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에는 매란국극단의 열렬한 팬들이 등장한다. 자신의 ‘최애’를 응원하고 그들의 연기를 행복하게 즐긴다. 웹툰 <정년이>를 아끼는 우리들처럼. 각양각색 개성을 가진 국극 배우들이 등장하는 <정년이>에서 최애를 찾은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의 매력을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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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왕자를 향해, 허영서
영서는 이미 집안과 재능을 타고난 캐릭터다. 그래서 변화나 성장이 크게 없을 것 같음에도 <정년이> 초반과 비교해 후반의 영서는 실력도 정신적으로도 크게 성장한다. 무대를 스스로와의 전쟁터라 여겼던 영서가 정년이와 라이벌이 되고, 도앵의 조언을 흡수하고, 주란과 함께 합을 맞춰가는 모습. 무대에는 혼자 서는 것이라 믿었으나 나중에는 관객들과도 무대를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 열정과 재능이 있음에도 어머니의 인정과 사랑이 고파서 흔들렸으나 언니, 분이, 국극단 친구들의 애정과 국극에 대한 자신의 사랑으로 단단해지는 모습이 마음에 닿았다. 영서는 한결같이 실력과 꿈에 대한 열정, 애정, 자존심이 있어 곧다. 단것을 좋아하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기도 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영서가 멋지고 순수해 보여 좋다.
@ 호박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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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 속에서 피어난, 권부용
내 최애 부용이는, 초반에는 그저 정년이를 좋아하는 ‘단정차분청순가련’ 강아지상의 여학생 같아 보이지만 웹툰 후반에 드러나는 속마음과 성격을 알게 되면 ‘까칠 고양이’인 반전 매력까지 지녀 더더욱 사랑스럽고 입체적이다. 사실 부용의 매력은 이름에서부터 드러난다. 연꽃 부(芙), 연꽃 용(蓉). 이름처럼 진흙 속에서도 굳세게 자라 꽃을 피우는 캐릭터니까. 1950년대 한국이라는 배경 특성상, 부용이는 ‘여학생’, ‘여자’이기에 자유롭지 못하고 자신의 글마저 다른 사람의 이름에 빼앗긴다. 그러다 정년이를 만나고, 다시 펜을 들어 작가라는 꿈을 키우게 된다는 점이 좋다. 든든한 지원군이자 소중한 팬, 그리고 멋진 작가인 부용이가 있었기에 정년이가 멋진 배우가 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이름에서부터 서사가 이미 설명되는 ‘권부용’, 어떻게 사랑 안 해?
@ 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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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드라마의 필수 캐릭터, 백도앵
‘도앵 언니’라 부르고 싶을 만큼 성장드라마 장르에서 좋아하는 유형의 인물. 남들이 자신의 한계점을 재단해도 최선을 다한다는 점, 정해진 방향만을 정답으로 생각하지 않고 다른 길을 찾아가는 도앵의 의지가 좋다.
도앵은 국극 자체를 문화로 부흥시키고 싶어 할 정도로 국극에 진심이다. 소리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주연 배우가 되지는 못하지만, 도앵은 비중과 관계없이 늘 모든 것을 쏟아내 연습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무대를 끝까지 마친다. 국극 배우로서 노력해온 도앵은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국극에 대한 애정과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자신의 길을 만들어간다. 그 길에서 다시 좌절의 순간이 와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도앵 언니’의 결말이 더 인상 깊었다. 그리고 완결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했을 때 가장 응원하고 싶은 인물이다.
@ 박정현
혜랑은 가장 악역에 가까운 캐릭터다.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다. 극단 건물을 팔겠다는 단장님에게 “절대 극단 건물은 팔지 마요. 집이 있어야 떠난 사람들이 돌아오니까.”라고 말하는 혜랑의 표정이 마치 ‘돌아갈 곳이 없어 포기해야만 했던 적 있는 사람’의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년이>의 후반부, 등장하는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어엿한 성장 서사를 보여주었을 무렵 서혜랑의 변화와 성장이 막 시작되었기 때문에 서혜랑 캐릭터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욕심 많은 여자 캐릭터의 존재 자체가 너무 귀하고 좋다!
@ 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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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건 무엇이든, 윤정년
정년이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을 건전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돈을 벌고 싶어 소리를 하러 상경했지만, 정작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에서는 국극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깨닫고 매란국극단으로 돌아가는 것, 부용이에 대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점 모두 인상적이다. 여기에 윤정년을 더 멋진 캐릭터로 만드는 건, 본인의 노력과 재능을 활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결국 쟁취해낸다는 점.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표현하는 정년이에게 응원을 보내줄 수밖에.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원하는 것을 향해 뒤돌아보지 않고 다가가 성취해내는 건 우리 모두가 원하지만, 잘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니 말이다.
@ 김하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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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정년의 옆에 선, 문옥경, 홍주란, 강소복
정년의 입단에 큰 역할을 한 옥경과 룸메이트 주란, 그리고 정년을 국극단의 ‘예인’으로 받아들이는 소복. 각자 국극단원으로서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모두 요주의 인물, 정년을 지켜보고 신경 쓴다. 정년의 배우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점을 제시하는 옥경과 동기 배우로, 친구로 관계를 쌓아가는 주란, 베일에 감춰진 소복의 사연 모두 놓칠 수 없는 서사다.
@ 황소연
글.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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