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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9 에세이

앨범 커버와 책 표지의 공통점

2023.05.27

고독한 대중/신화<해결사>

중고서점에서 강준만의 대중문화 평론집 <고독한 대중>을 발견했다. 책 표지엔 뉴스와 광고 등이 재생되는 브라운관이 쌓여 있고, 사람 한 명이 우뚝 선 채다. 글씨체도 ‘옛날’ 스타일이고, 표지에 등장하는 광고나 뉴스의 이미지도 현재와는 좀 동떨어져 있다. 막상 내용을 훑어보면, 고독해 보였던 표지 인물이 세상에 일갈하는 에너제틱한 모습을 상상해보게 된다. ‘대중의 게걸스러운 호기심’, ‘서울은 미쳤다’, ‘언론과 광고의 불륜’ 등. 표지를 통해 유추한 책의 느낌과 내용이 상반될 수 있음을 깨달은 경험이다.

앨범 커버 혹은 재킷으로 불리는 음반 앞표지 아트워크도 책 표지와 비슷한 속성을 공유하는 것 같다. 커버로 짐작되는 음악의 정서가 생각과 다를 때면 재미있고 또 의외이기도 하다. 발매 후 세월이 한참 지난 음반들의 경우, 너바나의 나 런 디엠씨의 처럼 다양한 디자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음반들 외엔 ‘커버가 내 취향이 아니면 음악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굳이 듣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SM엔터테인먼트에서 1998년 발매된 그룹 신화의 데뷔앨범 <해결사>를 플레이했다. 투명도 50 정도의 하늘색 로고와 한글로 된 그룹명 타이포그래피는 온라인 게임 타이틀을 떠오르게 한다.

여름에 어울리는 곡 ‘으쌰! 으쌰!’를 듣고 싶어져서 찾았었나?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 앨범에 커버만으로 음반 전체를 섣불리 평가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된 곡이 있다. 3번 트랙 ‘천일유혼’이다. 단번에 곡에 집중하게 만드는 인트로, 딱히 화려한 요소 없이 미성의 보컬과 어울리는 비트가 범상치 않다. 은은하게 깔린 브라스와 브리지로 가는 도중 튀어나오는 무드체인지도 인상적이다. 가사 없이 인스트루멘털만 틀어놔도, 근사한 디제잉을 듣는 기분이 날 법한 곡이다.

너바나 <Nevermind>

'천일유혼'의 충격(?) 이후, 흥미로운 표지에 꽂혀 책을 넘겨보듯 앨범 디자인과 상관없이 무작정 음악을 들어보는 모험을 적극적으로 해보기로 했다. 표지만으로 책을 평가하지 말라는 말처럼, 커버만 보고 지나치기엔 세상에 좋은 음악이 너무 많을 것 같아 두근거린다. 호기심이 귀찮음을 이기는 습관이 줄곧 이어지길 바란다.


글 | 사진. 황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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