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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9 커버스토리

영화 <드림> 아이유(2) : 단순한 열정

2023.05.15

이 글은 '영화 <드림> 아이유(1) : 단순한 열정'에서 이어집니다.

작품을 하나씩 할 때마다 얻는 게 있다고 했는데, <드림>은 아이유 배우에게 무엇을 남겼나요?
내가 준비한 것에 너무 의지하지 말자.(웃음) 현장에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데, 내 머릿속으로 생각한 호흡이 아닐 수도 있더라고요. 기상 변화로 실외 신이 실내 신으로 바뀔 수도 있고. 그렇다면 거기에 맞추는 순발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다른 배우들이 테이크마다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바로바로 해내는 걸 보고 ‘대단하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하며 자극받았고요. 저는 코미디 연기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그런 호흡이 낯설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선배들을 쫓아가려고 아득바득 노력을 많이 했어요. 특히 서준 씨는 아주 유연한 배우라서 감탄했어요. 서준 씨가 완벽히 ‘홍대’가 되어주니까 제가 약이 올라 리액션이 바로바로 나왔어요.(웃음) 우리 현장이 그때그때 요구되는 것들이 있었는데, 서준 씨는 너무 유연하게 잘해내는 거예요. 나도 좀 유연해지고 싶다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배우였어요.

현장에서 애드리브를 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대본에 충실한 편이라고요. 그럼에도 원래 대본에는 없던, 소민이 아이유를 만나 추가된 부분이 있나요?
소품 같은 부분을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고. 음, 제가 참여한 작품 중에 가장 감독님 의견에 충실히 따른 작품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같이 내봐도 결국 감독님 아이디어가 가장 좋았어요.(웃음) ‘이것저것 시도해봐도 결국 감독님 아이디어가 가장 좋네!’ 이렇게 되기 때문에 제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투영된 경우는 거의 없어요.

<드림>의 이병헌 감독, <나의 아저씨>의 박해영 작가, 지금 촬영 중인 <폭싹 속았수다>의 임상춘 작가, 그리고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까지. 대표적인 스토리텔러들과 작업해왔어요. 배우 아이유에게 끌리는 이야기란 무엇인가요?
음, 일단 제가 맡을 인물이 제가 전혀 알 수 없는 사람이면 어려운 것 같아요. 뭐가 됐든 ‘아, 이런 감정 알아.’ 하는 범주 안에는 들어가 있어야 저도 손을 뻗어볼 수 있거든요. 맡은 인물이 착하고, 악하고를 떠나 너무 해맑거나 지나치게 비관적인 역할은 자신이 없어 고사할 때도 있어요. 근데 그 폭이 좁지는 않아요. 운 좋게도 무척 훌륭한 작가님과 감독님들의 작품에 참여했는데, 그분들의 작품에 끌린 이유도 제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에요. 뛰어난 작가님들은 인간의 감정이나 가치관, 생각의 영역을 넓게 쓰시니까요. 제안받은 역할에 개별성이 있고 입체적인 인물일수록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주제는 뭔가요?
제가 이전에 한 인터뷰에서 부유하는 것에 대해 말한 적이 있어요. 도착지를 설정하지 않고 그냥 오늘과 어제의 내 방향이 달라도 이런들 어떠하리 하면서 둥둥 떠다니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요. 제 성격이 뭐 하나 정해놓으면 그걸 해내려고 노력을 많이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틀에 갇힐 때도 있고요. 지금은 제 상태를 많이 풀어주고 유연하게 만들어두고 싶어요.

마음을 움직인 문장이나 본인이 쓴, 이게 나를 표현하는 말이지 하는 어떤 문장이나 메모가 있나요?
잠시만요. (휴대폰을 열어 뒤적이며) 아, 여기, 부유하는 홀씨에 관한 글인데요. “그 애는 꽃이 아니고 홀씨로 살기로 했다.”라는 문장을 가지고 곡을 쓰고 있어요. 마지막에 쓴 게… 읽어드릴게요. “바람을 간질이며 지금은 그냥 날을래. 이제는 그냥 나일래.” 이렇게 써놓은 글이 있네요.

