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찬
지원영을 연기한 배우로서 <비의도적 연애담>을 시청하면서 든 소회가 궁금해요.
드라마의 주연을 맡게 되어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어요. 촬영장에는 굉장히 많은 분이 계시잖아요. 그 현장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함께하는 배우, 스태프분 들과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이 많이 풀렸어요. 촬영하러 갈 때마다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배우, 제작진과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있는 현장 경험이라고 생각했어요.
<비의도적 연애담> 출연을 앞두고 BL(Boy’s Love) 장르에 선입견이 전혀 없다고 했어요. 작품에 대한 확신이 느껴지는 대답이었죠.
어떤 장르인지 궁금해 여러 작품을 찾아 봤어요. 인물들이 사랑하는 모습, 순수하게 서로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고민이 덜한 상태로 작품에 들어갈 수 있었고요. <비의도적 연애담>의 시놉시스를 본 직후 하루 만에 웹툰을 다 봤거든요. 종이책으로 한 번 더 봤을 때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특히 항상 밝고 에너지 넘치며 행복해 보이고, 사교성 좋아 어른들한테도 잘하는 원영이 저랑 닮았다고 느꼈어요. 한편으로 원영은 속에 있는 아픈 상처들을 꺼내 보이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한데, 연기를 하면서 저 역시 그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한 고민이나 상처가 자연스럽게 치유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배우 공찬
극 중 원영은 늘 해맑은데, 장면마다 그 톤이 조금씩 다르다고 느꼈어요. 연기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지 궁금합니다.
어떤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밝음의 종류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잖아요. 다른 배우분들과 (차)서원이 형 집에서 리허설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자주 물어봤어요. “이 장면에서 나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은데, 어때?” 하는 식으로 조언을 많이 구했죠. 원영의 모습을 여러 측면에서 보여주고 싶어 계속 상의하고요. 촬영할 때도 원작을 늘 가지고 다니면서 참고했고, 드라마를 보시는 분이 웹툰의 원영을 떠올릴 수 있게 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어요.
배우 공찬
원영의 대사 톤도 다양해요. 마냥 수다스럽다가도 어느새 진지해지죠. 원영의 표현이나 대사 중 마음에 와닿은 게 있나요?
음… “제가 미친 짓을 좀 할 건데요.”라는 대사를 꼽고 싶어요. 저는 겁이 많아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시작할 때 많이 망설였어요. 시도조차 못 할 때도 많았거든요. 뭔가를 결정하고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려서 힘들었는데, 이 대사를 연기한 이후 뭐든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도전해보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도전해야 실패하더라도 내가 뭘 잘못했는지, 왜 실패했는지 알게 되고,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그 대사와 상황 덕분에 망설임이 없어졌어요. 삶이 많이 바뀌었다고 할까요?(웃음)
이 글은 '가장 따뜻한 색, 봄: 배우 공찬 (2)'에서 이어집니다.
글. 황소연 | 사진. 김슬기 | 스타일리스트. 김민준 | 헤어. 박은미 | 메이크업. 김성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