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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8 컬쳐

추천하고 추천하는 정규 음반 세 장 <전호권>, <정수민>, <하가>

2023.10.14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야즈드의 불빛> 전호권

© 전호권 프로필

© <야즈드의 불빛> 앨범 표지

진실한 마음이 담긴 음악을 전하는 싱어송라이터 전호권이 정규 1집 <코스모스>를 발매한 지 정확히 3년 만에 두 번째 정규 앨범 <야즈드의 불빛>을 공개했다. 차분한 호흡이 느껴지는 전호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시적인 표현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순간들을 그리게 된다. ‘맑은 시’에서는 노란 유채꽃이 핀 길을, ‘풀잎들’에서는 모래를 거닐다 바다에서 유리병을 띄우는 모습이 자연스레 연상된다. 가사 없이 기타나 피아노 연주가 담긴 ‘숨’과 같은 곡에서도, 함께 들려오는 평화롭고 고요한 자연의 소리를 듣다 보면 담백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순간들이 온다면, 저마다의 마음에 아름답고 포근한 풍경을 따스한 온기로 밝혀주는 <야즈드의 불빛>에 귀를 기울여보자.

<자성> 정수민

© <자성> 앨범 표지

© <자성> 앨범 표지

, <통감>, 그리고 까지 총 3집의 앨범을 발매한 바 있는 재즈 베이시스트 정수민이 정규 4집 <자성>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정적히 바라보았던 형상들’을 그저 묵직하게 담아낸다. 동시에 그만의 통찰과 사색이 담긴 소리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일깨워준다. ‘전도몽상’에서의 투명하고 신비로우면서도 쉽사리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전자음이나, ‘망상’에서의 몽환적인 허밍, ‘Neoliberalism’에서 들려오는 음산한 사운드 질감은 명랑하거나 유쾌하지 않아도 마음의 깊은 곳에 닿아 오래도록 여운을 주는, 정수민의 음악이 가진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불어 앨범이 자아내는 서늘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주요 소리 중 하나인 보컬 연예지의 보이스에서는 청자를 압도하는 무언가가 느껴지기도 한다. <자성>을 듣는다면, 마치 명상하듯 듣는 이를 끌어당기는 힘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하가

© 하가 프로필

© 앨범 표지

2018년 로파이한 사운드의 싱글 로 데뷔한 이래로 <아담의 젖꼭지>나 와 같은 싱글을 통해 독특한 음악적 세계관을 선보인 바 있는 하가(HAGA).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사운드를 펼쳐온 그가 첫 번째 정규앨범 을 발표했다. 펑키한 리듬을 근간으로 여러 장르를 풀어낸 이번 앨범은, 좀처럼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참신한 시도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하가만의 대담함이 드러나는 작품이. 첫 트랙 ‘잊지마 Funk’에서의 댄서블하고 유연한 펑크 리듬은 ‘구조 조정’에 이르기까지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느슨하게 흘러가다, ‘Me As Well’을 기점으로는 후반부에서는 일렉트로닉, 록 사운드 위주의 곡들로 앨범이 마무리된다. 확실한 콘셉트를 여러 방식으로 허물고 쌓아 올리는 테마파크 같은 앨범을 기다려왔다면, 를 추천한다.

소개

박현영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글. 박현영 | 사진제공. 포크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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