<브로커> 촬영 이후에 한국미혼모가족협회에 기부하는 등 매해 꾸준히 기부하고 있습니다. 또 유튜브 <이지금>의 영상 끝에는 실종 아동을 찾는 광고가 아이유의 목소리와 함께 나와요. 이런 활동은 어떤 마음으로 이어오고 있나요?
제 능력이 닿는다면 봉사나 기부를 더 많이 하고 싶은데,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밖에 없어 죄송할 때도 있어요. 엄마도 누군가를 돕는 일에 관심이 많으셔서 엄마랑 이야기를 많이 해요. 오늘 《빅이슈》 표지 촬영도 <드림>을 찍으면서 초반부터 회사에 《빅이슈》 관련 촬영은 꼭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11년 전에 촬영할 때는 《빅이슈》가 좋은 목적의 잡지다라는 얘기만 대략 들었고 지금만큼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 좋은 마음으로 만드는 잡지이고, 또 계속 홈리스를 위한 사업으로서 유지되는 회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드림> 대본을 처음 읽는데 저는 《빅이슈》를 알고 있으니까 혼자 내적으로 반가웠거든요.(웃음) 이 영화가 개봉할 무렵에 꼭 《빅이슈》 잡지 관련 일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이 들면서 재능을 아껴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노래를 해서 도울 수도 있고요.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로 누굴 도울 수 있다면 그것도 참 좋은 일이다, 싶어요. 제가 그렇게 하면 또 팬들이 제가 갔던 곳에 봉사 활동을 가기도 해요. 제가 부탁도 안 했는데 팬들이 함께해주는 모습을 보면 ‘와, 이거 정말 멋지다. 우리가 이런 일로 함께라는 거’ 싶어요.

유애나(아이유 팬클럽)는 봉사 활동이나 기부를 자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죠.
저는 팬들에게 먼저 제안하지 않았는데 저 모르게 봉사 활동하러 가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저야 개인적인 생각으로 하는 활동이지만 팬들에게 부담이 되면 안 되잖아요. 팬들은 “아이유가 하니까 우리도 했어요.” 이렇게 말해주는데, 그런 마음을 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좋은 의미로 팬들과 경쟁하는 것 같아요.(웃음)

팬들과 서로 애틋한, 특별한 관계 같아요.(웃음)
맞아요. 우리 팬덤의 문화나 분위기가 무척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서로 당연한 게 없거든요. 초반에 팬클럽이 형성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아요. 우리 서로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자. 항상 고마워하자. 그런 마음이 들어요.

30대의 첫해를 너무 즐겁게 보냈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올해는 어떤 계획이 있나요?
지금 해야 할 일이 워낙 많아서 일단 오늘 내가 해야 할 몫을 다하는 사람이었기를, 하는 바람으로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할 일을 제대로 해냈을 때 만족스러우면 기분 좋고요.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는 게 있나요?
음, 제가 맡은 역할은 제주도에 사는 ‘애순’이라는 인물이고요. 긴 시간을 다루는 드라마가 될 것 같아요. 지금 촬영 초반인데 미술이 아주 좋고, 대본에 녹아들게 현장을 잘 구현해놓아서 소품 팀, 미술 팀, 연출 팀 분들에게 감탄하고 있어요. 이런 섬세한 손길이 들어간 작품에 내가 참여하는구나 싶어 굉장히 자랑스럽고요.

영화 제목이 <드림>이잖아요. 지금 아이유의 꿈은 무엇인가요?
영화가 잘됐으면 좋겠어요.(웃음) 저는 평소 큰 꿈이 없어요. 큰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그때그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며 사는 편이거든요. 이 영화가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줬으면 하는 게 지금의 목표고요. 촬영하면서 푸릇푸릇함 속에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현장에서 매주 <출장 십오야>를 찍듯이 즐거웠거든요. 보시는 분들도 산뜻한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글. 김송희 | 사진. 천영상 | 스타일리스트. 노주희 | 헤어. 위위아뜰리에 꽃비(부원장) | 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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