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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9 스페셜

고물가 시대, 소비도 기술이야

2023.05.19

좋은 물건이란 무엇일까? 그 기준은 크게 보편적인 조건과 개인적인 조건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보편적인 조건은 대부분이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고, 개인적인 조건은 개개인에게 중요한 기준이다. 보편적인 조건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격 대비 가치가 높아야 한다. 같은 가격의 현금과 물건 중 선택할 수 있다면, 현금보다 물건을 선택하고 싶을 정도로 가치가 높아야 한다. 둘째, 제조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위나 착취가 없어야 한다. 윤리적으로 부당한 공정으로 만들어진 것을 소비하는 시대는 지났다. 셋째,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창조하는 것은 어렵고 베끼는 것은 쉽다. 오리지널일수록 더 가치 있다. 넷째, 환경에 덜 해로운 물건이어야 한다. 사용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대부분에게 중요한 보편적인 기준이다.

한편 디자인, 기능, 가격 등은 개인마다 다른 개인적인 기준에 해당한다. 디자인은 누구나 평가할 수 있지만, 모두가 공감하기는 어렵다. 내가 볼 때 세련된 디자인도 남이 볼 땐 촌스러울 수 있다. 물론 기능도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정도가 다를 것이다. 가격 역시 사정에 따라 조건이 다양하다. 개개인이 명확하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걸 원하는지 고민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기준을 잘 정의할수록 만족스러운 물건을 고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 눈에 좋은 물건을 찾아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보편적인 조건과 개인적인 조건이 충돌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적인 조건을 우선적으로 따르면 된다. 구매는 개인의 시간, 에너지, 돈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이 좋아도 본인이 좋아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모두에게 좋은 물건은 없다. 본인이 필요하고 원하는 조건이 충족된 물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지금 겪는 문제와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물건인가? 내가 소유하거나 사용했을 때 만족할 수 있는 물건인가? 이런 질문은 남이 해줄 수 없다.

실습을 해보자. 한국인에게 택배 박스 언박싱은 일상이다. 판매자가 안전하게 배달되길 원할수록 뜯기가 어렵다. 택배 박스를 더 편하고 즐겁게 여는 방법을 찾고 싶다면, 문제를 “택배 언박싱이 어렵고 불편하다.”고 정의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리서치가 필요하다. 말하자면, 디깅(digging)이 필요하다. 시장에 어떤 솔루션과 물건이 판매되는지 탐색하며 공부해야 한다.

물건들을 디자인, 기능, 가격 등의 측면에서 비교하고, 보편적인 기준과 개인적인 기준을 모두 고려하여 최적의 물건을 찾으려고 노력해본다. 예를 들어 손잡이가 크고 사용하기 쉬운 디자인, 다양한 재질을 쉽게 자를 수 있으면서 손은 다치지 않는 기능, 그리고 2만 원 이하의 가격 등이 요구되는 조건으로 검색해보자. 피스코리아에서 판매하는 택배 박스 커터가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물건으로 보인다. 구매 후에 실제로 사용해보며 어떤 점이 좋고 싫은지를 다시 복기해보자.

물건에도 투자가 필요해
소비도 기술이다. 좋은 물건을 찾고 구매하는 것은 연습과 경험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기술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돈과 시간을 물건에 투자해야 한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는 공부와 경험을 통해 축적된 실력이 있어야 이득을 취할 수 있다. 실력이 없다면 귀가 얇아져 남이 사라는 물건을 샀다가 괜히 의만 상할 수 있다. 물건 소비 역시 나만의 기준을 세우기 위한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

내가 필요하고 원하는 물건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나서 시장에 나와 있는 물건을 공부해야 한다. 공부를 하고 찾아봐야 어떤 물건이 좋은지 감이 생긴다. 다음으로는 사는 경험을 많이 해야 한다. 배운 공부와 지식을 토대로 실제로 많은 물건을 사용해보고 써보면서 어떤 불편함이 있고 어떤 가치가 있는지 머리로 몸으로 배워야 한다. 취향이 별건가. 어떤 것을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귀를 기울이고 잘 간직하기만 해도 된다.

결론적으로 누구에게나 좋은 물건은 없다. 개개인이 좋은 물건을 고르고 구매하는 능력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스킬이다. 그 과정에서 보편적인 기준과 개인적인 기준을 모두 고려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최적의 물건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의 질과 만족도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 소개

디지앤지
디지앤지(dgng)는 ‘digging for better product’를 슬로건으로 하며, 좋은 제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쇼핑 카탈로그 서비스입니다.


글. 디지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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