cry Little Sister’는 당시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랭크된 인기곡으로 마릴린 맨슨이 리메이크해 부르기도 했다.

이들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뱀파이어와 좀비, 연쇄살인마와의 사투에서 살아남으려면 꼭 기억하자. 지하실에 방치되어 있는 낡은 책을 괜히 열어보지 말 것. 어두운 야외에서 연인과 함께 페로몬을 방출하지 말 것, 과거의 생존자가 남긴 말을 꼭 명심할 것. 불온한 기운으로 뒤덮인 여름밤을 안전하고 흥미진진하게 보내고 싶다면 여기 소개한 작품들을 꼭 챙겨 보길 권한다. 만약 보지 않고 버티다가 무슨 일이 생겨도 책임지지 않는다.


글.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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