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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326 커버스토리

마이 스테이지 <케이> (2)

2024.08.01

카오리 역을 맡게 되었을 때의 기분은 어땠어요?

사실 떨어질 줄 알았거든요. 오디션에서 족발 얘기밖에 안 해서.(웃음) 얘기를 하면서도 이게 맞나, 걱정을 많이 했어서 합격 연락을 받았을 땐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죠. “아싸 카오리!” 이런 느낌?(웃음)

공연에서는 주요 인물들이 교복을 입고 10대를 연기해요. 배우 모두가 10대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그때의 기억을 되새겼다고 들었는데, 케이가 되기 , 10대의 김지연은 어떤 학생이었어요?

러블리즈 데뷔 때도 교복을 입어서 그런지 그때 기억도 나고, 이런저런 추억들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의 저는 얌전하고 튀지 않는 조용한 학생이었는데, 부반장이나 교과부장은 놓치지 않고 했던 기억이 나요. 학교 축제 때도 항상 빠지지 않고 장기자랑 무대에 섰었고요. 이런 제 모습들을 카오리에게도 녹여내려고 했고,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고 설레는, 확립되지 않은 그 시절의 감정을 카오리를 통해 표현하려고 했어요.

10대의 김지연을 녹여낸 케이표 카오리는 어떤 느낌이에요? 이번 작품의 경우 국내 초연 뮤지컬이라 카오리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을 같은데요.

저의 자아가 좀 많이 들어가 있어요.(웃음) 스포일러라서 다 얘기는 못 하지만, ‘꾸꾸까까’ 같은 애드립을 많이 넣어서 케이표 카오리는 애교도 많고 러블리해요. 음, 사실 저는 원래 좀 AI 같은 사람이라서 제 마음대로 애드립을 하기보다는 정해진 걸 따라가는 게 훨씬 편하거든요. “그냥 해봐.”라는 말이 저한테는 제일 어려워요. 뭘 입력하면 그대로 출력해내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초연이다 보니까 정해진 게 하나도 없었어요. 제가 카오리란 인물의 기준을 만들어야 해서 처음엔 너무 어려웠죠. 지금 내가 느끼는 대로 몸을 움직여보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가만히 있기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근데 연출님이 계속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보라고 옆에서 도와주시니까 조금씩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다른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어떠한 제약 없이 자유롭게 카오리란 캐릭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니 저의 자아를 더 많이 표출할 수 있단 것도 큰 장점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자유롭게 연기하는 법을 배웠고, 덕분에 연기의 폭이 굉장히 넓어졌어요. 카오리를 연기한 게 저에겐 큰 선물이었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기네비어를 준비하면서는 본체 케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막기 위해 일상부터 변화를 줬다고 들었는데, 카오리는 어땠어요?

작품을 할 때마다 제가 맡은 캐릭터에 이입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일상이 그 캐릭터에 맞춰져버려요. 평소에 꾸미는 걸 좋아하는데 기네비어라면 그렇지 않을 것 같아서 옷 입는 스타일을 바꿔보기도 했었죠. 근데 카오리 같은 경우엔 제 자아가 정말 많이 들어가 있는 캐릭터라 그런지 카오리가 되기 위해 일상에 변화를 준 부분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정말 카오리=김지연이거든요.(웃음) 일상에 일어난 변화를 찾자면, 제가 평소에 되게 차분한 편인데 카오리를 연기하면서 제 안에 좀 밝은 에너지가 생긴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캐릭터에 깊게 몰입하는 만큼 떠나보내는 시간도 필요할 같아요. 유독 떠나보내기 힘들었던 캐릭터가 있어요?

몇 달 동안 그 인물이 되어 살다 보니까 작품이 끝나면 되게 공허해요. 처음엔 거기서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데스노트〉에서 연기했던 미사라는 캐릭터를 유독 떠나보내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극 중 미사가 아이돌이라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워낙 아픔도 상처도 많은 친구라 유독 이입이 되더라고요. 제가 또 ‘극 F’거든요. 미사의 상처가 꼭 제 상처처럼 느껴졌어요.

DJ, 여전사, 인기 아이돌 뮤지컬을 통해 다양한 인물의 삶을 경험해봤잖아요. 아이돌이나 배우가 아닌 삶을 상상해본 적은 없어요?

뮤지컬을 통해 살면서 경험 못 할 일들을 많이 경험해보곤 해요. 제가 살면서 언제 여전사가 되어보겠어요.(웃음) 〈엑스칼리버〉의 기네비어를 연기하면서는 평소의 저라면 상상도 못 할 나쁜 짓도 해봤죠. 근데 가수가 아닌 삶을 생각해본 적 있냐 하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무대가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이라 다른 삶은 상상해본 적이 없거든요. 저는 지금 직업 만족도가 100프로라 아마 다시 태어나도 가수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글은 "COVER STORY - 마이 스테이지 <케이> (3)"에서 이어집니다.


글. 김윤지 | 사진. 신중혁 | 헤어. 지니 | 메이크업. 서원 | 스타일리스트. 최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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