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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09 스페셜

청년협동조합 뒷북 구가온 이사장 (1)

2023.10.17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길목. 대학 진학이나 취업이라는 주된 경로를 따르지 않은 청년들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졸업 이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대안학교 졸업생들의 고민에서 시작된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활동은 청년의 사소한 욕구를 같이 풀어보는 시도에서부터 청년 정책 제안까지 넓은 영역으로 뻗어가고 있다. 비진학 청년뿐 아니라 지역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민하는 뒷북의 가장 큰 관심사는 청년 개인의 고민과 욕구. 누군가에게는 일터이자 배움터이며 때론 놀이터가 되기도 하는 뒷북은 청년이 충분히 방황할 수 있도록 여지와 기회를 주는 공간이다. 그간 활동하며 쌓아온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청년 개개인이 획득하기 힘든 사회적 자원을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청년들이 다양한 시도와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용기를 심어주고자 하는 뒷북은 장기적으로 청년들의 자립을 꿈꾼다.


ⓒ 비진학 청년 의제 발굴을 위한 네트워킹 파티

청년협동조합 뒷북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뒷북의 역사는 2014년에 문을 연 ‘청년공간 뒷북’에서부터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06년에 개교한 중·고등 대안학교 ‘더불어가는배움터길’의 학생들이 청년이 되고, 어느덧 졸업 기수가 4기 정도 나올 무렵이었는데요. 당시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졸업 이후에 어떻게 살아갈지, 대학 진학을 선택하지 않은 청년들은 누구와 놀고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진로를 개척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졸업생과 지역 청년들이 편하게 오가며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서로 고민을 나누며 작당할 수 있는 아지트, 공동체가 필요했던 거죠. 이 취지에 공감한 졸업생, 교사, 지역 주민, 학교를 설립한 비영리단체 ‘더불어가는길’의 지원으로 청년공간 뒷북이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후 2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하다 보니 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고 소속감과 활동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됐고, 뜻을 모아 2016년 청년협동조합 뒷북을 설립했죠. 뒷북은 청년들이 자발적인 작당과 활동을 통해 역량을 쌓아가고, 사회적,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어요.

뒷북은 대안학교 졸업생 위주로 구성되어 있나요? 청년들이 뒷북을 찾아오는 경로도 궁금합니다.
뒷북을 설립한 초기에는 조합원 대부분이 대안학교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이었어요. 비진학을 선택한 조합원도 있지만, 대학 진학을 선택한 조합원도 있었고요. 대학에 가더라도 서로가 가진 생각을 나누거나 하고 싶은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그 역할을 맡은 것이 뒷북이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대안학교 졸업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지역 청년들이 모여 진로 고민을 나누고, 동네에서 살아가는 일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경기도 의왕시에서 뒷북을 알리는 데 진력했죠. 지금은 대안학교 졸업생과 타 청년의 비율이 6대 4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찾아오는 경로도 다양한데, 조합원의 친구들도 있고, 뒷북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가 조합원으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일수록 뒷북에서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2023년 9월을 기준으로 뒷북에는 조합원 60명과 후원회원 18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지지의 의미로 함께하는 분들도 있어 구성원의 연령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어요. 물론 20대가 많기는 합니다.(웃음)

청년들의 욕구에서 시작한 단체이다 보니 뒷북의 활동에도 청년들의 욕구와 고민이 많이 담겨 있을 것 같습니다. 뒷북은 어떤 일을 주로 하나요?
뒷북은 하나의 사업으로 정체성을 설명하기 어려운 곳이에요. 지역의 돌봄 문제를 해소하고 청년들이 돌봄 경험과 이에 대한 전문성을 쌓으며 경제적 활동을 해나가는 ‘범고래반’, 청년들이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과 축제를 실행하며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쌓아가는 ‘작은무대’와 ‘의왕 호박잔치’, 다양한 청년 정책을 지방정부와 시의원 등에게 제안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청년 정책에 관한 관심을 확장해가는 ‘의왕청년정책네트워크 ㅇㅇ(이음)’, 청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뒷북 소식을 전하는 청년 잡지 <뒷구르기>, 청년들이 가진 기술과 가치를 지역의 청소년이나 주민들과 나누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강사로서 역량을 키워가는 ‘적당기술 강좌’, ‘청소년 진로 강좌’ 같은 사업 등을 진행했습니다. 청년을 저마다 보고 싶은 대로 뭉뚱그려 재단하거나 규정짓는 사회에서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는 개개인이 가진 다양한 욕구와 고민을 저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여유와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뒷북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 생각하고 청년의 다양한 욕구와 관심을 기반으로 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청년협동조합 뒷북 구가온 이사장 (2)'에서 이어집니다.


글. 김윤지 | 사진제공. 청년협동조합 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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