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의 마지막 대화> 제프리 로즌 지음, 용석남 옮김, 이온서가 펴냄
법률 저널리스트이자 학자이며, 미국 국립헌법센터 수장인 이 책의 저자 제프리 로즌(Jeffrey Rosen)은 청년 시절 긴즈버그를 알게 되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Ruth Bader Ginsberg)는 원칙에 충실하고 진솔해 ‘판사들의 판사’로 불리던 사람이다. 또 나이 들수록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이 책은 베테랑 언론인인 저자와 긴즈버그의 진솔하고 내밀한 대화를 다루었다. 이 과정에서 한평생 여성과 소수자의 권익을 위해 헌신해온 긴즈버그의 내면에 다가갈 수 있고, 법과 자유, 삶과 사랑, 결혼, 승리와 패배 등에 관한 생각을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다.
긴즈버그의 이 한마디가 특히 마음속 깊이 남는다. “‘그들 모두 나처럼, 백인에다 남성이었다. 재판부가 일부가 아닌 계층 모두를 대변하길 바란다.’ 카터는 이렇게 말하며, 소수 계층, 여성 등을 임명해갔지요. 그가 저를 순회법원에 임명한 것은, 말 그대로 미국 사법부의 얼굴을 바꾼 사건이었어요.”
<공유주택 은공1호 이야기> 은공1호사람들 지음, 오늘 펴냄
이 책은 도봉산 아래 자리한 집, 세 돌 지난 막내부터 50대까지 40여 명이 함께 사는 공유주택 ‘은공1호’를 소개한다. 초등학생부터 싱글, 한부모가정의 엄마, 아이 없는 부부와 맞벌이 부부 등, 이 공유주택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면면은 무척 다양하다.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개성도 다 다른 이들 주거인이 직접 쓴 글에서 공유주택 생활기는 물론, 새로운 주거 형태와 또 다른 인간관계, 행복한 삶에 대한 고민이 잘 드러난다.
‘나 혼자 사는 시대에 다 같이 사는 집, 삶이 곧 여행인 그곳’으로 책 속 집들이를 떠나보자. 그 집들이는 각자도생에 지치고 우울한 우리의 일상에 잔잔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 그 파장이 유독 크다면 지금 당신에게 ‘관계’가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글. 안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