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타인의 가족을 만나는 일은 이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익숙해졌다. 이웃사촌마냥 가까운 정을 느낄 수 있는 유튜브 속 가족들을 소개한다.
글. 김윤지‧황소연
꾸밈없는 솔직한 일상 〈yoovlog〉
뷰티 유튜버 ‘유트루’가 운영하는 브이로그 채널. 2020년 이후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된 영상이 업로드되기 시작하면서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채널로 특히 출산 브이로그 영상들은 인기 급상승 동영상 랭킹에 올라가기도 했다. 출산 이후 침대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부터 조리원에서의 생생한 자연분만 회복기까지 꾸밈없이 보여주었는데, 이런 솔직함이 바로 유트루의 매력이다. 유트루 시점의 브이로그에 주로 등장하는 건 남편 ‘실버라인’과 아들 ‘콩빈이’.(모두 별명이다.) 육아와 유튜브를 병행하는 워킹맘으로서의 유트루의 일상이 주된 콘텐츠다. 남편 실버라인도 유트루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직업 특성상 집에 있는 시간이 길고 육아, 살림 분담이 잘되어 있음에도 육아 초반에는 지쳐 있는 둘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임신, 출산부터 육아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봐왔기 때문일까. 아이를 재워두고 새벽에 몰래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부부의 소소한 일탈에는 나마저 해방감을 느끼게 된다.
둘이라 즐거운 〈얼미부부〉
동갑내기 부부. 반려묘 ‘쏘주’와 함께 살고 있다. 채널 명은 각자의 이름(김한얼, 하은미)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으로, 10년의 장기연애 후 결혼했다. 긴 분량의 브이로그 영상보다는 쇼츠, 릴스 영상을 위주로 업로드한다. 부부 모두가 텐션이 높아 이 집에선 쏘주가 제일 점잖다는 댓글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얼미부부>만의 매력을 느끼려면 ‘남편이 밤늦게 친구 데려오는 법’ 쇼츠 영상을 시청할 것을 권한다. 한때 개그맨을 꿈꿨던 남편 ‘얼이’의 재치 있는 언변에 나도 모르게 깔깔 웃게 된다. 서로가 좋아하는 취미를 공유하거나 함께 배드민턴 대회에 나가는 등 둘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기는 모습 또한 <얼미부부>의 매력.
토끼 같은 아이들 〈별난 가족 byulnan family〉
세 남매를 키우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은 채널. 마치 가족 시트콤을 보는듯한 에피소드 주제와 다양한 배경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아이들, 특히 딸 ‘유니’와 함께 틱톡을 찍거나 딸이 춤추는 모습을 정성스레 숏폼으로 담아내는 부모님의 모습이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다. 수영장에서 ‘말랑이’가 터지는 돌발상황이나, 엄마 아빠 없이 종일 동생들을 돌보는 첫째의 이야기가 주제가 되는 콘텐츠도 있다. 먹방 같은 평범한 콘텐츠뿐 아니라 새 학기 준비, 인생 첫 탈색처럼 청소년들의 앨범을 보는 듯한 여러 이벤트들이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채널.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가게 된 사연이나 승급 발표에서 떨어진 사연 등 아이들이 실패의 경험 속에서 가족의 도움으로 성장통을 극복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이것이 K-패밀리다 〈권복현〉
동네에서 이런 ‘아빠’와 강아지 콤비를 만나면 금방이라도 미소가 지어질 것 같다. 반려견과 가족 구성원의 케미스트리를 담아내는 데 주력하는 채널.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와 임시보호로 시작한 강아지 복현이와 평생 인연을 맺은 가족의 이야기가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평상복을 입고 소파에 앉은 가족의 꾸밈없는 표정과 말투, 복현이에게 아낌없이 쏟는 애정이 보는 사람을 흐뭇하게 한다. 식탁에서 아빠 옆자리에 얌전히 앉아 ‘겸상’하는 모습이나 연휴에 가족들과 드라이브를 간 복현이의 행복한 모습이 견생 2회 차 같다. 특히 ‘강아지 데리고 오면 집 나간다고 했던 아버지 근황’ 영상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인기 콘텐츠. 털을 빗겨주는 ‘엄마’와 사촌동생들과 산책하는 복현이, 블루투스 마이크 연결이 서툰 아빠까지, 정다운 K–패밀리 그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