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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8 인터뷰

<킴스 비디오> 용만 킴 대표 (2)

2023.10.08

이 글은 '<킴스 비디오> 용만 킴 대표 (1)'에서 이어집니다.

<킴스 비디오> 용만 킴 대표

영화에서 살레미에 가서 습기 찬 곳에 방치된 컬렉션을 보는 당신의 표정이 잊히지 않아요. 시장에게 비디오는 습기에 취약하다는 설명을 하는데 시장은 귀 기울여 듣지 않죠. 왜 비디오를 찾으려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제가 살레미에 컬렉션을 기부한 거잖아요. 음, 기부했는데 간섭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가능한 설득을 하자, 싶어서 설득하러 이탈리아에 여러 번 갔어요. 결국 제가 성공을 못 하고 포기하는 단계에서 데이비드가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얘기를 했죠. 거의 포기 수준이었는데, 고맙게도 데이비드가 나서줘서 잘 풀렸죠. 뉴욕으로 컬렉션을 다시 가져와 확인했을 때 많은 양의 비디오가 분실, 훼손됐었어요. 하지만 훼손된 컬렉션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어요. 지금은 뉴욕 알라모 극장에서 복원 작업 중에 있어요.

스스로 영화광이자 감독이기도 한데요. 앞으로 영화와 관련된 또 다른 계획은 없나요.
제가 영화에서 손을 뗀 게 2008년 12월 31일입니다. 그때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I just wanna be forgotten. because I’m the loser.”입니다. 다시는 영화계에 돌아오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데이비드 때문에 15년 만에 다시 등장하게 됐어요. 올해 선댄스영화제에 갔는데, 관객들이 환호하고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직 있는 것을 보고 저도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좌충우돌 살았던 내 인생이 괜찮은 영화 소재가 되지 않을까 해서 열 장짜리 트리트먼트를 쓰고 제작자를 찾고 있어요.

ⓒ 영화 <킴스 비디오> 스틸

<킴스 비디오>에도 넷플릭스가 잠깐 등장합니다. 넷플릭스 역시 DVD 대여 사업에서 출발한 플랫폼이죠. 킴스 비디오가 넷플릭스처럼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사업을 중단한 것이) 성급했단 생각을 해요. 넷플릭스가 영화 마켓에서 힘을 쓰기 시작한 것이 2005년이었는데, 그때부터 저희 멤버가 급속도로 줄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가진 스페셜리티 컬렉션이면 문을 닫을 필요가 없었는데, 영화 데이터베이스를 디지털화하는 게 감당이 안 됐어요. 5년 정도 투자했지만 할 수 없이 킴스 비디오를 접어야 했죠. 넷플릭스는 상업적 방향을 가고 있고, 우리는 아예 다른 영화들을 가지고 있었으니 비용만 잘 관리했다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살면서 가장 자주 본 영화는 무엇인가요?
<폴리스 스테이트>(1987)라는 영화예요. 닉 제드(Nick Zedd)가 만든 단편인데, 굉장히 슬프면서도 코믹한 영화입니다.

지금 영화의 신에게 하나만 부탁할 수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나요.
우리 킴스 비디오의 철학이 그랬어요. ‘나무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맞게 하기 위해서는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상업 영화로 돈을 벌되 그 뿌리는 언더그라운드, 독립영화 지원에 있다.’ 뿌리의 싹을 잘라버리면 상업 영화도 자랄 수가 없어요. 만약 이 기사를 보게 될 영화 관계자가 있다면 내 조국에서도 독립영화를 육성하는 일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한국 영화가 앞으로 더 발전하고 성공하려면 정책적으로 독립영화를 계속 지원하길 바랍니다.


글. 김송희 | 사진. 강석균 | 사진제공. 오드(A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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