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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0 에세이

단골 카페를 찾는 나만의 기준

2023.06.13

ⓒ 단골카페 사진

이사를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단골 카페를 찾는 것. 하루의 시작을 커피와 함께해 하루 최소 세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내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비교적 이사를 자주 다니다 보니 단골 카페를 정하는 데에 나름의 기준이 생겼는데 바로 다음과 같다. 카페라테의 맛, 집에서 도보로 15분 이상의 거리, 나는 잘 모르는 노래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카페라테의 맛! 커피에 산미가 좀 있어야 라테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나의 경우 산미가 느껴지는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라테는 바로 ‘태양커피’의 카페라테인데, 같은 취향을 가졌다면 꼭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태양커피(현재 대전점, 센텀시티점에 입점해 있다.)의 라테를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신세계백화점 한정 레시피로 제조한다는데 그래서인지 방배동 태양커피와 라테 맛이 다르다.(물론 가격도 다르다.) 분명 시럽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라테인데 고소함 뒤에 은은한 단맛이 난다.

대전에서 태양커피의 라테를 맛보고 난 뒤 그 맛을 잊지 못하던 중 우연히 발견해 단골이 된 동네 카페가 있는데 바로 서울 군자의 ‘헤르츠커피로스팅’이다. 굳이 가까운 곳을 두고 도보 15분 이상의 카페를 찾는 이유는 이렇게라도 운동을 하기 위함인데 이곳은 걸어서 딱 15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음은 물론, 사장님의 선곡까지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로 가사가 없거나 있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재즈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딱히 음악 장르를 편식하지는 않지만 주로 책을 읽거나 글을 쓰러 찾는 카페에서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따라 흥얼거리며 가사에 집중하게 되는지라 차라리 잘 모르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쪽을 선호한다. 직접 로스팅을 해 커피 원두도 판매하고 있는데 로스터기가 후지로얄인 것을 보면 사장님이 얼마나 커피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다. 스피커에는 문외한이라 잘은 모르지만, 같이 방문했던 친구의 말에 의하면 탄노이 스피커라고 하는데 사장님이 음악에도 꽤 진심인 것 같단다. 여러모로 진심인 사장님의 취향으로 가득한 공간에 울려 퍼지는 재즈에 커피를 곁들이면 단골이 될 수밖에.

이제 그곳을 떠나온 지라 전처럼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 종종 생각이 날 때면 들르게 될 것 같다.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카페 방랑기인 지금, 얼른 이곳의 단골 카페를 소개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글.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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