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소연
폴댄스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지났다. 횟수로는 16회 차다. 간만에 시작한 운동인데 그간 ‘My boom’ 코너의 주제가 되지 못한 이유는 최근에서야 영상 기록을 시작해서다. 수업이 끝나면 그날 배운 부분을 복습하면서 촬영하는 시간이 있는데, 얼마 전까진 수업이 끝나면 바닥난 체력을 핑계로 달아나기 바빴다. 사람이 붐비기도 하고, 아직 초보인데 괜히 촬영용으로 깔아둔 안전 매트만 차지하는 것 같아서였다. 기억에서도 수업 내용이 금방 사라졌다. 그러다 “오늘은 꼭 영상 찍고 가셔야 해요!”라는 선생님의 요청에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영상 기록 전에는 내 동작 중 잘된 것과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는 영상을 선생님의 시연과 비교하고, 배운 기술 중 겹치는 부분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동작에 따라 집중적으로 힘을 줘야 하는 근육이 어디인지도 기록하고 있다.
또 하나 달라진 건 체형보다는 몸의 움직임에 방점을 찍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의 몸과 내 몸을 비교하기보다 내가 얼마나 잘 매달릴 수 있는지, 폴을 잡고 공중에 오래 머무르기 위해 필요한 운동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건강상 체지방을 좀 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거기에만 몰두하면 모처럼 재미를 붙인 운동에 다시 싫증이 날 것 같아 당분간은 동작의 완성도에 신경 쓰려고 한다. 대신 동작을 잘 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고 술을 끊는 성과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