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과 별반 다르지 않은 1월 1일. 하지만 그 하루의 차이에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 익숙한 대로만 흘러가던 날들을 잠시 멈춰 세우고 다시 한번 잘해보고 싶은 의지를 불러일으킬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다시 해낼 수 있다… 꺾였어도 그냥 해보자 하는 마음을 상기시키는 1월. 주어진 삶을 묵묵히 감당하며 자신만의 궤적을 그려가는 모습을 담는 유튜브 채널 네 개를 추천한다.
어느 다정한 가족의 일상, 삐루빼로

© 유튜브 채널 삐루빼로 QR코드
<삐루빼로>는 20대 여성 최수빈이 근위축성측색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을 앓는 자신의 삶을 담아내는 채널이다. 5년여간 이어진 일기 같은 영상들 속에는 불현듯 발병한 루게릭병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능동적으로 극복하며 치료해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일상생활을 혼자서 하기 힘든 몸 상태 탓에 자연스레 가족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은데 할머니, 부모님, 남동생 그리고 반려견 삐루와 함께하는 화목한 날들은 사람들이 이 채널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다. 밝고 따뜻한 가족의 분위기는 이 집 딸뿐 아니라 구독자도 치유하는 힘을 발휘하며 매 순간 반짝인다.

© 유튜브 채널 삐루빼로
업로드되는 영상 아래에는 #루게릭환자의 #행복한 #회복생활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리는데, 이 단어들처럼 그의 지금이 어디까지나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잠시의 멈춤일 뿐이기를. 모든 것이 ‘회복’되어 다시 제자리를 찾는 행운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적, 위라클 WERACLE

©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 QR코드
지난 연말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순위에는 <위라클 WERACLE> 채널의 운영자 박위와 걸 그룹 시크릿 출신 배우 송지은의 열애 공개 영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유독 따뜻한 댓글이 가득했는데, 평소 박위가 영상에서 보여준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불러왔을 터다.

©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
인턴으로 일하던 어느 날, 정규직 전환이라는 기쁜 소식을 듣고 친구들에게 취업 턱을 내던 중 불의의 낙상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박위. 하지만 부단한 재활 치료 덕분에 현재는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움직일 정도로 호전된 상태인데 그의 재활 과정과 육체적, 정신적 시련 앞에서도 잃지 않던 낙천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박위의 관심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타파로까지 점차 확장되는 중이다. 다양한 장애를 가진 이들이 묵묵히 각자의 일상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은 브이로그나 내밀한 속내를 털어놓는 인터뷰 영상을 보다 보면 그들 역시 우리 사회의 평범한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레 상기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장애인이기에 경험하는 부당한 편견, 불공정한 대우, 불편한 편의시설 같은 문제는 우리가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바뀌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던진다.
이 글은 '삶의 궤적을 기록하는 유튜브 4 (2)'에서 이어집니다.
소개
김희진
글팔이 독거 젊은이.
글.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