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TBC 방송화면
아침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신성한, 이혼>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혼 소식이 극적인 음악과 함께 시청자에게 전해지는 아침드라마와 달리 <신성한, 이혼>은 결국 이혼을 별것 아닌 일로 묘사하려는 듯하다. 배경이 법률사무소이기에 이혼 소송에 관련한 대화가 자연스러운 덕도 있지만,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일상의 영역임을 확인하려는 등장인물들의 대화가 그것을 부각한다. 이혼과 별거 등을 아무렇지 않은 일로 다루는 것에 각자 이의가 있을 수는 있겠다. 그러나 이혼도 결혼만큼 평범하게 취급해야 함을 말하는 드라마의 미덕은 생생하다.
그럼 드라마 속 당사자들은 이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금까지 이혼을 고민하는 인물로 등장한 여성들은 모두 연령대와 직업, 사회적 배경 등이 다르다. ‘자녀’들의 나이가 제각각이라는 의미도 된다. 이혼을 기겁하면서 거부하진 않지만, 모두 각자만의 고민이 있다. 몇 십 년간 시어머니에게 정신적 학대를 당한 애란(황정민)은 자신 몫의 재산을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재력과 영향력을 가진 남편을 상대해야 하는 금희(차화연)는 승소에 자신이 없다. 민정(이윤수)은 자신의 이혼 상담을 해주는 서진(한혜진)에게 “이혼이 결혼만큼 무섭다”고 털어놓는다. 이 상태를 하나로 묶는 단어를 찾는다면 ‘두려움’일 것이다.
일견 유쾌하게만 보이는 이 드라마는 오히려 그 두려움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이혼 내지는 파혼, 별거 등의 ‘사건’이 기존 드라마 문법처럼 신파로 해석되지 않아 의아하다면, 주인공 성한(조승우)이 온몸으로 부르는 트로트에 주목해보면 된다. 배우의 역량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겠지만, 어쨌든 결혼과 이혼 뒤에 남은 오갈 데 없는 감정들은 트로트 가사로 자연스럽게 소화된다.
다양한 직업과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이혼을 고민한다. 세상의 모든 관계가 예상치 못한 이유로 파괴되듯, 가족 역시 다양한 원인으로 파괴될 수 있음을, 그리고 그게 꼭 슬프거나 비극적이지는 않다는 것도 <신성한, 이혼>이 증명하는 것이다. 더욱 눈길이 가는 건 이런 식으로 해체된 상태가 ‘정상가족’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와 둘이서 생활해나가는 서진, 사실상 싱글의 삶을 살고 있는 금희 등 앞으로 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질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기대하게 된다.
JTBC 주말 밤 10시 30분 방송
글. 황소연 | 사진. JTBC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