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소연 | 사진. MBC 방송화면
전남 고흥 성두마을과 ‘교포즈’는 어울릴까? 똑같은 질문을 <이 외진 마을에 왜 와썹> 출연자인 박준형, 브라이언, 쟈니, 조나단 네 사람에게 던진다고 해도 잘 어울린다는 대답을 듣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프로그램의 성패나 재미를 결정하기엔 이르다. 부자연스러움이 이 예능이 갖는 큰 장점이다.
물론 지금까지 셀럽이 출연해 많은 노동량을 수행하고 농어촌의 고즈넉한 풍광을 보여준 예능은 많았고, 모두 큰 인기를 얻었다. 그저 재료를 모아 밥을 해 먹고 집을 가꾸는 플롯을 넘어, 게임의 튜토리얼에 들어간 듯 반듯한 가게 일상을 보여주는 형태의 예능도 그랬다. 낯선 곳에 셀럽을 떨어뜨리지만 심각한(?) 돌발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이 외진 마을에 왜 와썹>은 출연진에게 그보다 더 큰 돌발 상황을 안긴다. 노동량보다 그들에게 더 신선한 충격인 건 남녀 분리가 된 경로당이나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일상이다. 네 사람과 성두마을 주민들은 유교 개념이 상존하는 마을을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각각 다르게 받아들인다. 출연진과 마을 주민들은 문화적으로도, 세대적으로도 분리되어 있는데, 이렇게 여러 층위로 나뉘는 인물들의 차이가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한다. 보고 있으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떠오를 만한데, 다른 점이 있다면 사회문화적 배경이 이질적인 네 사람이 한국 농촌 생활에 적응하는 와중, 메신저 역할을 하는 조나단의 존재가 있다는 점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자란 조나단은 브라이언, 박준형, 쟈니 세 사람을 마을, 한국 문화와 연결한다.
진짜 ‘Chill’은 시골에 있다고 말하고, 한국사 2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조나단에게 이 방송에서 ‘전라도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것은 억지가 아니다. 그가 사전 미팅에서 한 말에 동의한다. “형들이 영어를 잘하잖아요. 저는 영어를 배우고, 형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려주고, 이런 게 문화 교류인 거예요.”
MBC 화요일 밤 10시 방송,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